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선택은 아베 마음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이상한 의문이 생긴다.

과연 아베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다른 나라의 혐오스런 시선을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를까 하는 것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조어도 분쟁을 계기로 주일미군 주둔 문제로 갈등을 빚던 미국과의 군사적 동맹이 최고조로 공고화된 마당에 억지로 미국의 심사를 비틀어가며 신사참배를 할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땐 핵무장할 구실을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본다.

가령, 조어도 근해나 상공에서 중국과 국지적 전투에서 아무리 이긴들 핵이라는 최후의 담보 없이는 전쟁에 이길 수가 없기에 말(기)싸움에서도 지고 만다는 것이다. (필자는 예전에 핵전략은 말싸움이라고 정의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핵을 갖춘 상태라면, 굳이 국지적 재래전에서 이기든, 혹은 이를 치르지 않더라도 숫적 열세 속에서 성능의 우세만 보여주어도, 그것은 확실한 승리로 볼 수 있는 게 세계공통의 시선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미국의 핵우산이 있다고 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일본을 위하여 미국이 핵을 사용해줄지 미지수인 점에서 왠만해선 실전에 사용하지 않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스스로 운명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 핵을 일본이 가져야 할 필요를 아베 총리는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아베는 상당히 계산적인 심모원려를 품은 쇼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군사적 적대관계를 만들지 않는 가운데 일부러 국제적 고립을 만들기 위하여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그렇게 하여 유도된 고립을 이용하여 핵무장의 구실로 삼는 것!

그러고 보면, 우리가 아베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비난하는 것, 실은 그게 아베가 노리는 것이 아닐까?

일본의 태도를 보면, 뭔가 “유도된 미움” 같은 생각은 안 드는가.

하긴, 6.25는 골라서 건너뛰고, 일제시대만 집착하며, 일제시대엔 한없이 조용하다가 해방되고 3세대나 지나 전부 뜬금없이 독립투사인양 핏대 올리는 나라이니, 이러한 미움을 유도하는 건 식은 죽 먹기겠다.

여하튼 6자회담으로 북한 핵문제에 대하여 시간만 끌어준 중국도 이젠 일본 핵무장이라는 댓가를 치러야 하겠다.

중국이 꿈꾸는 제1도련선, 제2도련선이 문제가 아니라 과거 일본이 꿈꾸던 ‘대동아공영권’이라는 프레임이 다시 살아나는 공포 말이다.

아무래도 한국, 일본, 대만의 비핵화 상태가 “미국을 의식한 자제”임을 간과한 중국의 김칫국이 조어도로 흘러넘친 댓가를 아베는 야스쿠니 신사에서 핵떡빚기로 갚아줄려는 모양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