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훈령 무시하고 한국정부에 행정권 이양...
이승만 ‘우리 민족 구해준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작전에서의 첫 희생자는 뮤첼 해병 소위였다. 제1파의 소대장으로 상륙사다리를 타고 제방을 올라갔을 때 그는 인민군이 숨어 있는 참호를 발견하고 수류탄을 뽑아 던지려 했다. 그가 수류탄 핀을 뽑아 높이 드는 순간 인민군이 수류탄을 든 그의 오른손 손목을 총으로 쐈다. 수류탄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뮤첼 소위는 수류탄위에 몸을 덮었다. 소대원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그의 몸은 수류탄에 싸여 산산 조각이 났다. 그는 뒤에 미 최고 훈장인 대훈장이 추서되었다.
이때 한국 해병 2천5백 명도 같이 상륙하여 인천시가전을 치렀다. 인민군들은 여기저기에 지뢰를 묻었다. 상당수 병력이 지뢰에 희생되었다. 상륙군이 인민군이 점령하고 있던 고지를 탈환하여 버티고 있던 중 뒤에 나타난 LST선박의 방어병들이 이들을 적으로 알고 마구 함포를 날려 우군이 상당수 희생되기도 했다.
9월15일 밤은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상륙군들은 칠흑같이 어둡고 칙칙한 항구를 뒤지면서 인민군을 찾아 나섰다. 제3지점인 블루의 상륙도 성공했고 퍼싱탱크도 들어왔다. 이들은 상륙지점의 오른쪽 언덕인 관측언덕과 왼쪽의 공동묘지 언덕에서 전열을 정비한 후 9월 16일부터 김포-서울로 진격을 시작했다.
맥아더는 병사들과 두 번 가깝게 마주쳤다. 9월 15일 하오 월미도 시찰을 마친 후 인천항공격지점인 레드지점에 일단의 해군지휘관들과 함께 소형 공격정을 타고 나타났다. 마침 공병팀들이 해안방파제를 날려버릴 파괴작전을 하려던 참이었다. 이 콩크리튼벽을 날려 버려야 탱크 같은 보급물자를 배에서 마구 육지로 끌어 올릴 수 있었다. 공병대장은 날이 저물어 잘 보이지 않는 맥아더의 소형함정을 향해 “야 이 빌어먹을 것들아 방파제와 함께 날아가고 싶지 않으면 빨리 꺼지란 말야”라고 고함을 질렀다. 맥어더 일행은 기겁을 하고 현장을 비켜났다.
다른 한번은 상륙군이 인천을 막 벗어나고 있던 적을 포로를 붙잡고 있었는데 맥아더 일행이 불쑥 나타났다. 맥아더는 그 포로와 마주쳤다. 만일 포로가 미군에게 먼저 발각 되지 않고 그대로 있었더라면 맥아더가 잡힐 뻔 했던 것이다. 전방 지휘관은 기겁을 했다.
상륙군들의 서울 진격은 빨랐다. 1주일 내에 김포를 점령했고 소사를 점령했다. 상륙군의 전차부대가 소사의 고갯길을 막 돌때 인민군 탱크부대와 부딛친 일이 있었다. 불시에 양쪽의 전차가 맞닥뜨린 것이었다. 그러나 미군 탱크는 자동이어서 포신을 쉽게 돌릴 수 있었고 인민군 탱크는 수동이어서 병사들이 여러 번 손으로 돌려야 사격지점을 맞추는 것이었다. 미군 탱크부대는 6대로 된 인민군 탱크를 단번에 부셔버렸다.
미해병 1사단과 7보병사단으로 주력을 이룬 제10군단은 9월 28일 서울을 점령했다. 유엔군 깃발을 단 맥아더의 제10군단이 서울을 점령하고 있을 때 맥아더 사령부는 미국무성으로부터 긴급전문을 받았다. 서울을 점령하더라도 대한민국정부를 수복시키는 일은 장군의 일이 아니며 이는 국무성이 처리하겠다는 것이었다. 맥아더는 이를 무시했다. 그는 유엔결의안에 의해 침략자를 물리치라는 명령을 받은 유엔군 사령관이었고 유엔군사령관으로서 침략자를 물리쳤으면 당연히 대한민국정부를 복귀시킬 권한이 있다고 스스로 판단했다.
9월 29일 아직도 파편조각이 널려있는 중앙청에서 서울탈환기념식을 가졌다. 그는 이 기념식을 특별이 대한민국정부 수복식이라고 이름 붙이지는 않았다. 국무성의 비위를 일부러 거슬리고 싶지 않았다. 그는 서울 수복에 큰 공훈을 세운 제10군 사령관 알몬드 소장과 제8군 사령관 워커 중장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그런 후 참석한 이승만 박사에게 “대통령 각하, 나의 장교들과 나는 이제 우리의 군 본연의 임무로 돌아갈 것이며 당신과 당신의 정부에게 행정책임을 위임하는 바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민정이양 절차를 밟았다.
맥아더 회고록에 따르면 이때 이승만은 매우 깊이 감동을 하고 있었으며 대통령은 맥아더의 손을 꼭 붙들고 “우리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우리는 우리 민족을 구해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이양을 받은 이승만의 눈에는 뜨거운 감사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계속)
179369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