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오늘의부정부패 > 건교부의 거짓말

박상주기자 [email protected]

지난 6월 건설교통부 산하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프랑스·일본·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무인 운전 경량전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원은 우리 기술을 객관적으로 검증받기 위해 이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일본의 교통안전환경연구소에 인증을 의뢰했다. 그러나 일본 연구소는 안전 테스트 항목 5개중 3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포함한 ‘인증보고서(Certification Report)’를 냈다.

논란은 여기서 시작됐다. 건교부와 차량제작사인 우진산전측은 이를 ‘인증서’로 받아들였다. 우진산전측은 이를 근거로 부산경전철 3호선 2단계 구간의 사업자로 단독응찰하기도 했다. 이를 포착한 문화일보가 ‘부산 경전철 단독응찰 파문’(29일자 1면) 기사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교부는 해명자료를 냈다. 일본 교통안전환경연구소의 인증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기자는 해명자료를 낸 담당관인 정유섭 광역교통기획관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일본 연구소 관계자가 방한해 ‘해당 인증보고서를 인증을 의미하는 공문서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철도기술연구원측에 공문과 함께 전달한 사실을 아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정 기획관은 갑자기 “우리나라의 인증기관인 철도기술연구원이 인정했으면 됐지 일본 연구소의 견해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항변했다.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일본 연구소의 지적을 무시할 거라면 무엇 때문에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며 검사를 의뢰했을까. 그처럼 신경쓸 일이 아니라면 굳이 인증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해명자료를 낸 연유는 또 뭘까. 그리고 Certificate(인증서)와 Certification Report의 차이는 아는 걸까.

박상주기자 sjpark@ 9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