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근태가 죽자 또 듣게 되는 소리가 “별세”라는 높임말이요, “민주화의 대부”라는 우상화다.

그러면서 “고문후유증”이라며, 애국경찰이셨던 이근안 목사님에 대한 비난이다.

그리고 좌익 판사가 뒤집어씌운 정신병자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신 박 모 여사님께서 장례식장에서 의분을 떨치신 데 대한 조롱이 판을 친다.

참으로 웃기는 작태가 아닐 수 없다.

별세라니? 

좌익들끼리 그렇게 부르든 말든 죽은 것에 대하여 가치중립적인 말로 그냥 “사망”이라고 하면 된다.

요즈음으로 치면 요절에 해당하는 겨우 64살인데, 뭐 그리 대순가.

죽은 김근태 귀신이 무서운 게 아니라, 살아있는 유족이나 지지세력들이 따지고 드는 게 귀찮은 거다.

그래서 “뒈졌다”는 식의 비하적인 표현을 쓰지 않고 “사망”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용어가 제격인데, 뭐가 그리 그 인간을 본 받을 게 있어서 별세라고 하는가.

민주화의 대부라니?

깨놓고 말해서 “종북노선 추종자” 아니었나?

반역적 적화통일에 대한 그의 갈망을 ‘민주화’라는 이름을 빌어서 오로지 우리나라에 보탬 안 되는 방향으로만 추구하며 북한주민의 인권을 외면하면서 김씨조선 왕조에 미치도록 충성하는 자세를 보이며 종북했던 인물 아니었나.

그래, 죽으면 반역행태도 그렇게 관대하게 미화하고 포장해주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민주당이나 민노당 인간들 죽으면 전부 민주화의 ‘대부’요 ‘대모’라고 할 것인가.

죽으면 귀신이 저주할까봐 나쁜 것도 좋게 말하는 샤머니즘적 습성은 버려야 한다.

다만, 살아있는 사람들의 저주에 따른 반격의 예봉을 피하기 위하여 그냥 침묵하든지 가치중립적 표현만 쓰면 될 일이다.

고문후유증을 앓았다고?

김정일이 대한민국을 협박하며 미사일을 발사한 날 개성공단에 가서 술을 마시고 북한 종업원과 얼싸 안고 춤을 출 때는 왜 고문후유증 때문에 춤을 잘 못 추겠다는 표정이 어디 있었던가.

이근안 목사는 경감 시절 고문했던 인물 중에 김근태와 대면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일부러 영어 중인 이근안을 찾아가 뜬금없이 ‘당신을 용서한다’는 식으로 어설프게 사기 쳐서 아주 깊게 가짜 사연을 엮은 것 가지고 그를 무슨 민주화의 대부식으로 띄운단 말인가.

게다가 고문한다고 해봐야 기껏 3볼트도 안 되는 전기로 으름장을 놓으면, 고압전류인 줄 알고 지레 겁먹고는 과잉엄살 떨게 만드는 것이 그분만의 노하우였는데, 그래 실제 고문 받았다손 치더라도 그 정도 가지고 뭐 고문후유증?

죽으면 죽은 거지 뭐가 고문후유증이라고 대단한 사연이라도 있는 양 떠드는가.

그런 식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을 먹었기 때문에 식사후유증으로 고통 받으며 살다가 죽었다는 소리와 같다.

오로지 북괴는 마음대로 삐지고 행패 부려도 되고, 우리는 무슨 죄업을 타고난 양 빌고 달래야 한다는 식의 그가 죽으면서까지 “2012년을 점령하라”는 식으로 공산화의 욕망을 토설하였던 그에게 무슨 “별세”, “민주화의 대부”, “고문후유증”이라는 훈장을 붙여주어 저 세상 가면서까지 애국의 일념으로 살아오신 이근안 목사를 “인권유린의 장본인”처럼 모독하는가.

그리고 박 모 여사는 정동영과 박원순에게 강렬히 의분을 표하신 애국행동가이시다.

좌경화된 사법부에 의하여 정신병자로 누명 씌워져 공주치료감호소에까지 입감되셨던 분인데, 이런 분이 김근태 장례식에서 의분을 표출하신 것을 두고 정신병자라니....한진중공업의 김진숙이나 국회에서 최루탄 터뜨린 김선동은 정신감정 받았던가.

죽은 자에 대하여 숙연해지는 우리네 문화에 비하면 돌출행동이라고 할 수 있어도 박 여사는 절대로 정신병자로 치부하여 우파 스스로 자해적 위축과 반성을 요구하는 작태는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이명박이 화환 보내니까 안 받겠다고 생떼 부리다가 교묘히 받겠다고 전환한 처사라든지, 박근혜가 빈소에서 90도 절하며 “참 깨끗하신 분”이라며 추앙한데서 현 정부와 제도권의 좌익에 대한 저자세 근성에 대하여 더럽게 기분 나쁘지만, 죽으면서까지 거짓과 반역을 무슨 벼슬처럼 행세하는 저들에게 무슨 조의를 느끼겠는가. 그저 남의 일일 뿐이다.

다만, “이명박은 귀찮게 구는 것들이 저절로 때 맞춰 죽어줘서 복도 많다”는 정도로 2011년의 마무리를 하고 싶을 뿐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