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핫이슈 > 北中 관계 악화

유엔 안보리 결의` 직후 북·중 관계 험악했다 [중앙일보]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에 찬성한 것은 신뢰와 의리를 저버린 배신행위다. 조선노동당과 정부는 분노를 참을 수 없으며, 중국 정부는 분명하게 해명해야 한다."

지난달 16일 새벽 북한 외무성은 우둥허(武東和) 평양 주재 중국대사를 소환해 이렇게 호통쳤다. 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로부터 결의안 통과 소식을 접한 직후였다. 홍콩의 시사월간지 정밍(爭鳴) 8월호와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지도부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에 중국이 찬성한 것에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혈맹으로 불리던 양국 관계는 빠르게 식고 긴장 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은 배신자"=북한 외무성 고위 간부의 호통에 우 대사는 "본국에 확인해 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북한의 항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 아침 최진수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는 중국 외교부에 리자오싱(李肇星) 외교부장의 면담을 요청했다. 중국 측은 일정이 바빠 면담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최 대사를 비롯한 11명의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3대의 차에 나눠 타고 외교부로 직행했다. 최 대사 일행은 3시간 남짓 거칠게 항의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무시했다. 분을 삭이지 못한 북한 외교관들은 "배신자"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점심때가 돼서야 돌아갔다. 홍콩의 한 중국 소식통은 "당시 상황이 하도 험악해 경찰을 부르는 방안까지 검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중국 "우리 말 들으면 지원 늘리겠다"=북한은 지난달 11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양형섭 부위원장을 베이징으로 보냈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에는 미사일 발사(7월 5일)에 대한 북한 입장과 함께 대북 원조를 현재 연간 120억 위안(약 1조4400억원)에서 300억 위안으로 늘려 달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후 주석은 양 부위원장에게 네 가지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 먼저 한반도 비핵화가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며 그것이 지역 안정에 이롭다고 했다. 핵문제를 질질 끌면 일본에 군국주의 부활의 구실을 준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할 얘기가 있으면 6자회담에 복귀해 당당하게 말하라고 권했다. 이어 한국과 긴장 관계를 만들지 말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라는 주문도 했다. 그런 다음 후 주석은 세 가지 조건을 다 수용하면 에너지와 생필품 지원을 늘리겠다고 했다.

홍콩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후 주석의 세 가지 제안을 거부할 경우 양국 간 긴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 정밍=중국.홍콩.대만의 정치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1977년 창간됐으며 중국인이 거주하는 전 세계 90개국에서 판매된다.

[[email protected]] 5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