나는 요즈음 세대들의 문제점을 ‘이룸의 멋’보다 ‘누림의 맛’을 먼저 배워버린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적응’보다 걸핏하면 ‘적성’을 따지다 보니, 쉽고 편한 일에만 과도한 경쟁률을 보이는 건지도 모른다.

‘노래실력’에서 자기적성을 찾을지언정 ‘용접작업’에서 적응력을 발휘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나의 인식을 뒤집어버린 게 있으니, 이번 연평도 도발사태로 해병 2명이 전사하여 해병대 지원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분노가 치민 젊은이들로 지원자가 들끓는다는 소식이다.

그 해병대 중에서도 가장 최정예이며, 특전부대 중에 최강인 해병수색대의 경쟁률이 가장 높아 불꽃을 튀긴단다.

이런 젊은이들의 분기탱천(憤氣撐天)에서 우러난 의기충천(義氣衝天)의 기상을 보면, “아 이래서 우리나라가 버텨왔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걸핏하면 지하벙커에 잘 모여드는 병역미필자 집단에 대한 분노가 치민다.

천안함 폭침을 당하고도 보복을 회피하다가 “다시 도발하면 단호히 대응”식으로 모면했던 무리들이 이번에 또 도발 당하니까 “또 다시 도발하면 단호히 대응”이라며 얼버무리다가 “확전되지 않도록”이라는 발뺌소리 때문에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저 얍삽한 병역미필자 집단 말이다.

오죽하면 김정일이 이들의 수를 다 읽고는, 도발 후엔 평화공세로 우리의 국론을 흔들고, 한미연합 훈련이 끝나고 12월 중에 경기도가 어쩌고 하며 또다시 도발한다는 소식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비겁한 이명박 정부는 또 비상경계태세 지시하며 만만한 군(軍)이나 괴롭히고 있다.

자꾸 군만 들볶아서 될 일인가!

군을 들볶으려거든, 최소한 이명박은 그에 상응하여 내부의 적이라도 소탕해야 하지 않나 말이다.

그렇지도 못하면서 군을 들볶는데, 그것도 공격이 아닌 방어로 들볶는다.

공격해오는 시간ㆍ장소ㆍ규모를 사전에 안다면 방어가 절대 유리하나 이를 모를 때는 방어가 절대 불리하다.

마치 시험출제자와 수험생의 입장처럼, 김정일의 뇌속을 읽지 않고는 절대로 시의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다.

만약 12월에 도발한다고 해놓고 실컷 비상근무로 괴롭혔는데 도발이 안 일어나면 어떻게 되나?

도발이 일어나도 걱정이지만, 안 일어나도 김빠지는 이런 해괴한 구조에서 좀 벗어날 수 없나?

이 따위 방어전략이라면, 한마디로 우리가 스스로를 학대(虐待)하는 구조 아닌가.

언제까지 우리가 김정일의 장난에 운명이 왓다 갔다 하는 똥개훈련 팔자에 놓일 것인가?

거꾸로 김정일이 우리의 자비 여하에 따라 똥개훈련하게 하면 안 되나?

우리가 김정일에게 시험출제하면 안 되나? 문제 1. “12월15일 날 우리가 원산을 폭격할까, 안 할까?” 식으로!

연평도 도발을 보고 분기탱천하여 해병대로 모여드는 젊은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

그 젊은이들이 북괴 김정일에게 당하고 싶어 지원했겠는가, 보복하고 싶어 지원했겠는가.

좌파 10년 동안 전교조 교육 받고도 저렇게 분연히 얼어서는 젊은 민심!

이게 천심이란 생각 안 드나! 이 청년들이야말로 천군(天軍)이란 생각이 안 드는가!

이 젊은이들의 의기에 부합되도록 처신할 양심도 없는가. 이 비루한 병역미필자 집단들아!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