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밤 KBS1에서 '경기지사후보초청 KBS정책토론회' 가 방송되었다. 사회는 임창권, 출연자는 열린우리당 진대제, 한나라당 김문수, 민주노동당 김용한 후보. 되도록 공정하게 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이지만 진행은 수준 이하였다. 이런 숨가쁜 프로일수록 사회자의 능력이 철철 넘쳐야 하는데 쩔쩔맬 정도로 능력 부족이었다. 말 주변도 없고 리더쉽도 없고 재치는 찾아볼 수도 없을 정도.

세 후보의 태도를 보면, 김용한 후보는 한나라당이 건설업자들과 유착하여 나라를 말아먹고... 어쩌구 하며 공격적으로 나갔고 진대제 후보도 뒤질세라 김문수 후보의 말꼬리를 지근지근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는 냉정을 잃지 않고 반격하거나 말려들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했다.

후반부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방청객들이 세 후보에게 질문하는 순서가 왔는데 완전 각본에 의한 진행이었다. 사회자가 질문하실분... 어쩌구 하니까 질문할 사람이 이미 마이크를 쥐고 있었다. 사전에 순서가 정해 있다는 증거이다.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질문자도 모두 마찬가지로 마이크를 미리 쥐고 있었다. 이 건 토론회가 아니라 '각본회' 이다. 심야토론을 거의 이런 식으로 사전 각본에 의하여 진행한다.

사회를 미끈하게 잘해도 문제이다. 거의 국회로 빠져나가니까..그건 그렇고... 방청객을 바보 만들고 시청자를 병신 만드는 각본을 미리 짜놓고 하는 토론회는 절대로 하면 안된다. 거짓으로 포장된 프로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