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대선주자 박 근혜와 여론조사서 1~2위를 다툰다는, 안철수가 출마선언은 하지 않고 이리 저리피하며 안개를 피우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해답으로 장기판을 비유해서 설명해 본다.

지금까지 진행된 정국운영(政局運營)을 보며 프로그램은 대충 짜여 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판으로 말하면 문재인 후보가 말(馬)역할이라면 안철수는 상(象)이다.

문 후보가 출정초기에 안철수와 공동정부 구상을 말한 사실을 여러분은 기억할 것이다. 대선에 출정하면서 아무리 유력하다지만 다른 사람과 동업하자는 말은 이미 뭔가 밀약이 돼 있다는 의미로 들리는 건 사실이다.

알다시피 상(象)은 가는 길이 열려만 있으면 여러 칸을 둔다. 고수들은 주로 상(象)을 가지고 판세를 요리한다. 상(象)을 쓰는 수를 봐선 아무래도 안개 속 선수가 유리하다.

장기판주인이 설계한 정국운영을 장기판그림으로 그리자면 우(右)근혜. 좌(左)철수라 보면 된다.

이건 박포장기판 정략으로 보면 기막힌 꾀다. 양수 겹장에 외통수다. 박포장기고수라도 이수 풀라면 한참 걸리는 묘수다.

장기판 주인은 어느 쪽이 이기거나 돈을 따게 돼 있다. 대신 장기 두는 선수 중 어느 한쪽 손만 들어주면 되게 돼 있는 간단한 장기판이다.

그러나 오른쪽 선수도 그리 만만지는 않다.

반박들은 수첩공주니. 새머리니. 하지만 중원을 넘나든 험난한 여정으로 다져진 내공이 보통은 넘는다. 결단력에 있어서는 누구 못지않다. 우선 정국을 위해 온 몸을 던진 상태다. 유사시 너 죽고. 나죽자는 비장의 카드를 들이댈 수도 있다. 쓰고 안 쓰고는 본인 재량에 달렸지만,

본인도 안다. 이게 선수로 뛰는 마지막 대회라는 걸, 그러나 효자동으로 이사 가느냐! 삼청동에 눌러 사느냐! 는 차(車)와 포(包)를 지금 어떻게 쓰느냐? 에 달려있다는 건 알지는 못하는 것 같다.

죽고. 사는. 살 어름 판에 약속 따윈 쓰레기통에 던져야 산다는 걸, 항상 강한 편에 붙어야 사는 걸로 아는 선수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지금이 인생에 있어 가장 절정기로 삼지 않으려면, 도저히 질레야 질수 없는 수가 필요하다.

장기판내기에는 손가락은 손가락으로, 몸은 몸으로 란 말이 있다. 내기 판에선 실리(實利)가 제일이란 말이다. 실리? 앞엔 다른 그 어떤 것도 말짱 헛 거란 소리다.

"올 것이 왔구나!"

이 감격에 찬 외침의 진정한 의미를 장기판 수 읽듯이 수없이 씹을 때 누가 알겠는가? 묘수가 터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