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 놀라는 것은 북한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경제적 발전이라고 한다. 필자역시 빼곡한 고층건물 속에 우뚝 선 63빌딩이며 길을 메우다시피 한 자동차를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던 시절이 있다.
처음 가져본 휴대폰이 신기하여 밤새 탈북동료에게 통화를 해 (핸드폰을 돈으로 사면 통화요금이 없는 줄 알았다.)백 수십만의 통화료 고지서가 날아온 적도 있었다.
이제는 한국에서 산지 4년 세월이 지났으니 웬만큼 기상천외한 사실이 아니라면 놀라지 않는 훈련이 되어있다. 다시 말하면 어느 정도 이사회에 동화되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해되지 않고 가끔 소름끼치도록 놀라는 일이 있다. 부를 일구어낸 경제적 발전에 대한 찬사가 아닌 정신적 영역의 문제이다. 바로 <서울 공화국>에서 자행되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父子)와 선군(先軍) 정치에 대한 찬양이다.
경제 강국인 대한민국이 뭐가 아쉬워서 가난하다 못해 쪽박을 찬 북한을 찬양하는지, 전체주의 집단주의를 내세워 수령 독재의 하수인으로 만드는 ‘주체사상’을 무턱대고 좋아하는지 지금까지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그 체제가 좋고 주체사상이 좋다면 왜 죽음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은 북한 주민들이 수십만이 되고 한국에 온 탈북자가 1만 명이 되겠는가.
대학교에 입학을 하여 처음 캠퍼스 땅을 밟았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우리끼리 통일하자! 미군 물러가라.’등의 현수막들이 정문에서 학관까지 빼곡히 걸려 있었고 통일을 논한다는 대학생 발표에는 북한에서 말하는 연방제통일이 가장 현명한 통일방안이라고 침을 튀기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철없는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라고 하지만 내가 북한에서 배운 주체사상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주장할 땐 몸속 어디선가 벌레가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그뿐이 아니다. 좌파세력에 의하여 행해지는 서울에서의 집회는 평양시 군중궐기집회를 방불케 한다. 문제는 일반 시민들도 아무것도 모른 채 여기에 동참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 와서 그런 광경을 보게 될지 꿈에도 상상을 못했던 나는 서울이 북한의 한 개 지역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 지경이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들어서만 각종 친북단체의 홈페이지에 김 부자 칭송 글이 4400여 건이나 올랐다.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범청학련, 민주노총 등 12개 단체 홈페이지에는 지금도 3000여 건이 남아 있다. 대부분이 북의 대남선전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이 작성한 글을 퍼 나르거나 흉내 낸 내용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자유진영을 지켜야 하는 법의 파수꾼인 검찰과 경찰들이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권력을 쥔 좌파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서 대한민국을 지켜야 할 때이다. 입만 열면 미군을 몰아내고 북한의 독재정권과 힘을 합쳐 통일을 하겠다는 이들의 기만에 찬 면모를 까밝히고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
이 나라에 김부자(父子)의 공화국을 만들려는 이들이야 말로 반민족, 반평화, 반통일 세력임을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나서서 만천하에 폭로해야 한다.
[탈북자 이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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