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완전히 파티장이더라. 샥스핀(상어지느러미) 스프를 포함해 7가지 코스요리가 나오고, 또 무슨 청와대가 노래방인가. 당선자 연찬회도 우리는 국민들 눈치보여 검소하게 치렀다. 야당과 상생의 정치를 한다고 했으면 우리와 보조를 맞춰야 하는 것 아닌가."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7개 국회 개원 후, 첫 회의를 정부와 여당을 향한 쓴소리로 시작했다. 31일 오전 9시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 김덕룡 대표는 휴일 충주 유세현장을 돌며 들은 시장상인들의 말을 인용, 지난 29일 열린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당선자와의 만찬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김 대표는 또한 이번 보궐선거와 관련 "노무현 정부의 포퓰리즘 동원과 이벤트식 정치행태 등 과거와 변한 게 하나도 없다"며 "탄핵 이후 조성된 국민적 기대를 스스로 망가뜨리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여당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대여공조의 여지를 남겼다.
"우리는 8천원짜리 수입쇠고기 먹어... '상생정치' 보조 맞춰야"
전여옥 대변인도 가세했다. 전 대변인은 상임위 회의내용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밴드는 없었다 해도 '만남' '부산갈매기' '허공'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인가"라며 "승리에 도취해 기름진 음식에 포도주를 마시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열리우리당 당선자간의 만찬회에 대한 전 대변인의 평은 거의 푸념조에 가까웠다.
"우리는 당선자 연찬회를 열면서도 천막 당사 앞에서 삼겹살이라도 굽고 싶었지만 고기가 지글지글 타오르는 모습이 국민 앞에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해서 인근 식당에서 8천원짜리 수입산 쇠고기 전골을 먹었다. 그리고 나는 지난 총선 때 박 대표와 전국을 돌면서 전국의 김밥이란 김밥을 다 먹어보아 지금은 김밥이라면 쳐다보기도 싫을 정도다."
이어 전 대변인은 "승리에 도취해 기름진 음식에 술을 먹는 분위기가 아닌 도시락을 먹고 금주선언을 해야 맞다"며 "작년 재계총수들과의 식사를 삼계탕 집에서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열린우리당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라고 '충고'도 잊지 않았다.
보궐선거 지원유세로 박근혜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열린 한나라당의 개원 후 첫 상임운영위원회는 김덕룡 원내대표가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남경필 원내 수석부대표를 비롯해 전여옥 대변인과 고흥길, 전재희, 김영선, 원희룡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최근 네티즌 중심으로 일고 있는 '안티국민연금 운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사회안전망으로서 절대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의 의미가 흔들리고 있고 아예 없애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땜질식 방안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지난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연금을 '용돈'으로 만들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며 "대통령의 사과와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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