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방지제도입법,
더 머뭇거리면 제2의 경제위기 피할 수 없다.
부패방지법 자금세탁방지법 연내에 제정하라.
동방금고사건은 주가조작과 횡령, 불법대출과 사설펀드를 이용한 돈세탁, 감독기관과 정관계 인사의 조직적 이권개입과 뇌물수수 등 우리경제를 망하게 한 모든 경제적 정치적 부패의 병폐들의 백화점이라 할 수 있다. 지난 3년간 정부가 외쳐온 부패척결이니 금융기업구조조 정이니 하는 숱한 개혁의 구호들이 이미 철저히 실패하고 있음을 그대로 증명해 보이고 있 다.
사실 이러한 결과는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과 야당은 국민 앞에 부패척 결을 약속해 놓고도 어느 하나 시원하게 약속을 이행한 바 없다. 부패방지법은 대통령 공약 사항이자 경제위기의 고비고비마다 정부 스스로 그 제정의 절박성을 강조해 온 종합적 위기 처방책이었다. 돈세탁방지법 역시 OECD가입과 IMF의 경제개입 이후 국제사회가 지속적으 로 요구해 온 경제부패 근절의 기본 전제였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말로만 떠들었을 뿐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끝내 외면하고 모든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고 말았다. 결과적으 로 정치권의 임무 방기는 국민의 고통에 기생하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자들을 편들어 사회으 도덕적 해이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만 낳았을 뿐이다.
부패방지법이 일찌감치 제정되어 공직자의 재산등록의 대상과 범위가 확대되고 업무 외 취 업과 소득이 엄격히 통제, 조사되었다면 현직 공무원들이 직무를 통해 알게 된 정보로 공공 연히 주가조작에 개입하고 업무 외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일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뇌물수수 등 부패한 공직자에게 10년 이상의 유사기업 취업제한 등 강력한 처벌을 내리고 고위공직자나 감독기관의 부정부패를 감시할 강력한 독립적 사정기구가 있었다면 함부로 직권을 남용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부패방지법으로 내부고발자만 제대로 보호했 다면 제대로 금융기관을 감독하자는 직원들의 건의를 묵살하고 조직적 비리를 저지를 엄두 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경제위기 직후 돈세탁방지법이 제정되었다면 차명계좌 자체가 금지되고 2000만원 이상의 현 금거래가 모두 기록되고 보고됨으로써 불법대출과 사설펀드 운용이 불가능함은 물론, 불명 확한 용도로 수표가 현금화되는 것을 낱낱이 추적할 수 있어 불법자금 조성자체가 원천적으 로 봉쇄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자금이 정치권으로 들어가는 것도 투명하게 잡아낼 수 있었 을 것이다.
또한, 대주주나 경영진의 불법행위에 대한 유력한 책임추궁 수단인 증권관련집단소송제를 도입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해주는 최소한의 방안인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했다면 설사 금융감독원이 제 역할을 못했다 하더라도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기업의 불 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보장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반부패 해결책이 온 국민의 지지와 국제사회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입법화되 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야 정치인과 정부관료들이 이 법에 그토록 소극적인 이유 는 왜인가? 국민의 고통 위에 기생하는 안락하고 편안한 삶이 더 이상 불가능하기 때문인 가? 부도덕한 기득권을 포기하고 국민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인가?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3년간의 고통스런 개혁작업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 경제상황은 제2의 위기를 예고하고 있고 사회구성원들의 개혁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 로 치닫고 있다. 한 번의 위기와 고통분담은 감내할 수 있는 것이지만 고통분담의 대가가 또 다른 고통과 도덕적 해이로 결과지어지는 모순에 찬 상황을 너그러이 받아들일 국민은 단 한 명도 없음을 정부와 정치권은 똑똑히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정치권과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부패방지법과 돈세탁방지법을 연내에 제정하 라. 더 이상 정쟁과 당리당략으로 국민의 고통을 모독하지 말라. 국민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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