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정환민(鄭煥旻) 한서대학교 교수(정보학 전공)가 폭로한 국정원 내부의 갈등과 파행인사 운영 사례 전문 -- 정환민 교수는 前 안기부 대전지부 부지부장
2002년 11월
필자는 2001년 12월 한 주간지를 통해 국정원이 「특정지역 왕국」이란 오명을 씻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줄 것을 충언한바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그해 12월 17일자 조선·동아등 주요 일간지에는 「국정원이 국·실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호남 출신을 대거 배제했다.」라는 등의 기사가 보도되었다. 아주 이례적인 보도였다. 국정원의 인사는 정무직인 원장이나 차장을 제외하고는 보도되는 일이 거의 없는 보안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진승현 게이트」사건에 연루되어 사퇴한 김은성(金銀星) 2차장 자리에 역시 호남 출신인 이수일씨가 기용되고 정책 국장, 해외 OO국장, 총무국장 등 주요 부서장은 물론 11명의 시·도 지부장 중 6명이 호남 출신이었다. 과장·계장과 실무자들까지도 1998년 조직 개편 당시의 기조는 변함이 없어 사적 연대감은 아직도 「호남 왕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직 운영의 원리는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불평등한 인사에서 충성심이나 열정적 근무 자세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만고의 진리이다. 과거 중앙정보부와 안기부에서 근무한 직원들은 충성심과 보안 의식으로 철저히 무장되어 있었다.
당시 정보 문건을 가지고 양심선언을 했다거나 정치권에 줄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요즈음 도청자료 등 많은 정보 문건이 야당 정치인에게 제보되어 국회에서까지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필자도 젊음을 바쳐 안보 분야에서 일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별정직 공무원이지만 고도의 국가기밀을 취급하기 때문에 외부에 노출되어서는 안되는 조직이다. 이렇다보니 원장의 「결심」여하에 따라서 인사와 고유 업무가 뒤틀릴 수도 있어왔다.
현정부 하에서의 국정원이 바로 이를 극복하지 못함으로써 내부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다음 정부에서만은 이러한 문제들이 재현되어서는 안된다는 충정에서 국정원 내부의 갈등 요인을 지적하고자 한다.
질질 끄는 직권면직 처분 취소 청구 소송
現 국민의 정부는 출범 직후 정보기관을 장악하기 위해 구조조정이라는 미명 아래 국정원 2, 3급직 간부 125명을 1998년 4월 1일자로 무보직 대기 발령시킨 후 1년 뒤인 1999년 3월 31일, 이중 끝까지 사표제출을 거부한 21명을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직권 면직시켰다. (의원면직된 100여 명은 대부분 협박과 압력에 의해 사표를 제출하였다고 주장하면서「국강투」결성)
이들 21명은 당시 문제가 됐던 「총풍」이나 「세풍」등 어떤 정치적 사건에도 연루되지 않은 안보 분야에서만 일해온, 자타가 공인하는 베테랑급 정보맨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영남지역 출신(경상도 17명, 서울·경기·강원·충청 각 1명)이 대부분이었다.
뿐만 아니라 면직사유(국정원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도 「무능」, 「발전성 무」 등으로 간단하게 명시하고 있어 특정 의도가 있는 인사조치였음을 짐작케 하였다.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된 이들은 국사모(국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소송 당사자 모임을 결성하고 1999년 4월 행정자치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동년 7월5일 기각 결정)하고 이어서 동년 10월 7일 서울 행정법원에 「직권 면직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소송제기 4년이 경과하고 現정부 임기를 2개월 정도 남겨 놓은 시점까지도 확정판결은 고사하고 1심 변론조차 종결되지 못하고서 사건은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퇴직자를 포함한 국정원 직원은 사건당사자로서 법원에서 진술하고자 할 때에는 미리 국정원장의 허가를 받아야한다고 규정한 국가정보원 직원법 제17조 부분에 대하여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으로 헌법재판소에 의해 「헌법불합치」결정만 내린 상태에 있다.
동일한 사건의 간부직원이 아닌 하급직원들의 경우 이미 대법원 판결로 복직 되고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이들은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가 보장된 법치주의 국가라고 자부하는 나라에서 소송의 지연으로 또다시 희생되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다.
속보이는 인사로 위계질서 와해
국정원은 공채와 특채를 통해 신규 임용자를 뽑고 있는데 그중 공개채용은 매년 정기적으로 선발하여 직원으로서 갖추어야할 제반 사항들을 1년간 교육시켜 실무에 배치하는 「정규과정」이 있다. 군으로 말하면 사관학교와 같은 제도다.
이 과정 출신들은 임용시부터 높은 경쟁률 속에서 선발된 데다가 국제적 에이전트(agent) 수준의 교육을 이수함으로써 기간 요원이란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들은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분명한 전통을 유지하고 있어 후배가 상급자로 보임되는 것을 가급적 피해주는 인사원칙이 관행화 되어왔다.
그러나 현정부 들어 이종찬(李鍾贊) 원장이 언필칭 개혁인사를 단행하면서 이러한 위계질서는 완전히 허물어졌다. 아이러니컬하게도 李鍾贊 원장은 정규과정 1기생으로서 그가 실무에 있는 동안 정규과정 출신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었다.
그는 1980년 5공 출범 당시 중앙정보부 개편시에도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많은 직원을 퇴직시켰지만 노태우 대통령 취임 후 강제 퇴직된 직원 전원에게 8년간의 월급을 소급하여 지불함으로써 당시의 인사가 잘못되었음이 입증되었는데도 20여 년 후에도 똑같은 잘못을 반복해 전 현직 직원들은 의아해 하기도 하였다.
어찌하였던 李鍾贊 원장으로 인해 빗나가기 시작한 인사문제는 DJ정권 말기에 들어와 더욱 심도가 깊어지고 있다. 특정지역 중심 인사의 폐해가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는 요즈음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보안 누설 문제를 보면 짐작이 갈 것이다.
오죽하였으면 취득한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가야 한다는 직업윤리를 던져버리고 야당 정치인에게 달려가는 사태까지 이르게 하고 있는지 이는 신건(辛建) 국정원장을 비롯한 지휘부의 전적인 책임이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파행인사 사례들
이러한 일들이 있었다.
사례1)
제보자 승진 복직
1997년 10월 감찰실 기획계장(4급)을 맡고 있던 김OO씨는 후배가 과장으로 승진된 인사에 항의하면서 사표를 제출하고 당시 본인이 업무상 지득한 부내자료를 외부로 반출한 후 안기부 신청사 신축 부조리 직무와 관련된 사항들을 언론사에 발설하여 물의를 일으킨 바 있었다.
현직 직원 신분으로 부내사항을 양심 선언한 것은 그가 처음으로 큰 충격을 주었는데 전남 광양 출신인 그는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계획된 거사(?)를 한것으로로 추측되었다.
그는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1997년 12월 19일 사표가 수리되었다. 그러나 신정부 출범 직후부터 복직을 추진하여 빈축대상이 되기도 했다. 물론 직원들의 반대 분위기로 처음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1999년 9월 천용택(千容宅) 원장 부임후 함모 신부의 지원을 받아 1계급 승진하여 복직, 현재 과장으로 근무 중에 있다.
사례2)
1급 국장자리에 신참2급 발령, 특정 연고자 소문
2000년 12월 정기 국실장 인사에서 전혀 예기치 않은 인물이 해외정보 수집을 전담하는 정보OO국장에 임명되었다.
이 자리는 해외에서 활동중인 요원들의 인사권과 때로는 공작업무까지 부여되다 보니 유능한 고참 1급직들의 몫이었다. 그런데 신임국장인 박OO씨는 2000년 6월 1일에 막 2급으로 승진한 정규과정 11기생으로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아직 실무에 남아 있을 때였다.
인사와 관련해 말이 많았던 그는 실세인 박지원(朴智元)씨와 천용택(千容宅) 前 국정원장의 목포 문태 고등학교 후배였다. 1급으로 승진시키려 해도 연한(3년)이 모자라서 소위「마이가리」 국장을 하고 있는 박모씨는 내년도 신정부 출범을 제일 두려워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서인지 최근에는 외교관인 대사직으로의 전직을 추진한다는 설이 유포되고 있다.
사례3)
고유업무 몰라도 해외 파견 파행
해외에서 활동하는 요원들의 필수 조건은 그 나라의 언어에 능통해야 한다는 것은 일반적 상식이다. 그래서 그간 국정원에서는 언어가 미숙한 요원에게는 1년 이상 해당국가의 언어를 교육시켜서 파견하곤 했다. 그러나 현정부가 들어와서는 이러한 원칙은 무시된지 오래되었다.
중국 언어는 물론 중국과 아무런 연고조차 없던 최O씨는 2001년말 중국 공사로 발령 받았다. 그래서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중국어 공부와 고유업무 숙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중국 근무 9개월도 채 못되어 8월 31일부로 귀국명령을 받았다. 개인적 문책이나 정기 인사철도 아니어서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중 후임자를 보고 귀국명령 배경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후임자도 중국어는 물론 중국 근처에 가본 적도 없는 독일 전문가인 강OO씨였다.
그가 임기 2∼3년이나 남겨 놓고 있는 최O씨를 끌어내리고 서둘러 중국으로 보내진 사연인 즉슨, 1급으로 승진시켜 다음 정부에 대비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그는 辛建 원장의 고향 후배였다.
사례4)
편법승진코스가 된 해외파견근무
또 워싱턴 DC 공사인 이OO씨도 2001년 5월에 부임하였다. 통상 4년이 임기이고 보면 임기가 3년 정도 남아 있는 시점이었다. 그도 2002년 8월 31일부로 홍OO씨로 교체한다는 인사명령을 받고 급히 귀국했다.
홍모씨는 유엔 공사(2급직)로서 임기가 만료되는 2003년 귀국을 앞두고 있는데 그와 같이 現 근무지에서 상위직(1급)으로 승진 보직되는 경우는 전례 없는 인사로 각종설이 난무하고 있던 중 그도 개인적 문제가 있었던지 워싱턴 공사 부임 1개월만에 보직해임되어 급거 귀국했다.
사례5)
보직해임된 지부장 승진까지
또 다른 예로는 2001년 광주지부에서는 직원 1명이 청사 내에서 이혼한 아내를 살해하여 시체를 유기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지부장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물어 보직해임을 당했다.
이 사건 당시 광주지부장이었던 박OO씨가 2002년 7월 1급직인 정보 대학원직에 승진 발령 받았으니 놀랄 일이었다. 상식을 벗어난 인사였는데 그는 光州출신으로서 DJ 정부 출범 직후 소위 「총풍」에 관련된 직원을 색출하는 임무를 맡아 상관이나 선배들까지 직접 수사했던 장본인이었다.
사례6)
정년퇴직 대기자 인사내규 바꿔 4년 더 근무
아주 오래도록 직원들의 입에 회자되어온 한 이야기는 이렇다. 수사국 O과장으로 있던 배OO씨는 1938년생으로 1998년 6월 30일이면 61세로 연령 정년을 맞게 되었다. 때문에 그는 퇴직 준비를 위해 1997년 12월 31일부터 대기 명령을 받고 집에서 쉬고 있었다.
그런 그가 1998년 1월 金大中 정부의 정권 인수위원으로 나타나 국정원을 활보하더니 신정부 출범후 정보대학원에서 자리를 굳히고 4년간 근무하다가 65세인 금년에서야 퇴직하였다. 그를 위해 인사내규를 개정할 정도였으니 무소불위였다.
이를 두고 원내에서는 그가 호남의 성골로서 당시 원내 조직 개편을 앞두고 제거해야할 직원 명부인 「살생부」를 만들어 실세들에게 제공했다는 설이 유포되기도 했다.
퇴직 후까지 챙겨주는 집안
국정원은 1998년 4월 1일 호남 출신들을 요직에 앉히기 위해 기존 간부 125명을 1년간 보직없이 대기 발령 시켜 놓은 뒤 1999년 3월 31일 강제 퇴직시키거나 사퇴를 종용하였다. 125명의 대기자 중에는 호남 출신이 4명 밖에 포함되어있지 않았는데 그것도 3명은 후일 구제되었고 나머지 1명은 당시 삼성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였기에 혜택을 받지 못 하였다.
이토록 특혜를 받은 호남 출신 대부분은 金대통령 집권기간 내내 주요직에서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추진하는데 철저한 수족이 되었다.
국정원이 국가 안보를 위한 국가 방첩기관이란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그러나 국정원이 현정부 집권기간에 간첩을 검거했다거나 북한의 핵개발과 서해안 교전 조짐을 사전 경고하고 대처토록 했다는 보도는 보지 못 했다.
현직에 있는 국정원 직원들조차도 국정원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거나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헷갈리고 있다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 싶다.
이러함에도 정부는 정년 퇴직을 맞은 고위 간부들의 상당수를 정부투자 기관 임직원에 재취업시켜 주고 있다. 직원 인사에서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서라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現정권에서 수행해온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문제를 의식한 나머지 일종의 입막음차원에서 그와 같은 인사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이러한 풍요로운 현직들의 축제 뒤안길에는 졸지에 실업자가 된 수많은 전직직원들이 통한을 품고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
각종 게이트마다 국정원 출신들이 연루되었다는 사실 앞에 국정원 직원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 숨어살다시피 하고 있는 50대 전후 퇴직 간부들은 연금과 연구 수당을 합해서 200여 만원 수준으로 4인가족 생계비 수준에 턱없이 모자란다.
생활비와 자녀학자금을 대다보면 본인의 품위 유지비는 생각조차도 할 수 없어 등산으로 소일하면서 마치 노숙자와도 같은 초라한 신세를 면치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필자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취업자리가 전리품이 아닌 이상 억울하게 강제 퇴직당한 이들을 배려해 주었더라면 서로 엉켜진 응어리도 풀어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겠는가.
국가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굳이 편가르기식으로 내 식구만 챙기겠다는 생각으로 전직 직원들을 내팽개친 결과는 서로의 미움과 갈등 뿐이리라.
나누어 먹기식 재취업 사례
국영기업체나 국가 기관에 나누어 먹기식으로 재취업시킨 사례는 다음과 같다.
최규백(기조 실장) 한국전력 고문.
김승일(수사국장) 보훈 복지공단 감사.
김철환(8국 단장) 인천 공항 관리 공단 부사장.
이강희(강원지부장) 강원랜드 감사.
이병준(대전지부장) 한전 남부 발전소 감사.
이문옥(비서실장) 강원레저 공동대표 겸 전무.
나건철(경기지부장) 강원레저 감사.
서부국(감찰실장) 수자원 공사 감사.
이성기(대공수사국 과장) : 대한 화재보험협회 상무
최조영(1국장) 쿠웨이트 대사.
이하진(연구위원) 히로시마 총영사.
이영길(6국장) 핀란드 대사.
또 1급 부서장들만이 맡아오고 있는 원내 각종 연구소에도
박홍철(총무국장) 양지회 사무총장, 유청식(부산지부장) 안보 정책 연구소장, 성기영(1국장) 국제 경제 연구소장, 우명성(중국 공사) 안보 정책연구소 이사장, 정상화(6국장) 통일 전략 연구소장 등이 퇴직하면서 동시에 취임했는데 사실 말이 연구소이지 연구실적이 있는지조차도 모르고 있는 위인설관의 이 자리는 전직 간부라면 누구나 앉을 수 있는데도 직전국·실장에게만 자리를 주고 있다.
반면에 1999년 3월 31일 강제 퇴직당한 김OO씨는 자신의 능력으로 자유총연맹 연구위원으로 취업했는데 국정원이 행정자치부를 통해 사직을 요구해옴에 따라 금년 1월 ?겨나고 말았다. 직권면직 처분취소 청구 소송 당사자인 「국사모」 일원이라는 데 대한 보복이 아니었나 의심이 되고 있다.
연구비 차등지급으로 전직 간부 비판
국정원은 정보부 시절부터 직원들의 퇴직 후 후생복지를 위해 「양우 공제회」를 운영하고 있다. 즉 근무중에 연금 적립금 외에 공제비를 따로 적립하여 퇴직후 직급에 따라 6년 동안 소위 품위 유지비란 연구비를 지급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국정원은 2000년 7월 1일 이후 퇴직자부터만 적용하는 내규를 고쳐 연구비를 50% 이상 인상하고 수령기간도 6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였다. (표 참조)
이에 대해 2000년 이전 퇴직자들은 자신들이 적립해놓은 기금이 도둑 맞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끼리끼리」 나누어 먹기식의 현행 규정을 시정하기 위한 소송을 준비중에 있다.
깊어가는 불신과 갈등
수일 전 李鍾贊 前 국정원장은 자신이 민주당 15대 대통령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을 때 당시 안기부 고위 간부인 Y씨가 선거관련 정보를 싸들고 자신을 찾아온 일이 있다고 실토하면서 「현재 국정원내에서 누가 한나라당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나는 알고 있다」고 언급함으로써(2002. 10. 25일자 조선일보 등 보도) 원내 직원간에는 파문이 일고 있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오늘의 이러한 사태는 李 원장으로부터 유발되고 있음을 부인하는 직원은 별로 없다. 그는 국정원장에서 퇴임하면서 언론대책 문건 등 많은 정보자료를 유출하여 개인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다가 부하직원이었던 감찰실 직원들에 의해 압수당하는 수모를 겪은 장본인이 아닌가. 사법처리 대상인 그가 조사도 받지 않고 큰소리치는 것은 뻔뻔스러움의 극치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원내에는 요즈음 「종자론」이란 신조어가 직원들간에 회자되고 있다한다. 국정원에서는 2002년 신규임용직원을 정규과정(39기)과 행정요원 및 계약직 직원을 OOO명 채용하였다.
그런데 정확한 계수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공개채용 시험시 서류 전형과 필기시험에서 2배수 인원을 선발해 놓고 3∼4차 전형인 면접과 신원 조회에서는 특정지역 출신들에게 가산점을 주어 대거 선발하였다'더라는 설이 유포되고 있어 향후 직원간 심각한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계획적으로 특정지역 출신들을 포진시켜 장래를 대비한다하여 이를 두고 「종자를 뿌린다」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내년도 신입직원 채용에서도 정규과정(40기)신입직원을 예년에 비해 배이상 되는 200명을 채용할 방침으로 현재 신원조회 중에 있는데 원내직원간에 상기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인지 이례적으로 원내 인터넷을 통해 3차 합격자들을 지역별로 분류하여 띄어놓고 특정지역 출신들에 대한 특혜조치가 없었음을 강조한 바 있다한다.
그러나 금년초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되어 구속된 김은성(金銀星) 차장이 단지 용산고등학교를 졸업한 사실이 있다하여 「서울 출신」이라고 발표, 국정원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의 행태를 본 직원들이 과연 위와 같은 해명자료를 신뢰할 것인지는 매우 의문이다.
한편 원내 간부급 직원간에는 신정부 출범을 대비하여 도피성 교육을 자원하고 있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연출되고 있다고 한다. 오는 12월 정례 간부 인사에서 해외 연수나 안보관리과정 또는 중앙 공무원 교육원에 입교하면 신정부 출범시 인사타깃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나 크고 작은 조직을 운영함에 있어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이 「인사」라는 것은 새삼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나라의 난국이, 빗나간 인사 정책에서부터 비롯되고 있음을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 왔다.
문제는 알고 있으면서 시정하지 못하고 집착하는데 있다.
국정원 또한 예외일 수 없다. 금년 12월 국정원의 간부인사는 이 정부에서 마지막 인사가 될 것이다. '형, 아우'로 일컬어지는 측근에게 특혜를 주는 등 무원칙한 인사가 재연된다면 新정부에서는 국정원의 존립가치마저 상실될 지도 모른다. 辛建 원장의 마지막 지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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