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 좀 했다고
검은 돈 좀 먹었다고
선거법 좀 위반했다고는 안 쫓겨나도
국민 살기 어려워지면
헛소리 하나도 않아도
검은 돈 하나도 안 먹어도
선거법 하나도 안 어겨도 쫓겨난다.
지금 국민들 살기 정말 힘들다.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다.
일자리는 자꾸 줄어들고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고
물가는 숨통을 조여대고
집값은 삶의 희망을 잘라버리고
애들 밑에 들어가는 돈은 안 넣을 수 없고
마누라 일 나간다는데 어디서 일 하는 지
몸이나 안 파는 지 언 놈 찝적대지는 않는 지
달려오는 지하철이 무서워지지 않는 지 오래다.
자살 사이트까지는 기웃거리지 말자 말자 다짐은 해보는데
비싼 핸드폰 들고다니는 딸애에게 차마 출처를 꼬치꼬치
물어보지 못 하는 남편을 멍하니 쳐다보는 와이프.
개혁도 사상논쟁도 다 배부른 소리다.
청와대 들어가자 마자 미친 듯 골프를 쳐대던 대통령 마누라가
우리 같은 인생들 이해나 하나, 할려고나 하나 , 시늉이나 하나?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 죽어야 하는 게 생명을 가진
존재의 숙명이다. 늙어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면야
무슨 불평이냐만은 새파란 젊은 사람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닥쳐대는 데 지하철에 안 뛰어들고 무슨 수로 베긴단 말인가.
오늘은 비가 오니 그래도 낫다.
시장통을 지나오다 50대 초로의 여자 걸인을 봤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기름에 절은, 한겨울 구멍난 스웨타를 입은
그 여자는 한 손엔 살림살이를 담은 검은 비닐 봉지를 들고선
다른 한 손으론 대로변에 쌓아논 쓰레기더미를 뒤지고 있었다.
내 눈과 마주칠 순간 미안해 할 까봐 눈을 피해버렸다.
부식거리 사러 들고온 9천원에서 천원짜리 세장을 건네주고는
또 미안해 할 까봐 뒤도 안 돌아보고 휑하니 걸음을 옮겼다.
내일 죽어도 오늘 내 행동에서 희망을 찾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좋겠다.
작년 한 해만 재산이 3억 가까이나 늘어나서,
골프도 치고 오페라도 보고 후원자도 많고 팬도 많고
별천지 나라의 대통령이지 서민들 대통령은 아닌갑다.
처가 밥 먹어라 부른다. 콩나물 밥이란다.
콩나물 밥에 계란 후라이 하나 얹혀 양념간장으로 비벼먹으면
네 식구 3천원으로 저녁 떼워진다.
각하는 오늘 저녁으로 뭘 드실까?
2427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