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을 뭣한 말로 국개의원, 국해의원이라고 하듯, 국방부를 뭣한 말로 국뻥부라고 지적하더라.

이번 무인기 사태에서 드러나듯, 북괴의 공세적인 ‘저비용 고효율 도발’ 앞에 고가의 장비타령으로 ‘고비용 저효율 감시’ 대책이나 씨부리다가, 이것도 신통치 않다고 판단했는지 뜬금없는 미사일사령부 들먹이며 엉뚱한 동문서답식 언론플레이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북괴무인기 발견 초기에 대뜸 한다는 소리가 “대공 용의점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대공용의점을 회피하려고 무인기의 성능이나 품질(해상도, 송신기능 등)을 비하했다가 오류로 판명되기까지 했는데, 한마디로 북괴의 파상공세에 겁먹고 애써 대응조치를 강구하기 싫다는 소리다.

그래, 강남에 포탄이 떨어져도 일단 대공용의점이 없다는 소리부터 할 텐가?

꼴에 대책이라곤, 저비용 장군 앞에 고비용 멍군이라.

백만 원짜리 장군 때리니 백억 원짜리 멍군 둔다?

그것도 보복 명목이 아니라 기껏 예의주시 밖에 안 할 용도로 말이다.

이제 왠 만한 국민들은 국방부의 속내를 다 안다.

기껏 ‘예의주시’ 밖에 안할 수준의 대책에다, ‘평양상공에 우리 무인기 투입’ 같은 용두(龍頭)를 제시했다가 말미에 “검토”라는 사미(蛇尾)로 결론짓는 식으로 결국은 보복은커녕 아무런 대책도 없다는 것 말이다.

이번에 삼척에서도 북괴의 무인기가 발견됨에 따라 지난 10월 이후 은폐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겁한 자위 꺼리 만들기에 급급한 김관진의 국방부의 안보관이 노출되었다.

그런데도 이런 김장수-김관진 체제 앞에 김태영-김병관이었다면 잡아먹을 듯하던 야당이 왜 조용한지 모르겠다.

(하긴 국민들 다 알고 나니까 마지못한 듯 질책은 하더라만...)

법치의 근간은 치안이요, 치안의 처벌이다.

그래서 법의 시초는 형법이었고, 그 때문에 3성6부제 시절에도 형조는 있었어도 법조는 없었던 것 아닌가.

이에 비하여 국방의 기초는 낙관적 미래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비관적 미래에 대한 대비인 것이다.

그러므로 국방을 담당하는 자의 마인드는 낙관적 증거 앞에서도 비관적인 문제점을 예상하여 대비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관적 증거 앞에 낙관적으로 예상하고 덮어두려 했다.

설령 틀리더라도 대공용의점부터 의심해야 할 국방부에서 “대공용의점이 없다”는 소리부터 대뜸 나오고, 전략무기수출제한조차 별 소용없음이 드러난 지금, 보복이 최고의 방어수단임에도 예의주시나 검토 같은 여성적이고 문약한 대응 밖에 생각 못하고 언론플레이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 한다면, 군대를 해산시키지 않을 바에야 군 수뇌부를 갈아치울 수밖에 없는 일 아닌가.

땜빵으로 앉아 있는 김관진이 저렇게 태연자약하고, 비서실 놔두고 안보실장이라는 자리를 꿰어 차고 앉은 김장수가 저렇게 초월한 듯 지낸다면, 이는 결국 박근혜의 잘못 밖에 더 되겠는가.

하긴 무인기 사태로 시끄러울 때 “구름빵” 같은 엉뚱한 문화분야 문제로 국정을 지적하다가, 전 국민들이 사태를 다 파악하고 나서야 질책한다는 게 겨우 ‘방공망과 지상정찰’이 어쩌고 하다가 ‘북괴의 권력불안’이나 지적하며 자위하는 공주님께 뭘 기대해야 하는지, 앞이 암담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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