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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송두율 구속수사 공개주장

▲ 서울지검 이영규 조사부 부부장 검사

관련특집

- 北 서열 23위 송두율

현직 검사가 2일 재독학자 송두율씨의 신병 처리 문제와 관련 국가정보원이 공소보류 의견을 검찰에 낸 것과 관련, “즉각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지검 이영규 조사부 부부장 검사는 이날 3일자 조선일보에 대한 기고에서 “송씨의 처리 문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고, 일부에서 그에 대한 선처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부당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부부장검사는 구속 수사 이유와 관련 ▲형평성 및 법집행의 일관성에 어긋나고 ▲정상참작할 만한 사유가 없으며,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은 외국인이라도 처벌하고,▲6·15 공동선언 이후에도 국보법 위반 사범은 구속 수사해왔으며, ▲정치적 고려의 기준은 국익에 대한 기여했느냐 등의 5가지를 들었다.

이 부부장검사는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다른 검사가 왈가왈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이 사건은 주임검사의 소신만 믿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새 동료와 선배 검사 10여명에게 물어보니 모두가 구속수사해야 한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이 부부장 검사는 “공소보류가 부당함은 물론이고, 불구속기소도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당연히 구속사안임은 물론, 국내 연계 세력에 대한 수사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정치학과와 같은 대학 행정대학원 석사를 마친 이 부부장 검사는 1982년과 1988년 각각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을 합격한 뒤 1991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1997년 법무부 특수법령과에서 북한법을 연구했으며, 서울지검과 창원지검 공안부에서 공안사건을 담당하기도 했다.

(김성현기자 [email protected] )

■ 이영규 부부장 검사의 글 전문

李暎珪/서울지검 조사부 부부장검사

최근 재독학자 송두율(59)씨의 처리 문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송두율씨는 즉각 구속수사해야 한다. 일부에서 그에 대한 선처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그것이 부당한 이유는 이렇다.

첫째, 형평성 및 법집행의 일관성에 어긋난다. 그동안 송씨보다 훨씬 경미한 죄를 범한 사람들도 국가보안법위반 사범은 대체로 구속해왔다. 그것은 남북관계가 많이 호전되었다는 6·15 공동선언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한총련 간부들의 행위를 보라. 송씨의 범죄 혐의와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한총련 가입자 등 다른 국보법 위반 사범은 구속수사하면서 송씨만을 불구속수사하거나 공소보류한다면 누가 법이 일관되고 형평성 있게 집행된다고 믿을 것인가?

둘째, 선처를 하려면 그럴 만한 정상 참작 사유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수하면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였다든지, 수사에 적극 협력해서 다른 범인들을 검거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경우 등이다. 송씨에게는 그런 아무런 사정이 없다. 그는 과거 김영환씨의 경우와는 크게 다르다. 김영환씨는 반국가단체인 ‘민족민주혁명당’을 구성했다가 스스로의 반성에 의해 이를 탈퇴하고, 민혁당의 존재가 발각되기 전에 국정원에 자수했다. 그리고 많은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 덕분에 국정원은 민혁당 조직원 상당수를 검거했다. 김영환씨에게는 공소보류를 할 만한 충분한 정상이 있었던 것이다.

셋째, 송두율씨가 외국인이므로 외교마찰 등 외교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 국가보안법위반 사범의 경우 외국인이 국외에서 저지른 범죄도 처벌한다. 더구나 송씨의 범행장소인 북한은 헌법상 우리 국내이다. 세계 어느 나라가 자국 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외국인이라며 처벌하지 않는가? 2000년 4월 무렵 필자가 구속기소한 사건 중에 미국시민권자(우리 교포)가 있었다. 혐의 요지는 국내에서 김정일 찬양 책자를 발간하고, 그 책자 발간을 북한당국과 협의하기 위해 밀입북한 다음, 다시 남한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당시 미국 국무부에서는 우리 외교통상부에 그 사람의 처리방향을 묻거나 선처 가능성을 타진한 적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항의하거나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칫 내정간섭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외교마찰 운운하는 것은 사대주의적 발상이거나 아니면 진상을 호도하려는 전략이 아닐까 한다.

넷째, 시대상황과 법감정이 변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6·15 공동선언 이후에도 국보법 위반 사범은 대부분 구속수사를 해왔다. 지금이 그때보다 시대상황이 나아졌는가? 아니다. 남북관계는 최근 북핵위기 등으로 더 악화되었다. 6·15 공동선언 무렵엔 일반인은 물론이고 공안검사들조차도 경미한 국보법위반 사범 처리 문제를 고민하는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오히려 일반국민들이 스스로 너무 해이해진 안보의식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시대상황이나 법감정이 결코 송씨 선처를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변한 게 아니다.

다섯째, 공안사범이므로 정치적 고려를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한다. 맞다. 정치적 고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안사범에 대한 정치적 고려는 집권자나 검찰의 개인적 성향이나 ‘코드’에 따른 정치적 고려가 아니다. 요컨대 국익에 큰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정치적 고려의 기준이다. 황장엽씨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황장엽씨의 경우 북한에서의 행적만을 놓고 보면 분명 엄중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지만, 그가 탈북하여 남한으로 귀순함으로써 우리 국익에 기여한 바는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그런데 지금 송두율씨가 우리 국익에 무슨 기여를 했단 말인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특히 다른 검사가 왈가왈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주임검사의 소신만 믿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

법무부 특수법령과에서 북한법을 연구하고 서울지검과 창원지검 공안부에서 공안사건을 처리해본 검사로서, 요 며칠 사이 동료 검사와 선배 검사 10여명에게 물어보았다. 모두가 구속수사해야 한다는 반응이었다. 공소보류가 부당함은 물론이고, 불구속기소도 원칙에 맞지 않는다. 당연 구속사안임은 물론, 국내 연계 세력에 대한 수사로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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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규 검사는 누구

이영규(李暎珪·43)검사는 충남 서천 출신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정치학과 재학중 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졸업 후 3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1년 서울지검 검사로 수석 임관한 뒤 대구지검, 독일 법무부(파견), 법무부 특수법령과, 서울지검 검사로 근무하다가 창원지검 부부장 검사에서 지난 8월 서울지검 조사부 부부장 검사로 발령받았다. 그는 서울지검 공안부 근무 시절 ‘강철 서신’의 김영환씨 등이 연루된 ‘민혁당 사건’과 ‘미국시민권자 북한 잠입·탈출 사건’ 등의 수사에 참여했다.

(이진석기자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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