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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 '생활총화' 현장녹음 최초공개]
北 중부도시 00기업소총화…"우리식사회주의 불변"

[2006-07-24 12:35]

▲ 북한 기업소 생활총화 장면 ⓒNK조선

북한의 전 주민이 반드시 참가해야 하는 '생활총화' 현장을 북한내부에서 녹취한 음성파일이 최초로 공개됐다.

22일 데일리NK가 단독 입수한 총 9개의 음성파일(총 116분 분량)은 북한의 중부지방 00시 00기업소의 '생활총화' 현장 녹음이다.

북한주민들의 생활총화 현장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소속 하부단위 총화와 일선 현장 직업동맹(직맹) 총화 내용, 지난 5월 중앙당 조직지도부에서 내려온 지시사항을 인민반장과 세포비서들에게 전달하는 회의 내용 등도 담겨있다.

이 생활총화 현장을 녹취한 인물은 '리 준'(북한주민)으로 알려졌으며, 최초 파일 입수자는 '아시아 프레스'다.

이 음성파일은 생활총화 외에도 담화사업(직장에 다니지 않는 부녀자 및 노인을 대상으로 한 지시사항 등을 전달하는 회의)도 담고 있기 때문에 현재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어떤 내용의 사상•생활총화를 하고 있는지 생생히 알 수 있다.

'생활총화'는 북한 주민들이 각자 소속된 단위에서 일정 기간 업무와 공•사생활을 반성하고 상호 비판하는 모임을 말한다.

모든 북한 주민들은 당 조직이나 근로단체 등에 소속돼 있다. 당원은 당 조직, 비당원인 경우 청년은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가두여성(전업주부)은 민주여성동맹(여맹), 직장인은 직업동맹(직맹), 농민들은 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등에서 각자 생활총화에 참여해 자기비판과 상호비판을 실시한다.

생활총화 종류는 2일 생활총화, 주(週)생활총화, 월(月)생활총화, 분기(分期)생활총화, 연간결산 생활총화 등이 있다. 공개된 녹취물은 주 생활총화로 파악된다.

'10대 원칙'이 '기본 생활법률' 확인

'데일리NK 분석팀'이 음성파일을 자체 분석한 결과, 현재 북한 내부 통제가 상당부분 느슨해졌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 당국은 각급 조직생활을 통해 강력한 인민통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취물에 나오는 직맹 총화 책임자도 '조직규율'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자신들은 10대원칙(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 원칙: 북한주민의 실생활을 규제하는 초헌법적 지위의 10가지 주요원칙-편집자)에 근거하여 지난 주간 생활은 우선 조직에 대한 모든 태도와 관점을 돌아봐야 한다. 생활총화도 반드시 7시 30분부터 시작해야 한다. 생활총화에 빠져서는 안 된다. 000 동무도 조직생활 태도가 바르지 않아. 다음부터 시간 늦었단 봐라. 조직규율이 약해졌다”고 다그치고 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조직을 무서워해야 하는데, 개인을 무서워하면 안 된다. 그러니깐 호상(상호간)비판도 하나도 없다”며 총화 분위기가 '전투적'이지 못한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또 ‘수령결사옹위’ 정신을 앞세우고 당의 10대 원칙을 관철하는 것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청년동맹 총화에서는 "우선 수령결사옹위 정신을 가져야 한다.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이 곧 우리 조국이라는 혁명적 신념을 가지고 경애하는 장군님을 목숨으로 결사옹위하는 수령결사옹호 투사가 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맹 총화에서는 총화 내용 중 주민들이 유일사상체계확립을 위한 10대 원칙을 인용할 때 ‘10대원칙에 따르면’이라고 발언하자, 책임자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당의 유일 사상체계 확립 10대원칙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셨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비디오 등 외부 녹화물 시청 광범위 시사

또 북한당국은 ‘우리식 사회주의는 위대한 장군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념’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이는 외부세계의 북한정권 개혁개방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우리식 사회주의’를 포기할 뜻이 없음을 드러내고 있다.

청년동맹 총화에서 총화 책임자는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을 더욱 깊이 가져야 한다. 적들과의 대결은 힘의 대결인 동시에 사상과 신념의 대결이다. 사상이 투철하고 신념이 강하면 적들의 어떤 모략 책동도 맥을 추지 못한다. 오늘 우리의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은 꼭 위대한 장군님에 대한 절대적 신념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부에서)불순 녹화매체들을 대량생산하여 우리나라에 들여보내 공화국 전복을 꾀하고 있다. 매월 20만장씩 끄나풀을 이용하여 제3국을 통해 우리나라로 들여보내려고 계략책동하고 있다. 오늘의 정세는 모든 주민들이 높은 적대 관념을 가지고 적들의 사상 간섭과 책동과 모략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해, 북한 당국이 외부 영상물에 큰 두려움을 갖고 이에 대한 강도 높은 투쟁을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동사무소 세포비서가 인민반장과 부양가족 당원들을 소집해 진행한 회의에서는 김정일의 5월 1일 교시를 거론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방침을 전달하면서 이후 대대적인 사상투쟁을 진행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이 방침에는 ‘비법(非法)월경자, 무직(無職)건달자, 방랑자, 행불자, 차판장사꾼(차를 이용해 장사를 하는 자), 유색금속밀매, 화폐(달러)밀매꾼들과의 법적 투쟁을 강화할 것. 청년들이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를 하는 현상에 대하여 강력한 법적 투쟁을 벌일 것’을 지시하고 있다.

옌지(延吉)=김영진 특파원[email protected]
신주현 기자 [email protected]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다음은 녹취내용 중 주요부분을 발췌한 것임(녹음 '아시아 프레스' 제공)

파일1.

불순 녹화 매체들을 대량생산하여 우리나라에 들여보내고 공화국 전복을 꾀하고 있다. 놈들은 공화국 정부를 반대하는 심리적 모략전을 동원하고 있다. 매월 20만장씩 끄나풀을 이용하여 제3국을 통해 우리나라로 들여보내려고 계략책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와해시키려고 하는 적들의 책동이 더 노골화되고 있는 오늘 정세는 모든 주민들이 높은 적대관념을 가지고 적들의 사상 간섭 책동에 맞서자.

그러나 일부 계급성 각성이 무디고 사상적 건전하지 못한 주민들 속에서 우리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이 없이 적들의 뿌려놓은 퇴패적이고 비사회주의적 문화적 불순 녹화물 들을 복사하거나 보거나 미신, 음란물 등을 유포시키는 엄중한 행위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적들이 들여보내는 불순 녹화물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자본주의 대한 환상에 빠져들고 나중에는 조국과 민족을 배반하게 됩니다. 우리 청년들은 오늘 적들이 벌리는 반공화국 모략 책동이 얼마나 위험한 단계에 이르렀는가를 똑바로 알고 우리사회주의를 지키고 더욱 빛내어 나가기 위한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그러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수령결사옹호(옹위)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모든 인민이 적들이 사상문화 침투 목적은 혁명의 수령의 두리에 굳게 뭉친 우리인민의 일심단결을 허물어 보려는데 있습니다. 모든 청년들은 적들의 사상문화 침투에 혁명의 수령결사옹호 관점에서 보고 대하는 입장을 가져야 합니다. 위대한 장군님이 곧 우리 조국이라는 혁명적 신념을 가지고 경애하는 장군님을 목숨으로 결사옹위 하는 수령결사옹호 투사가 되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사회주의 대한 신념은 더욱 깊이 가져야 합니다. 적들의 대결은 힘의 대결인 동시에 사상과 신념의 대결입니다. 사상이 투철하고 신념이 강하면 적들의 그 어떤 모략책동도 맥을 추지 못합니다. 오늘 우리는 사회주의 대한 신념은 꼭 위대한 장군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념입니다.

파일 2.

동무 이름 뭐든가?”
“ooo"
"왜 시간 지키지 않나? 지금 내가 뭐라고 했어. 생활노트 어디 있어? 왜 늦어 동무”
“너는 여기 직맹조직 사람이 아니야?”
“오늘 생활총화에는 지각 안 했습니다.”
“지각 안했어. 임마! 몇 시에 시작해. 몇 시에 시작해?”
“7시 반입니다.”
“7시 반 전에 왔어? 7시 반에 오라면 와야지, 너만 7시 반 지나서 와도 돼? 쌍놈의 새끼, 거저 얼렁뚱땅 얼렁뚱땅”
“상급이 생활총화 지도 나왔는데 거저 끝나기 전에 스리써(슬쩍) 나타나서 말이야. 너희들부터 해야 할거 아니야.”
“다음 생활총화도 7시 반부터 시작해, 청년동맹 두 7시 반부터 해, 직맹 두 7시 반부터 해”

너희 어디야. 8시에 하는 생활총화는 데가 어디 있어. 쌍 빌어먹을 놈이 새끼”
“다음부터 시간 늦었단 봐라. 남 안 받는 비판 너 왜 비판 받는지 알아? 모든 기업서 7시 반에 생활총화 하는 거 다 알아. 근데 왜 이렇게 늦어? 8시 기업소 조회하잖아, 8시부터 조회 참가해야 할 거 아니야?”
“앉아, 할 사람 더 있어?”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해, 거짓말을 엉? ‘예, 제 오늘 좀 늦었습니다’ 나래는 목이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해. 사람이 거짓말은 뭔지 알아? 그 사람을 속여 넘겨서 자기를 내세우는 거야. 그래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거짓말은 배신의 첫걸음’이라고 하셨어, ‘배신의 첫 걸음’ 배신자가 처음 하는 게 거짓말부터 시작한다고 했어. 한 번도 아니 구 계속 늦잖아, 배신자 라는 게 멀리 안 있어, 저쪽에 둔덕(언덕)에 있는 게 아니야. 이 울타리 안에 이 방안에 있어. 자기 옆에 있고. 그 배신이 거짓말부터 시작한다는 거야. 왜 자꾸 거짓말 쓰나? 내 이제 보라. 공장 저쪽에서 보니깐 서있다가, 내 앉아 있는 거 보고 숨긴단 말이야. 아 그렇게 할 필요 뭐 있나? 그 창문을 밑에 해서 숨을 필요 뭐 있나. 일없단 말이오, ‘내 오늘 이래 이래서 늦었습니다. 다음부터 늦지 않겠습니다.’ 말 한마디 하면 되잖소. 그런 사람들의 집은 문제가 있단 말이오. 이거 직맹이 조직생활 좀 잘해야 되겠소.”

“몇 가지 주의 할 것은 이거 말씀 인용하거나 10대 원칙 인용 할 때는 원래는 어떻게 하는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당의 유일 사상체계 확립 10대원칙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야 해 원래는. 근데 지금 그건 다 없어지고 10대원칙에는 이렇게 안 한다 이거야. 다음부터 이거 고치라. 그 다음 이거 지각하는 문제야. 생활총화 때도 지각하니깐 조회 때는 지각 없겠어? 조직규율이 약하고! 사람들이 조직을 무서워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개인을 무서워하면 안 돼 이거. 그러니깐 호상비판 하나 두 없어, 호상비판 하나 두 없잖아, 자기 생활총화 노트 자기 이름 써서 다 여기다 내.”

파일 3.

중앙당 조직부에서 언어예절을 바로 지키는 고상한 도덕품성을 찾는 식의 사업을 실속 있게 할 것. 사회적으로 저속한 언어예절 문화를 바로잡기 위한 된바람을 일으킬 데 대하여.

사람들 호상간 야자 이 새끼, 저 새끼, 종간나 새끼, 머저리 같은 놈, 바보 등의 저속한 말을 하며 쌍스러운 말을 망발하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투쟁을 벌여 동지 동무라는 고상한 우리 말을 살려 쓰기 위한 교양사업을 강화할 것. 부부 간에도 머저리 같은 것, 쌍 간나, 애간나 하면서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를 하지 말 것. 근로자들와 청년들 속에서 자신보다 조직과 집단을 사랑하고 조직과 집단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일하는 고상한 미풍을 높이 발휘들 할 것.

혁명가 유가녀, 전사자, 피살자 가족, 영예군인들 비롯한 핵심군중을 아끼고 사랑하며 그들의 사업과 생활에 깊은 관심을 돌리고 권리문제를 제 때 풀어주도록 할 것. 근로자들과 청소년들 속에서 열차와 버스, 극장, 공공장소에서 공중도덕을 지키며 늙은이들과 윗사람들과 애기 어머니들에게 자리를 전하는 등 모든 면에서 고상한 도덕 기풍이 차 넘치도록 할 것.

집단적으로 술 놀이를 하며 술판, 먹자판을 벌여놓고 히귀망칙한 춤을 추는 등 우리식의 고상한 생활풍습을 좀먹는 행동을 하지말 것. 비(非)사회주의 현상과 투쟁을 강하게 벌여 사회의 건전한 생활기풍을 확립하는 투쟁을 벌일 것. 당원들 당 조직에서 직맹은 직맹조직에서 청년동맹은 청년동맹조직에서 다 베껴서 6월 20일까지 이런 활동을 한 적이 없는지 다 검토하기로 했다. 6월 25일부터 7월 중순까지 대대적인 사상투쟁을 진행하겠다. 이것은 5월 1일 장군님 말씀이고, 이것은 장군님 말씀 관철을 위한 방침이다. 세포총회에서 먼저 토론하고 거기서 토론된 내용을 가지고 초급당 총회에서 엄중히 토론하고 문제의 정도에 따라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그런 것만큼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아이들처럼 생각하면 한다. 남자들부터 잘해야 한다. 반장 비서동무들 잘해야 한다.

5월 20일 당 중앙위원회 지시
일부 주민들이 화교들에게 돈을 주고 중국말을 배워달라고 돈을 주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 속에서 훈장과 메달을 팔아먹는 행위를 하고 있다. 법적 투쟁을 강하게 벌여야 한다. 집에서 부모들이 탄 훈장들을 가보로 잘 보관해야지 아이들이 가지고 다니면서 인민학교 아이들이 훈장을 서너 개 달랑달랑 들고 다닌다. 아버지는 알지만 손자세대는 잘 모른다. 그걸 탄 사람은 얼마나 노력하고 탔겠나. 자식들은 모른다. 그 교양을 잘해야 한다. 토끼 기르기 문제다. 방침도 나왔지만 잘해야 한다. 그래서 반장 비서부터 잘해라. 이번 주까지 보고해라. 토끼 두 마리 언제 같다 놨다. 이런 것을 모두 보고해라. 기업소도 토끼 기르는 문제를 다 토론해야 한다. 이런 문제가 다 논의해야 한다. 당에서 지시를 하고 다 움직여야 한다. 움직이는 사람 따로 있고 강 건너 불 보듯 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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