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로 충남 당진군수가 지역 토착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진군청 직원들은 하루종일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감사원으로부터 군청 직원 3명도 징계가 함께 요청돼 그 여파가 조직 내부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감사 사실을 접한 한 군청 공무원은 “지난해부터 간간이 풍문으로 떠돌던 내용이었는데 사실로 발표돼 너무나 놀랍고 당황스러운 마음이 앞선다”면서 “감사가 시작된 지난 1월부터 직원들은 뭔가 있구나 하는 생각들을 가졌었다”며 그간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했다.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둔 시점에서 이 같은 일이 불거져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군청의 다른 한 공무원은 “군수를 대상으로 별도의 감사가 진행되던 때에 군수가 당적을 옮겨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며 “지방선거와 맞물려 공직기강이 자칫 해이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토착비리 척결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진참여연대 조상연 사무국장은 “이번에 밝혀진 것은 빙산의 일각인 데다 공무원 등 여러 사람이 연루돼 있는 만큼 구속수사 등 철저히 조사해 비리를 도려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군청 공직협 한황우 회장은 “이런 일이 공직사회에서 벌어졌다는 데 직원 모두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일 것”이라며 “사건이 검찰에 의뢰된 만큼 추이를 지켜보면서 공직협 차원의 대응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감사결과가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지난 19일 현 군수를 후보로 확정한 한나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나라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군수의 비리 문제가 거론됐으나 마무리된 일로 알려지면서 공천이 최종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어떻게 치러야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미 현 군수의 출마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충남 당진군수가 지난 2005∼2008년 공사 7건을 수주받은 관내 C사 사장으로부터 건축비 3억원 상당의 별장을 뇌물로 받는 등 지역 비리와 연루됐다고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