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의 티켓다방 실태
다방 티켓영업 극성
풍어기 어촌에 ‘매춘 바람’
어촌의 한 다방 종업원이 휴대전화를 통해 주문 온 차 배달을 위해 어선의 갑판위를 찾았다. 풍어기 어촌을 노린 매춘(賣春) 이 성행하고 있다. 농민들 사이에 목돈이 돌고있는 요즘 일부 티켓다방 종업원들이 윤락행위를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오후8시 신진도리내 한 음식점. 저녁식사를 마친 이모씨(39) 등 4명은 식당 주인에게 『아가씨 4 명을 불러달라』고 주문한다. 각자 카맨(차량운전사)이나 오토맨(오토바이 운전사)이 운전한 소형 승용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식당에 도착한 아가씨들은 20대 초반. 손에는 제 각각 신문에 싼 요구 르트(5병· 1병당 1천5백원~2천원)를 쥐고 있다. 삐삐와 휴대전화도 이들의 필수품. 물 좋은 곳에서 연락이 오면 무대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한결같이 가슴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속옷 비 슷한 초미니형 스커트 차림의 아가씨들은 주저 없이 손님들에게 술잔을 권한다. 잠시 뒤 양주와 안주가 들어오고 누가 시키기도 전에 아가씨들이 자기 소개를 한다.
술잔이 폭탄주로 바뀌고 얼굴에 취기가 돌자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긴 일행은 각자 파트너와 함께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면서 괴성을 지른다. 한시간 이상 계속된 술판은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끝이났다. 이날 이씨 등이 지불한 티켓비는 1인당 1시간에 2만원씩 총 42만원.낚시배가2회출항 값이다. 그 다음 코스(?)에 드는 비용은 별도다.
이처럼 일과 후나 5일만에 열리는 장날, 옛 친구나 친척들을 만나 따뜻한 커피잔을 앞에 두고 정 을 나누던 시골다방이 퇴폐 온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가 몇백여명에도 못미치는 고장 신진도에는 요즘 생선 판 돈을 노린 아가씨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8개 다방에 종업원은 8~90 여명. 또 이곳태안군 전체에는 1백54개 업소 6백60여명, 종업원들이 휘젓고 있다.
다방 종업원의 연령은 IMF이전엔 20· 30대후반이 주류를 이뤘으나 요즘은 대부분이 20대 초반으로 연소화 됐 다. 호구지책으로 다방을 돌며 접대부로 활동을 하고 있는 30대 주부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 다방 종업원들이 윤락행위로 이어지는 속칭 「티켓」 영업을 한다는데 있다. 다방 업주들은 종업원에게 월 1백50만원~2백50만원의 급여를 주는 만큼 본전을 뽑기 위해 매일 오전 8 시(일부는 8시30분)부터 자정(일부는 그 다음날 새벽 1~2시)까지 티켓 영업을 시키고 있다.
다방 종업원들이 손님을 접대하는 대가로 받는 봉사료, 티켓비는 시· 군별로 시간당 1만5천원~2만원 선. 점촌지역 일부 읍.면에서는 1만원 하는 곳도 있다. 올 데이(하루 종일 티켓을 끊을 경우)는 20 만~25만원선. 티켓비를 지불한 시간만큼 다방 종업원을 자신의 노리개감으로 삼는 것이다.
티켓 영업은 대개 식당→노래방→여관 등의 「풀 코스」로 이어지는 것이 습관화 돼 있다. 다방 종업원들이 비닐하우스 등 농업 현장으로 영업을 나가는 경우도 있다. 다방 종업원들은 윤락행위 를 공공연하게 일삼고 있다.
다방 종업원들이 티켓 영업을 하고 있는 노래방.
화대는 지역별로 7만원~20만원선. 그렇다고 화대의 전부가 종업원의 몫이 되지는 않는다. 다방 업 주들이 종업원들로부터 일정액의 「외박비」을 별도로 받아 챙기기 때문. ㅇ군내에서는 새벽 2시 까지 티켓비가 계산되는 것은 물론 그 이후 외박을 할 때도 업주에게 5만원의 외박비를 별도로 내야한다.
즉 10만원을 받고 밤 12시에 손님과 나간 종업원의 경우 티켓비 3만원과 외박비 5만원 등 8만원을 다방 업주에게 입금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당사자는 하루 밤 외박에 2만원을 버는 셈이다.
그러나 다방 종업원들은 『이미 어촌까지 흘러들어 온 이상 티켓 영업이나 매춘을 거부하지 못한 다』고 입장을 토로한다. 여기에다 일부 다방업주들이 피임약 까지 매일 지급, 윤락행위를 권고하 기 때문에 어촌 다방에서의 윤락행위는 강요하고 있다.
티켓영업을 못 나가는 종업원들에게는 면 박을 주거나 하루종일 차 배달만 시켜 종업원들이 티켓 영업을 안하고는 못 버티도록 한다는 게 종업원들의 얘기. ㅁ시 모 다방 종업원 배 모양(22)은 『티켓 영업을 하지 않으려 했다가 1주일동 안 종일 배달만 시키는 바람에 마음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 또 신진도 모 다방의 최 모양(25)은 『 2차를 나가야 목돈을 만지고 쉴 수 있기 때문에 손님이 원하면 외박도 서슴없이 따라 나선다』고 거리낌 없이 말한다.
다방 종업원과 함께 즐길 티켓을 사는 손님들은 직업이나 노· 소가 따로 없다. 요즘에는 어촌 다방 종업원들이 윤락행위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러 찾아오는 외지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이 업주들의 귀띔이다. 또 주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인근 시· 군 지역으로 원정, 티 켓 유흥을 일삼는 것도 유행되고 있다.
ㅅ군 다방 업주 김모씨(43)는 『어촌 지역 술집의 경우 대부분 접대부가 따로 없는 데다 함께 노 래를 부르고, 마음 맞으면 2차 까지 갈 수 있어 다방 종업원을 찾는 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방 종업원들의 티켓영업으로 인한 문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다방 종업원(급여)을 통해 연간 유출되는 지역 자금은 시군마다 수십억원에 이르고 있을 정도다.
또 종업원들은 보건증을 소지하고는 있지만 무분별한 윤락행위로 성병 감염자를 양산,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성병이감염된것을 속이고 취업, 윤락행위 까지 하는 일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문경시 모전동에서는 다 다방 주인 이모씨(30· 여)가 지난달 10대 종업원에게 윤락행위를 알선했다가 구속 됐으며, 지난 9월 영양에서는 19세의 다방 종업원과 여관에 들어갔던 이모씨(38)가 강제로 성욕을 채웠다가 구 속되기도 했다.
또 티켓다방 종업원과 함께 술을 마신뒤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가 하면 티켓으로 만난 다방 종업원에게 푹 빠져 조강지처를 버리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술에 취한 다방 종업 원의 승용차에 탔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사례도 있으며 60대 노인이 다방 종업원과 관계를 맺다가 심장마비로 숨지는 웃지못할 사고도 일어났다. 다방 종업원이 손님과 상관계를 맺은 뒤 성폭행을 당 했다고 경찰에 고소, 합의금을 받아낸 일도 있었다.
97년 개정된 「윤락행위방지법」은 행위자는 물론 상대방도 1년 이하 징역이나 3백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처분을 받도록 하고 있다. 또 같은해 제정된 「청소년 보호법」은 미성년자의 유 흥업소 고용이나 윤락행위를 금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방을 통한 윤락행위가 어촌지역에서 공공 연히 성행하는 것은 단속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주들의 상혼과 단속기관의 유착도 한 요인 일 수 있다. 또 휴게음식점이란 명의로 늘어만 가고있는 다방에 미성년자 고용을 제한하는 식품 위생법상 규정이 없는 것도 중요한 원인. 법대로라면 다방에 미성년자가 취업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서비스 분야가 아니면 여성들이 취업이 어렵다는 고용구조에도 있지만 이들 업소들 이 단속을 피해 윤락강요 등 변칙영업을 하는데 있다. 모 다방 업주는 『다른 다방에서 모두 티 킷 영업을 하기 때문에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IMF이후 티킷 영업이 더욱 노골 화 됐다』고 말했다.
성윤리가 무너지고 있는 것도 큰 원인이다. 최근에는 즐기면서 돈도 벌자는 자발적 매춘이 성행 하고 있다. 문란한 성의식도 윤락행위 확산의 주범.
시· 군 보건위생 관계자들은 『식품위생법상 풍기문란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은 있으나 풍기문란 기준 설정이 어려워 티켓 영업에 대해 사실상 단속 및 처벌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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