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에 대하여 평가할 때, 가장 부정적으로 간주하는 것이 이념대립의 구도를 억지로 외면하려고 비이념적인 분야에서 전시성 업적을 창출하여 좌익의 예봉을 모면하려 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좌파정책을 포용하였고, 화합이라는 이름으로 좌파경력자들을 기용하였으며, 평화라는 이름으로 북괴의 위협을 외면하려고 ‘예단’(?)하지 않는 가운데, 우파운동가, 군인출신, 이공계출신 등에 대하여는 철저히 소외시킨 데서 감정적으로 별로 좋게 보고 싶지 않은 인물이었다.

특히, 집권하자마자 ‘방송부터 접수하고 선관위를 공략’하라는 우파의 절규가 하나도 반영되지 못하여 이를 실기(失機)한데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모든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 있었다고 본다.

이렇게 임기 내내 외면하였던 이념전쟁을 흔히들 레임덕이라고 하는 임기 말에야 본격적으로 벌이는 데서 조직과 자금이 거의 붕괴된 애국우파 측에선 도와줄 힘도 없지만, 여전히 그동안 좌파와 소통하고 우파와 불통했다는 감정적 앙금이 씻겨지지 않기 때문에 도와주고 싶은 마음조차도 새로이 잘 생겨지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우파논객들 중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제2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에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참석하여 ‘우발이 아닌 도발’이라고 단호하게 강경선언 했건만 칭찬하는 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형님인 이상득 의원에게 조여들어가는 각종비리의혹을 통하여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후가 어떠할 것인지 미리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그가 임기의 80%를 공들였던 좌파들이 자신을 보호해주기보다는 잡아먹으려 한다는 것을 지금에야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야 자신의 생각과 관계없이 자신이 좌파들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없음을 깨닫고는 적극적으로 우파적 노선을 견지하려고 하는데도, 왜 이리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지 우파들은 한마디도 동조하는 자가 없을까?

이렇게 하면 편들어 줄 것 같은 우파기 왜 이명박에게 편들어주는 반응을 거의 안 보일까?

이는 이명박이 주창하던 ‘실용’주의의 오만 때문이다.

김황식 입을 통하여 무식하다던 우파가 실은 이명박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실용주의였던 것이다.

실용은 이윤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안전에도 적용된단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념의 시대는 갔다”며 우파를 조롱하고, 황석영과 중앙아시아로 유람 다닐 때, 스스로 무덤 파는 짓임을 몰랐던 ‘비실용’적 태도에 대하여 우파의 ‘실용적’ 비판을 수용하지 않았던 탓이다.

임기 내내 아스팔트와 인터넷에서 우파들이 절규하였건만 하나도 들어주지 않자, 이제는 설령 반성하더라도 시기가 너무 늦다는 판단 하에 기대감을 거두어버린 후인지라, 지금 우향우 한들 우파들이 이를 받아들이기에는 죽은 자식 XX만지기 식이라는 것이다.

즉, 박수칠 때 떠나야 하듯, 환호할 때 밀어부쳤어야 했던 것이다.

사실, 임기의 80%를 좌파들에게 휘둘려주는데 소진해버렸고, 임기 20%도 채 못 남겨두고서야 우향우할까 말까 하다가, 우향우를 확실히 했더니 겨우 10% 밖에 안 남았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여전히 청와대 참모조직과 정부 각료조직에 자신이 채용했던 좌파들을 그대로 측근에 놔둔 상태에서 우파가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리스크만 다 뒤집어쓰고 단물은 생각지 말란 뜻인가.

더구나 임기 내내 좌파들 배 채워주고 우파를 조롱했던 그에게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후를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하여야 할 ‘실용적’인 것 두 가지를 또 강조한다.

첫째, 지금까지 집행하지 않아 적체된 사형수들의 사형을 집행하란 것이다.

특히 사형수 중에 빨갱이 성향 사형수부터 확실하게!

즉, 자신부터 죽어서 지옥 갈 생각으로 저들과 원수를 져야 우파들이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청와대와 정부요직에 앉아 있는 빨갱이들을 전부 쫓아내고 그곳에 우파활동가를 앉혀보라는 것이다.

즉, 우파에게는 희생만 요구하고 좌파에게만 적선하는 태도를 180도 전환하라는 거다.

쫓아내야 할 빨갱이 명단은 우파사이트에 물어보면 잘 정리해 줄 것이다.

이렇게 해도 남은 임기 가지고는 벅찬데, 아직도 이런 생각조차 못하니 우파는 “실용적”인 차원에서 이명박에 대한 지지발언을 아예 안 하는 것이다.

그래 그렇다면 최근 일 가지고 비실용적인 지지발언 몇 가지하마.

1. 북괴 평양 것들보다 남한 내 종북세력이 더 문제라고 발언한 것 지지한다.

2. 6.25때 참전한 16개국 모두 정상방문 한 것 지지한다.

3. 제2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여, ‘우발이 아닌 도발’이라고 발언한 것 지지한다.

그래, 이 정도면 됐는가?

그 이상 뭘 바라는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있어야 말이지.

나도 실용적이니까.

※ 제2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에 대선 주자인 새누리당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재오·정몽준 의원은 참석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새누리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말 티 난다. 티가 나!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오래전에 잡힌 선약(先約)이 있었다”며 “박 전 대표는 이미 유족들을 수차례 만나 위로했다”고 밝혔다는데, 그래, 그 선약이 뭔지 좀 보여줘 봐라. 남들은 할일이 없고 선약이 없어서 참석했겠나!

박근혜가 국가안보를 무시한다는 뜻 밖에 안 된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