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관악구청 근처에 사는 서울 시민입니다. 혹시 관악구청 근처에 와 보신 일이 있으신지요? 관악 구청이 낙후되고 좁아 재건축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는 지난겨울부터 들었는데 제가 살고 있는 집까지 확장 재건축을 할 계획이라는 것은 4월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구청을 다른 구청사에 비교하여 기죽지 않고 번듯하게 짓기 위해 구청 근처의 94세대가 살고 있는 주택을 구청에서 매입하여 구청을 짓겠다고 합니다. 구청에서는 몇몇 집을 은밀히 만나 보상을 충분히 줄 테니 협조해 달라고도 했답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구청이 확장되어 자신의 집이 구청 청사부지로 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거나 설마 그러겠냐고 생각했던 상태에서 자신들의 집을 구청 넓히려고 도시 계획으로 묶을 계획이라는 공문서를 받은 주민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심정입니다.
아마 구청이 좁아 확장하겠다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또 살던 집을 내놓기 싫어서 단지 개인적인 이유로 반대한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관악구청 확장 재건축을 반대하는 이유는 누가 보더라도 관악 구청 확장 재건축은 세금 낭비이며 국가적 손실이고 그 부지에 살고 있는 94세대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범죄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관악구청 확장이 왜 문제가 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구청을 크게 짓기 위해 국민의 피와 땀인 세금 900여억 원을 쓸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는 요즘 신문이나 TV에서 국가 경제가 걱정스럽고 세계적인 불황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구요? 900여억 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구청 확장을 위해 관악구와 시청에서 반씩 부담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까요. 요즘 사스의 공포로 인해 온국민이 불안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재원이 충분치 않아 검역관 증원과 방역 확충도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구청 짓는데 900여억 원을 쓰겠다니 그게 말이 되는 일인지요? 제발 관악구청 확장할 돈으로 온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에 써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구청 측에서는 구청 건물이 30년이나 되어서 재건축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30년이 된 건물은 단 하나에 지나지 않고 구의회 건물은 지자제 이후 증축했고, 보건소 건물은 92년 준공되었고, 별관은 작년 가을에 증개축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관악구청을 단 한번만이라도 와 본 사람이라면 알 것입니다. 그렇다면 30년 된 건물만 다시 짓든지 아니면 애초의 계획대로 구청 바로 옆 부지만 더 매입하여 지으면 될 것을, 왜 94세대의 보금자리를 빼앗고 게다가 그 멀쩡한 구청 건물들까지 다 부순 뒤에 다시 으리으리한 구청을 지으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구의회에서조차 리모델링을 하자, 리뉴얼을 하는 게 어떠냐, 구의회가 근처의 구민 회관으로 나가면 구태여 엄청난 예산 들여 구청을 확장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 등이 나왔는데 이런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94세대의 집을 부수고 신청사를 꼭 지어야 한다고 고집한 구청장 이하 구청확장을 추진하는 자들의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입 부지에 청사와 보건소를 신축하고, 그 동안 구청 직원들은 지금의 청사에서 일하다가 옆에 근사한 신청사가 지어지면 옮기면 되니까 얼마나 편하고 경제적이냐는 구청 측의 말에 할말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청사는 철거하여 지하주차장과 공원으로 조성한답니다. 구청 직원 편하자고 여기 살고 있던 사람들은 집을 내놓아야 한단 말입니까? 현재 10년도 안 된 구청 건물들도 국민의 돈으로 지었는데 이제와서 그 건물들 다 부수고 900여억 원을 들여 구청을 확장하겠다니 이 무슨 세금의 낭비입니까? 아마 구청 확장에 구청장 이하 구청 직원 개인의 돈이 한푼이라도 들어간다면 이런 계획은 애초부터 없었을 겁니다.
제가 구청 확장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으리으리한 구청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혈세의 낭비이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은 으리으리한 구청 지으라고 세금내지 않았습니다. 구청이 크고 화려하면 구민들의 생활이 향상되는 건가요? 도대체 구청은 누구를 위해 있는 것입니까? 구청에서 일하는 구청장 이하 구청 직원들을 위한 곳인가 봅니다.
구청 측에서는 구민들이 아무리 반대해도 구청을 확장한다고 합니다. 구청 확장이 진정 구민을 위한 것이라면 왜 수많은 사람들이 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반대의 글을 올렸겠습니까?
관악구는 가난한 서민과 빈민들이 많이 사는 구라는 걸 아실 겁니다. 일년에 한번 갈까 말까 한 구청 크고 으리으리하게 지을 돈이 있다면 그 돈으로 아직도 판자집에 살고 있고 제대로 된 놀이터나 어린이집 노인정 도서관 보건소 등이 턱없이 부족한 곳에서 사는 구민들을 위해 구민들이 직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들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마 그런 작은 일들은 생색나는 구청장의 업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볼 수 있게 구청을 크게 지어야 하나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 별장인 청남대도 국민에게 개방하셨는데 관악구청장이 아방궁 같은 구청을 지으려고 한다면 아무리 지방자치제라고 해도 현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는 전혀 반대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부디 관악구청 확장 재건축을 막아 주십시오.
저는 이렇게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을 이렇게 호소라도 할 수 있으나 인터넷을 이용할 줄도 모르고 힘없는 94세대에 포함된 많은 어르신들은 너무나 기막히고 분해서 밤잠도 못 이루고 분해하실 뿐입니다.
구청이 매입하려는 94세대의 집들은 시유지도 아니고 허름한 집들도 아닙니다. 지은 지 5년이 안 된 빌라도 있고 대부분이 10년 안팎의 새집들입니다. 이런 집들을 부순다면 그건 국가적 손실이며 자원의 낭비이고 죄악입니다. 왜 이런 집들을 부수어야 합니까? 아파트는 건축된 지 20년이 넘어야 재건축을 논할 수 있다고 하면서 구청 짓기 위해서는 힘없는 서민들의 멀쩡한 집들은 부숴도 된다면 어찌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이건 강도나 하는 짓입니다. 설사 여기가 시유지고 판자집이라 해도 이렇게 구청을 크게 지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구청에서 적당한 보상을 해줄 테니 구청 측에 협조하란 말씀은 하시지 말아 주십시오. 도대체 적당한 보상이란 얼마입니까? 서민들이 평생 뼈 빠지게 일해서 마련한 집입니다. 이 집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겠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해마다 집 수리해가면서 작으나마 마당도 가꾸면서 작은 행복을 끼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서민들의 작은 행복을 구청이 빼앗지 말게 해 주십시오. 빈터에 짓는 것도 아니고 잘 살고 있는 주민들 내쫓으면서까지 구청을 이렇게 크게 짓는 것 자체가 죄악입니다.
물론 주민들 중에는 보상을 많이 받으리라는 헛된 기대에 구청이 확장되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었나 봅니다. 그리고 구청 측에서는 몇몇 집을 방문하여 충분한 보상을 해 주겠으니 적극 협조하라고 했답니다. 그러면 나머지 주민들은 협상하기가 편하기 때문이겠지요. 순진하고 무식한 그리고 이기적인 주민들은 그 말을 믿었나 봅니다. 자기들은 특별한 보상을 받을 거라고요. 이런 주민이 있다는 게 너무나 부끄럽고 화가 나지만 이렇게 주민들을 꼬득인 구청이 더 나쁜 사람들이 아닙니까?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안 다른 주민들은 모두 분노하고 또 주민들이 서로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구청 측에서는 나중에 보상도 제대로 못 받고 강제집행되는 수가 있을 것이니 빨리 합의하라고 은근히 협박도 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이런 짓거리를 하고 다니고 있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미 구청에서 공시지가를 다른 지역에 비해 낮춰 놓았고 부동산 중개인은 현시가를 평당 몇 백씩 낮춰 말하고 다닙니다. 이런 일들이 대한민국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누가 억울해 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루 아침에 내 집이 화려한 구청 짓기 위해 도시 계획에 묶이는 나라에서 산다면 그 누가 안심하고 살 수 있겠습니까?
주민들이 서로 미워하게 하고 이간질이나 시키는 구청, 보상 원하는 만큼 충분히 주겠다는 결코 지킬 수도 없는 헛된 기대 심리를 갖게 하여 어떤 일이 바른 일인지 판단하지 못하게 만든 구청, 관에서 하는 일이니 반대해도 소용없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녀서 주민들에게 체념과 구민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하게 만들려는 관악 구청장 이하 구청 직원은 국민의 세금을 받을 자질과 자격이 없습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관악구민을 위하고 나라를 생각한다면 지금과 같은 구청 확장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겁니다.
구청 확장을 반대하는 이유가 보상을 많이 받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보상을 많이 받고 싶어서 이글을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보상 이전에 국가적 손실과 세금의 낭비 그리고 어이없는 행정을 보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설사 보상을 많이 해준다고 해도 그 돈은 결국 우리가 낸 세금이 아닙니까? 관악 구청장과 직원들의 돈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 주민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와 분노와 억울함은 결코 돈으로 보상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구청 확장 계획을 위해 나온 도시계획안때문에 주민들은 불안과 걱정에 정상적인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왜 선량한 시민이 구청의 어이없고 부당한 계획으로 인해 이런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받아야 하는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평생 모은 돈으로 지은 집이 헐리는 걸 보느니 차라리 구청장 앞에서 죽겠다는 한 할아버지의 말씀이, 집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고 걱정이 되어 밤잠을 못 이룬다는 어르신들의 한숨소리가 한국에서 산다는 것을 너무도 슬프고 화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구청 확장 재건축안을 계획한 자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누구를 위한 그리고 무엇을 위한 구청 확장 재건축인지 모를 이런 부당한 계획안을 세운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금을 함부로 쓰고 구민에게 고통을 주는 구청장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말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고도 상황을 모르시겠다면 꼭 한번 관악구에 오셔서 구청 건물들과 구청 확장을 위해 부수겠다는 집들을 둘러 봐 주십시오. 관악구청이 얼마나 기막힌 일을 벌이고 있는지 금방 아실 테니까요. 관에서 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을 거라고 체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구청장 잘못 뽑은 우리 관악 구민의 책임도 있으니 다음에는 정말 구민을 위해 일할 구청장을 뽑자는 자조와 한탄의 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이제 세상은 달라졌고 우리가 이런 부당한 일을 막으려고 노력할 때 대한민국이 조금씩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부디 관악 구청 확장 재건축에 대한 현재의 계획이 꼭 필요한 것인지 하루 빨리 철저히 조사하여 진상을 밝혀 주셔서 900여억 원이라는 엄청난 세금의 낭비를 막아 주시고 집을 빼앗겼다는 것이 평생의 한이 되는 일이 없도록 서민들이 집을 지키고 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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