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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정당' 비판론에 신당 위기감 고조>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09-07 10:39

리더십 부재.공신력 논란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 직후부터 잇따라 터진 악재로 `대선용 날림정당'이라는 비판론에 직면하면서 내부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창당 과정에서 불거진 한바탕 지분 다툼에 이어 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터진 `유령당원' 동원 논란, 법원의 당명 약칭 사용중지 가처분 결정에 따른 `당명 파동'으로 입은 상처가 이번 예비경선 결과 발표 혼선으로 쉽게 치유하기 힘들 정도로 깊어졌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당장 본경선의 흥행성을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문제뿐만 아니라 수권능력에 대한 회의가 유권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 본선에서 범개혁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 지, 대선 후까지 존속할 수 있을 것인 지 등 근본적인 의문마저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당을 향해 대선을 위해 급조된 정당이라는 공격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낸 셈이어서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당이 위기상황에 처해있고, 이번 기회에 근본적이고 과감한 쇄신을 하지 않으면 대선 승리는 고사하고 대선 이후 당이 깨질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신당 국민경선위원회 김덕규 김호진 공동위원장과 이목희 집행위원장이 6일 예비경선 결과 집계 및 발표 과정에서 발생한 순위 변동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했고, 새 위원장에 양길승 최고위원, 집행위원장에 지병문 의원이 임명됐다.

문책성 경질에 이어 신당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혼선 수습 방안과 본경선 토론회 진행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들끓는 비판여론이 가라앉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신당은 6일 밤 첫 TV토론과 7일 광주에서 열린 첫 정책토론을 계기로 본경선 흥행 쪽으로 분위기를 잡아가며 위기 탈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나, 넘어야 할 고비가 첩첩산중이다.

우선 오충일 대표가 시민사회세력의 몫으로 참여한 양길승 최고위원을 경선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그동안 지도부와 경선위가 따로 놀면서 엇박자를 내온 상황을 정리하고, 경선위를 지도부의 직할체제 하에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당의 메커니즘을 잘 모르는 새 경선위 집행부가 본경선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경선위뿐만 아니라 지도부 전체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는 비판론도 나오고 있다.

양형일 의원은 "경선위 집행부를 바꿨다는데 이번 일은 당의 체면과 대국민 신뢰도를 땅에 떨어뜨리고 후보들의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친 엄청난 사안"이라며 "평상시같으면 경선위원장 수준이 아니라 당 지도부 전체가 책임져야 할 일이지만, 대선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서 봉합하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지난 5일 밤 예비경선 발표 과정의 혼선에 대해서 제대로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또 신당 경선위가 유권자 참여폭을 넓혀 흥행성을 높이기 위해 선거인단 모집 마감일을 지역별로 달리 했고, 오는 10일 마감분까지만 중앙선관위에 관리를 부분 위탁한 것도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10일 이후 모집되는 선거인단은 당에서 관리하게 되는데 이미 경선관리 능력에 치명적인 흠결이 드러난 상황에서 공신력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정청래 의원은 "경선 룰 자체가 매우 구체적이고 전문적인데 세부내용을 잘 모르고 30여차례에 달하는 룰 미팅에 참석한 적도 없는 교체심판들이 잘 해낼 지 솔직히 걱정스럽다"며 "산 너머 산"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 본경선 여론조사 도입 여부를 둘러싼 후보들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고, 예비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나타난 특정지역 편중 논란도 신당의 향후 진로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특히 경선위의 선거인단 지역분포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동영 후보의 고향인 전북의 선거인단이 총 인원 1만명 가운데 920명(9.2%)으로, 전북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3.8%의 약 3배에 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경쟁후보측으로부터 `전북당(黨)'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정봉주 의원은 신당의 잇단 실수와 악재에 대해 "새로 만들어진 것을 감안하면 성공적이고 그래도 한나라당보다는 덜 진흙탕"이라며 "민주주의적 훈련이 돼있는 집단이기 때문에 이 정도로 잘 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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