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순서로 보면 이 지적이 맞을 수 있지만, 정선의 그림이 이보다 170여 년 뒤에 그려졌기 때문에 도산서당을 그린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입장이다. 정선의 그림은 상상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그림 내 정자의 위치가 안동호(湖) 옆에 있는 점으로 미뤄 이미 완공되어있던 도산서당(현재의 도산서원)을 보고 그렸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작년 1월 발행된 새 5000원권의 도안까지 뒤늦게 문제 삼는 글들이 인터넷에 등장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과 역사학자들은 새 5000원권의 뒷면에 쓰인 신사임당의 초충도(草蟲圖) 가운데 수박 그림을 문제 삼아 “수박이 아프리카에서 전래된 외래종”이라며 “다른 토종 생물을 소재로 채택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새 1만원권의 경우 뒷면에 들어간 혼천의(渾天儀) 도안에 대해 “우리의 독창적 과학창조물인 혼천시계(국보 230호)를 전부 그리지 않고 이 가운데 중국에서 유래한 혼천의를 따로 떼 도안으로 채택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한국은행은 “지폐 소재로 사용된 혼천의는 중국 것과 다른 독창적인 과학 유산”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것들을 모두 고려하면 화폐 도안으로 채택해 쓸 수 있는 생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인도 지폐에는 인공위성과 석유시추선이 도안으로 쓰이고 있고, 쿠바 지폐에는 한국이 수출한 발전설비가 들어가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