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립학교를 하나 갖을 수 있다.
경북 청도 이서중고등학교에서 17일째 농성을 하면서 내가
갖게 된 강한 소망이다.
돈이 많이 필요할 듯 했는데 그것도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선생님들을 압박해서 명의를 빌려 돈을 대출 받으면
된다. 재단 매매가 불법이라고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적당하게
구워삶으면 피해나갈 수 있다. 그리고는 내 말에 순종을
하지 않는 교직원이 있으면 잘라버리면 그만이다.
그야말로 내 왕국을 건설할 수 있다.
내가 한 번 학교에 나타나면 모두들 졸졸 따라다니며 쫓겨나지
않으려고 온갖 아양을 다 떨게 될 것이다. 허리가 90도로 굽지
않으면 잘라버리면 된다. 징계사유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명령불복종도 좋고, 품위유지 위반도 좋다. 나에게 굽신거리지
않는 놈들은 학생들을 선동하여 전 재단을 불러 들이고자하는
불순분자들이다. 이런 놈들은 절대로 봐주면 안 된다.
내 맘대로 막 잘라도 도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는 사립학교의
인사문제는 전적으로 재단에 권한이 있는 것이라고 별 문제를
삼지 않을 것이다.
학교운영은 잘만 하면 막대한 돈을 벌 수도 있을 것 같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법에 나와 있지만
장부만 그럴 듯 하게 꾸미면 그것도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려면 기숙사가 필요하니까 기숙사를
지어서 아이들한테 돈을 받고, 아이들이 하루 세 끼 식사를
해결해야 하니까 식당을 지어서 돈을 받고, 식사를 조금
부실하게 하여 매점 운영으로 돈을 벌고......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이다. 기숙사나 식당을 지을 때도
물론 도교육청에서 주는 돈만 가지고도 충분하다. 약간
부실하면 된다. 나중에 보수공사비를 또 받을 수 있으니까
내 돈은 한 푼도 필요 없다.
아! 이렇게 좋은 사립학교를 내가 왜 진작에 생각 못했던가!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사립학교 하나씩 사세요.
대한민국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해 보세요.
사기실력, 도둑실력을 총동원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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