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의 삽질에 온 나라가 조롱과 비웃음을 날리고 있다.. 경천동지!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린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김한길의 썰렁개그 덕분에 “하늘이 웃고 땅이 뒤집어” 졌다.. 하긴 김한길에게 무슨 큰 잘못이 있겠는가? 문제가 있다면 한발 늦게 깜빡이는 쌍팔년도식 현광등이라는 점일 게다.. 실제로 몇 주 전에 온 나라가 다 같이 놀아나지 않았나!

이명박 시장의 황제테니스 사태를 눈 여겨 지켜본 이라면 그 사태 자체가 썰렁개그였음을 느낄 수가 있다.. 황제테니스라는 거창한 타이틀의 실체는 무었이었나? 출처도 불명확한 로비의혹이 언론과 방송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폭우가 쏟아질 때 밤 12시까지 회의주재를 하고 다음날 시청에서 5분 거리의 테니스장에 간 것도 호들갑을 떤 것이 그 일이다..

그토록 방송과 언론에서 제기되던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이명박 시장은 검찰에 넘겨지고 지금쯤 죄가 드러나야 옳지 않겠는가? 그러나 잠잠한 것을 보니 무책임한 폭로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열린당은 그 재미를 톡톡히 봤다.. 김한길의 문제라면 그 미몽에서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흘러간 유행가를 불러댔다는 점이다.. 현광등 고문관인 게 죄다..

사실 이명박의 테니스 사태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해찬이 뒤가 구리다 못해 썩은 냄새가 풍기는 골프파동으로 낙마를 하자 그에 앙심을 품은 극소수의 노빠들이 인터넷에 진을 치고 주접을 싼 것이다.. 실제로 방송과 언론이 그토록 집중포화를 퍼부었어도, 일반 국민들은 그 썰렁함에 코웃음도 치지 않았다.. 있었다면 인터넷의 몇몇 사이트에서의 “접시 물 안의 태풍”이었다..

이번 폭로가 그 당시에 터졌다면 어땠을까? 몇 년 전에 비 오는 날 테니스를 친 것 가지고 한겨레가 호들갑을 떨며 기사를 쓰고, 그게 포탈 메인에 걸리며, 한 줌도 안 되는 노빠들이 그 댓 글에 하루 종일 붙어 마타도어를 날리던 그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인터넷의 여론조작을 실제여론과 혼동하는 노빠 찌라시의 닭대가리 기자들에게는 분명 경천동지였을 것이다..

이번에 김한길의 삽질이 비웃음을 사는 이유는 삽질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방송과 찌라시,노빠들이 들이 황제테니스라는 삽질을 할 때 같이 하지 못했다는 타이밍 상의 문제일 뿐이다..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주접을 쌌기 때문에 문제일 뿐이다.. 어쨌든 고맙다.. 노빠 찌라시와 열린당의 닭 짓 덕분에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은 점점 높아져만 가니 말이다..

너무 재미 없이 게임이 끝나도 싱거우니 이 참에 열린당과 노빠들에게 조언을 하나 해야겠다.. 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더 이상 네거티브 전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노빠진영은 깨달아야 한다.. 남의 비리나 파헤쳐 반대급부를 얻으려는 저열한 술수는 가면 갈수록 약발을 받지 못할 것이다.. 우리사회의 페러다임은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 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왜 강금실이 오세훈에게 밀릴까? 강금실이나 오세훈은 기존의 정치권에 염증을 느끼던 국민들에게 모두 대안으로 다가선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점이 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엄연한 차이가 존재를 한다.. 그 차이를 깨닫지 못한다면 열린당은 노무현 임기만료와 함께 역사에 사라질 수 밖에 없다..

강금실의 이미지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시니컬한 냉소이다.. 마치 양반과 관료들을 풍자한 마당극이 인기를 끌 듯 국민들의 네거티브적이고 냉소적인 정서에 기댄 이미지다.. 반면 오세훈의 이미지는 기존 정치권과는 차별화 되면서도 네거티브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진지하고 성실한 이미지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그 둘의 극명한 차이점이다..

국민들은 여전히 기존 정치권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민생의 붕괴로 더 이상 그들을 비웃고 조롱한 여력이 없다.. 비리를 파헤쳐 정치인들을 혼내주고 조롱을 하는 시니컬한 퍼포먼스는 배가 부를 때나 먹힐법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의 대안으로 신선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이를 갈망하고 있다..

이 추세는 앞으로 더 심해질 수 밖에 없다.. 네거티브나 선심성 공약, 포퓰리즘적인 행보는 결국 자신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 밖에는 없다.. 이러한 변화를 읽지 못한다면 차기 집권은커녕 존립 자체에 퀘스쳔 마크를 던져야 한다.. 그것은 비단 열린당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이젠 정치인들은 남을 비방하면 자신이 뜬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물론 이것은 정치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우리시대의 모든 문제의 이면엔 언론과 방송의 잘못된 저널리즘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자극적이고 섹시한 기사만을 찾다 보니 이미 한국의 방송과 언론들은 그 품위를 잃고 있다.. 상업주의에 물들어 선데이서울에나 어울릴법한 기사화 타이틀로 스스로의 품격을 낮추는 언론의 저열한 작태는 그만 둬야 한다..

김한길의 생쑈와 그로 인한 역풍에서도 이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치권이나 언론이나 도태될 수 밖에는 없다.. 요즘 국민들은 선데이 서울 더 이상 안 본다..

시대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