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제부터는 그 배후의 근원 세력들 간의 “이질성”이 “적대성”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유무역과 자유인권을 존중하는 세력을 서방세력이라고 한다면, 비록 ‘잃어버린 10년’ 동안 헤맨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호주,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및 ‘EU’나 ‘NATO’로 대변되는 유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해양진출이 활발하였기에 해양세력이라고도 부르는 서방세력은 과학기술과 사회제도가 발달되어 있어서, 개도국을 비롯한 非서방국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경하는 현세의 에덴동산이다.

그런데, 이러한 서방세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두 가지 적대세력이 존재하고 있다.

그 하나는 『대륙세력』이다.

이들이 유라시아 대륙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기에 해양진출위주인 서방세력에 대비하여 대륙세력이라고 하는데, 원래는 이들이 서방세력과 대립하게 된 단초는 그들이 신봉하는 공산주의에 의한 『이념대립』에 기인한다.

그 중심세력은 『중국ㆍ러시아』이다.

다른 하나는 『무슬림세력』이다.

서방세력이 대부분 기독교를 신봉하는데 비하여 이들은 회교(이슬람)를 신봉하는데서 비롯된 『종교대립』에 기인한다.

그 중심세력은 국가적ㆍ공식적 실체로는 천명하지 않고, 다만 회교권 내에서 비정부적ㆍ국적초월 연합 성격을 띈 『알-카에다』같은 것을 들 수 있겠다.

둘 사이에는 대륙세력-종교세력, 이념세력-종교세력, 정부-비정부 같은 차이점은 있었으나, 모두 反서방 특히 反美에 있어서는 찰떡궁합을 연출하였기에 지금까지 그들은 자원과 안보에 있어서 철저히 공조를 지켜왔다.

그래서 중국의 자원외교가 성공을 거두었고, 그래서 이란의 핵미사일에 대하여 미국ㆍ유럽보다 지리적으로 더 위험함에도 중국과 러시아가 전혀 공포를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먼로주의에 의하여 미국과 통합과 조화를 지향하던 라틴아메리카를 反美化 시키는데도 상당히 기여(?)를 했다.

이러한 대륙세력과 무슬림세력 사이에 유일한 뇌관이 존재하였으니, 바로 중국지배 하에 있는 위구르 자치구 문제였다.

이들은 티벳 독립시위 때 중국의 무차별 유혈진압에도 침묵할 정도로 냉혈한이었는데, 바로 위구르 자치요구 시위 유혈진압에서는 그 양상이 180도 다르게 나타났다.

알-카에다의 고위 간부가 2009년 10월 7일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 족에게 중국에 대한 성전(지하드)을 촉구하고 전세계 무슬림에게 이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던 것이다.

위구르 사태가 끝난 지 넉 달이나 지나서 생각지도 못한 선언을 재차 쏟아냄으로써 중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체첸 문제 이후 잠잠한 러시아도 슬슬 불안해질 조짐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무슬림세력과의 반미공조 차원에서 친목을 유지하느라 9.11 이후 세계적 對테러戰 참여에 미적찌근하던 대륙세력의 태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덕분에 두 적대세력과 대치하던 서방세계의 부담은 다소 완화되었다고 본다.

그렇다고 적대세력의 한 축이라도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이러한 관계변화가 대륙세력 중주국들의 북핵에 대한 태도변화를 재빨리 읽어야 할 것이다.

무슬림과의 대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판단해서인지 중국이 북한을 대대적으로 원조하겠다는 데서 본질의 변화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란과 북한의 핵ㆍ미사일 공조 속에서 뭔가 유리한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들 사이에 대륙세력과 무슬림세력의 대립이 적용되도록 뭔가 묘수를 발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핵무장을 자제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문제도 서서히 수면위로 떠올릴 때가 되었다고 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