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인천지역에선 3월18일부터는 소ㆍ돼지의 사육이 허용’된다는 기사가 얼핏 보였다.

은근히 구제역이 끝났다는 것을 암시하려는 뜻일 것이다.

참으로 희한한 것 같지만,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본다.

필자는 설날 직전에 ‘설 연휴 이후엔 구제역이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는데, 시기상 한달 정도 늦긴 하나 구제역 소멸시기가 하염없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선 예상과 비슷하리라고 본다.

왜 구제역에 대하여 자꾸 미련을 가진 것처럼 따져야 할까.

그것은 구제역이야 말로 좌익들에겐 “일석삼조”의 이벤트였기 때문이다.

첫째, 구제역 감염지역이 주로 한나라당 지지지역이라는 점이다.

감염지역인 한나라당 지지지역에서 구제역의 책임을 누구에게 따질 것인가 생각해보라.

현 집권세력에게 따지지 절대로 좌익야당에게 안 따진다.

그러면 당연히 한나라당은 기존 지지지역에서 지지기반을 상당부분 잃게 된다.

그렇게 돌아선 지지율은 ‘잘하면 민주당’ 아니면 ‘못해도 민노계열’로 넘어갈 것이다.

둘째, 구제역 비감염지역은 민주당 지지지역이라는 점이다.

구제역이 걸리든 안 걸리든 민주당만 지지할 뿐, 절대로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즉, 민주당은 절대로 구제역 가지고 표를 잃을 일이 없다.

셋째, 구제역 비감염지역은 “구제역 청정지역”이라는 브랜드로 “우리 몸에 우리 것”, “신토불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산 축산물 시장에 있어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것이다.

‘구제역 매몰지 흙 사이로 돼지 흰 뼈가....’라는 기사제목만 보아도 느끼는 게 있을 것이다.

알게 모르게 감염지역이었던 곳의 축산물은 시장에서 상당부분 배제될 것이다.

따라서 비감염지역에 구제역이 걸리면 한나라당에 대한 원망이 하늘을 찔러 민주당 지지세를 100% 가까이 끌고 가는데 좋긴 한데, 그러면 낯간지러운데다가 어차피 상한선에 가까운 지지율을 더 올려봐야 모집단이 작아서 별 효과도 없기에, 구제역 안 걸려서 민주당 지지율은 적당히 지키되 축산시장 독점이라는 실리를 얻은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일석삼조를 만들어 준 자가 누구인가.

그것은 바로 누군가의 기획 아래 그 방향에 맞추어 떠들어준 “방송”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왜 그런 생각이 들까.

무상급식 반대 목소리를 아무리 많은 사람이 내어도, 일제고사 실시 목소리를 아무리 많은 사람이 부르짖어도 TV 화면에서 스치듯 은근슬쩍 넘어가는 방송들이 무상급식을 안착시키려고 무상급식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는 소수의 사람들 위주로 인터뷰에 등장시켜서 울궈먹고, 일제고사를 폐지하기 위하여 일제고사 반대하는 소수의 바람잡이 시위와 인터뷰 장면으로 TV 화면을 장악하는 것을 보면 모르겠는가.

그러니 좀 있으면 구제역 퇴치도 방송이 맡을 것이다.

광우병과 마찬가지로 구제역의 발원지도 방송이 될 것으로 본다.

방송에서 구제역이 사라졌다며 호들갑 떨면 구제역 바이러스는 저절로 없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사랑하는 우리나라 소ㆍ돼지들이 천수를 누리도록, 앞으로는 수입한 소ㆍ돼지 고기만 먹어야 되겠다.

그것이 구제역에 걸려서 구제역 때문에 죽었다면 모를까, 구제역 걸린 것으로 의심하는 호들갑 때문에 누명쓰고 억울하게 죽은 우리나라 소ㆍ돼지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길이요, 우리 것을 진짜 사랑하는 길이리라. <끝>

<부 추 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