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슬프도다!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니 안타깝고 눈 앞이 깜깜하다. 이 일을 어이할꼬!
교육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는 것은 교육이 잘 되고 못됨에 따라 한 개인의 삶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국가 또는 민족공동체의 장래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지도자들은 자리싸움과 정쟁은 접어두고 나라꼴을 차분히 돌아봄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교육에 25년이상 몸담아 온 사람으로 교육의 밑바닥을 들추고 싶지는 않지만 국가의 장래와 후손들을 위하여 무엇보다도 먼저 교육이 올바로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몇가지 건의를 올리고자 하오니 경청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1) 바람직한 교육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먼저 선생들의 질을 향상시켜야 후손들이 바람직하게 자라고 저마다 타고난 소질을 계발하여 국가의 원동력이 되어 건전한 국가사회가 건설될 것입니다.
① 교사의 질적 향상을 도모함과 아울러 무능한 교사의 퇴출이 쉽게 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한번 교사는 “영원한 교사다” 능력이 있던 없던 정년이 보장되는 “평생직장(철가방)”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대한민국처럼 자원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는 나라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옛말에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스승을 잘 만나야 한다”고 한 것은 선생의 역할의 중요성과 함께 바로 교사의 수준이 학생의 수준이 됩니다.
② 교사의 정년은 낮추어져야 합니다. 비록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고령화 사회로 변화되고 있지만 학교는 항상 젊고 학문은 급속도로 달라져 하루가 다르게 변합니다. 학생들은 향상 어리고 젊은데, 교사는 늙어 Feel이 통하지 않아 젊은이들의 바람직한 인간 형성과 비젼의 제시에 문제가 야기됩니다. 단적인 예로 65세의 교사가 초등학교 1학년과 운동장에서 무얼하겠습니까? 또,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여야 하듯이 적어도 일반공무원과 같이 60세로 낮추어져야 합니다, 이웃 선진국 일본도 60세입니다.
③ 학생 : 교사의 비가 초, 중, 고(35명 수준)는 점점 낮아져 많은 개선이 되었으나 거꾸로 대학은 점점 늘어나 50명이 넘으니 무슨 교육이 올바로 되겠습니까? 또 전임교수의 비가 40%대이고, 그것도 그전의 시간강사 자리에 겸임교수, 초빙교수 등으로 확보율을 높이는 비정상적인 작태는 문제가 안되겠습니까?
④ 이공계의 기피현상을 자주 말하고 그에 대한 대책으로 무슨 지원들을 한다고 하는데, 근본원인은 초, 중, 고의 학력저하로 이공계를 지원할 자신이 없는 것이 탈입니다. 한 예로 (1/2) + (1/3) = (2/5 ? )이라는 답은 수학은커녕 산수도 안되니 안타깝고 서글퍼 말이 안 나옵니다. 적어도 초, 중, 고에서 국민으로서의 기본 공민교육과 기초적인 교육이 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⑤ 학교가 성역화되어 부패의 온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학교는 성역화될 수도 없고 되었어도 안됩니다. 물론 우리사회가 “짜가가 판친다”는 노래처럼 부정과 부패가 보편화된 것입니까? 실력이 없는 사람일수록 자리에 연연하여 아부와 비리에 익숙하여 물을 흐려 놓는다는 사실을 그냥 보고 지나쳐서는 안될 것입니다. 교사는 상식과 원칙을 가지고 실력과 사명감을 갖고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올바른 교육이 된다고 봅니다.
2) 입시제도가 문제입니다. “입시지옥”이라고 하는데 요즈음은 “입시대문”입니다. 교육부 당국의 통계가 엉터리였는지? 아니면 “똥보다리”만 가지고 가면 허가를 내 주었는지? 국력의 낭비가 너무나 큽니다. 또, 만신창이가 된 현실을 책임질 사람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① 교육은 능력에 따라 각자의 개성과 소질을 계발하여 건전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참여정부(열린정부)도 “학력(간판)”보다 “능력”을 중시하겠다고 했습니다. 갈수록 교육의 질은 저하되어 질적 교육보다 양적교육이 되어 이름 석자도 옳게 쓰지 못해도 대학(?)을 나왔다고 눈높이(?)만 높아 청년실업자가 늘어 나게 되었고, 산업 인력은 부족하여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여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② 대학의 정원을 대폭 줄여야 합니다. 단적으로 신생아 출생이 40만명인데 대학(2, 3, 4 년제 포함) 정원이 66만명을 넘어 지방이나 수준 낮은 학교들은 정원을 채우기에 급급하여 교육은 뒷전으로 밀린지 오래입니다. 이것을 누가 책임지며 이 손실을 누가 감당해야 합니까?
③ 입시 지원 기회의 확대를 위한 수시(1, 2학기), 정시 모집은 교육의 정상화를 가로 막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나 대학은 일년 내내 입시 업무와 신입생 유치에 매달려야 하는 실정입니다. 어느 제도를 내놓아도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야 합니다.
3)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과 재정지원의 문제점이 많습니다. 물론 세세하고 구체적인 것까지 철저한 감독과 감시가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거짓말 시합은 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① 국책사업으로 대폭 지원한 사업들의 성과는 무엇입니까? 물론 인간이 인간을 믿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만 과연 가시적인 성과가 착실히 달성되고 지원금이 잘 사용되었는지는 확인 및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② 갈수록 지방대학은 낙후되어 갑니다. 경인 지방 중심의 대학에 비해 지방 국립대학은 물론 사립대학의 질적저하는 심각합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정책은 지방화시대인데 교육은 거꾸로 갑니다.
③ 대학과 전문대학의 지원과 차별이 심각합니다. 학생수로 보면 엇비슷하나 정책 당국의 대학 및 전문대학의 담당구성원이나 지원금은 터무니 없이 차별화되어 있습니다. 교육부 당국의 전문대학 담당 직원은 몇 명에 지나지 않고, 재정적인 지원도 대학에 비하면 너무나 소외되어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낙후되고 있습니다. 경제계에도 중소기업의 육성책을 시행하듯이 교육계도 중견기술인의 양성을 위하여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④ 대학교육에서 사립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큰 반면에 지원은 미흡합니다. 특히 전문대학(158개)은 95%이상이 사립입니다. 거의 모든 사립대학이 학생(국민)들의 등록금에 의존하는 실정을 감안하면 사학의 정상화를 위하여 지원금을 높이고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4) 정원 미달의 사태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① 통계청의 통계가 엉터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압니다. 출생률의 통계도 엉터리였습니까? 85년에 대학(100여개), 전문대(120여개)로 입학정원이 31만명 정도였는데 2003년 대학(170여개), 전문대(158개)로 입학정원이 66만명 정도입니다. 80년대초에 전문대학이 미달되었을 때는 재수생들의 누적과 졸업생들이 많아 단기적으로 해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미달사태는 그 때와는 전혀 다릅니다. 자원이 부족하여 일시적인 문제가 아님을 똑바로 인식하여야 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연차적으로 정원을 반으로 줄여야 합니다.
② 대학을 하나 설립하는데 드는 경제적, 사회적, 지역적 문제가 많은 것을 감안하여, 그냥 구조조정의 차원에서 경영 불가능한 대학을 퇴출시킬 것이 아니라 IMF때에 퇴출된 기업을 공적 자금으로 처리한 것과 같이 정부차원에서 불필요한 대학들을 과감히 사들여 교육의 정상화와 교육의 질을 높여야 나라가 살 것입니다.
③ 교육자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학교를 재외하고 신입생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겠다는 취지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학교가 정원미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각 대학마다 입시전담요원을 배치하고 전교직원이 입시흥보와 학생 유치에 중점을 두어 강의, 연구, 학생들의 지도는 뒷전입니다.
④ 특히 지방의 대학이나 전문대학은 사생관두(死生關頭)입니다. 현실적으로 학생없는 선생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선생의 사명감과 본분은 일찍 벗어 던지고 영업사원과 외판원(잡상인)으로 변한지가 오래입니다. 이러한 비참한 일들이 부끄럽게 여겨지기보다는 인간의 근본적인 생존경쟁을 하는 것같아 서글프고 불쌍하게 보입니다. 누가 책임을 집니까? 학교도 살아남기위해 신입생 유치에 재정적인 부담을 지지 않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⑤ 교육의 현실은 더욱 더 암울하고 희망이 없습니다. 어렵게 부탁하고 애걸하여 모셔온 손님들(학생들)은 의욕은커녕 학업능력도 없고, 출석도 심지어 시험도 없이 학점을 주는 현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떻게 모셔온 손님인데 탈락을 시킨다 말씀입니까? 어떻게 하던 학생 수를 유지하여야 퇴출도 면하고 학교가 유지되는 실정이 아닙니까? 이런 현실을 아십니까? 아시면서도 어쩔 수 없이 방치하는 것입니까? 정말 올바르고 뜻있는 교사는 환멸을 느끼고 떠나려하고 야비한 인간들만 남는다면 교육의 현장은 더욱 더 큰 문제를 가져오게 됩니다.
끝으로 권력이나 명예에 목숨을 거는 사람은 자기를 사랑하며 남을 사랑하거나 배려할 줄을 모르고, 자리에 집착하여 남을 해쳐 죽을 때 허망하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비우고 옳고 그름을 분명히하여 남을 사랑하고 배려하여 밝고 맑은 사회를 만들고, 웃는 행복한 삶을 사는 지혜를 갖도록 합시다.
2004 년 8 월 1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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