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물러나] 행자부

예진수기자 [email protected]

행정자치부가 7년만에 서울시에 대해 오는 9월중 정부합동감사를 벌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시가 ‘표적 감사’ 등 정치적인 의혹을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하는 등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행자부는 정례적인 감사로 청계천 복원공사를 포함, 서울시의 모든 업무를 감사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이에대해 서울시 일각에서는 ‘행자부 무용론’까지 내세우며 불만을 표시해 자칫 큰 후유증이 우려된다.
행자부는 11일 건설교통부 등 13개 정부부처와 함께 9월14일부터 29일까지 서울시 정부합동감사를 벌일 계획이라면서 16개 광역자치단체에 대한 정기감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동감사에 참여하는 부처는 행자부와 건교부 이외에도 보건복지부, 환경부, 산업자원부, 농림부, 해양수산부, 문화관광부, 중소기업청, 문화재청, 식품의약품안전청, 산림청, 소방방재청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의 합동감사는 ▲국민생활안전 취약 및 불편시설 점검 ▲인허가 부조리 및 파행적 인사운영 척결 ▲대형공사, 주요 시책사업 추진성과 분석 등을 중심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관심 대상인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해서도 “서울시의 주요업무 가운데 하나인 만큼 예외가 없다”고 밝혀 감사의 뜻을 분명히 했다.
행자부 신정완 감사관은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는 정부의 감사를 받도록 돼 있다”며 “1999년 이후 서울시에 대한 정부합동감사가 실시되지 않은 것은 감사원과 중복감사를 피한 것이지 예외가 인정됐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시의 한 고위간부는 “감사대상이 정부 위임사무일텐데 이는 이미 정부가 시행전부터 지침을 내려주고 수시로 협의를 통해 관리·감독해 온 사안”이라며 “거기에 감사까지 한다는 건 지방자치와 분권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반발했다. 그는 “특히 지방자치 지원부서인 행자부가 다른 부처들을 동원해 자치단체 옥죄기에 나서는 것은 본분을 잊은 일”이라며 “차제에 행자부를 폐지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후보인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사업 등의 감사에 대해선 “정부 의도가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7년 간 한번도 감사를 안 하다 한다는 건 정략적이란 의혹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청계천 사업은 정부로부터 한푼도 보조금을 받지 않은 서울시 고유사무로 감사대상이 될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서울시의 다른 관계자도 “서울시의 행정 업무는 이미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 감사원의 감사, 국회의 국정감사, 시 감사관실의 내부 감사 등을 통해 다층적으로 감시받고 있다”며 “중복 감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례에 비춰볼 때 정부합동감사의 실효성이 의문시 된다”며 “이러니 감사 때문에 일을 못 하겠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합동감사는 지난해에만 대구시(3월), 제주도(5월), 울산시(7월), 인천시(9월), 경기도(11월) 등 5개 시·도에 대해 실시한 바 있으며 올해도 경남도(3월), 충북도(4월), 전남도(6월) 등이 예정돼 있다.
예진수·한평수기자 [email protected]
190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