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민 여러분 힘내십시오.
오늘 새벽에도 또다시 50여명의 주민들이 연행되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참으로 침통하고 안타깝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나누어야 할 추석에, 여전히 전쟁을 치루며 가슴졸여야 하는 부안군민들이 안스럽습니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끼며, 또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이 정권의 무능이야 이미 더 말할 필요도 없겠습니다만, 이성을 잃고 도덕을 버린 노무현정부의 광기에 가슴이 무너집니다. 또 부안을 난도질하는 무지한 언론들 때문에 눈에 핏발이 서고, 사회의 혼돈을 조정할 수 없는 시민사회의 무기력도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힘내십시오.
부안이 힘든 절반 정도는 저들에게도 부담이 될 겁니다. 부안군민들의 힘겨운 투쟁 탓에 많은 국민들은 부안 핵폐기장이, 절차도 없고 안전성도 확인하지 않은 억지계획임을 알고 있습니다. 폭력과 매수로 점철된 핵폐기장 추진을 보면서, 노 정부의 실상과 핵산업계의 부도덕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저들은 이미 가용 가능한 전경들의 대부분을 부안에 쏟아 부었습니다. 다른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부안에 핵폐기장만 건설하겠답니다. 정권의 운명을 핵폐기장 하나에 걸은 셈입니다. 하지만 저들이 7천명의 경찰로 지킬수 있는 것은 부안군청과 김종규군수에 불과할 뿐, 주민들의 분노를 진압할수는 없습니다. 참으로 경솔하고 천박한 정책이 이해되지 않습니다만, 결국 저들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반민주적이고 폭력적인 정책이 얼마나 값비싼 비용을 요구하는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부안은 이미 노무현정부 최대의 공안사건이 되었습니다. 9명의 구속자, 47명의 불구속자, 75명의 즉결심판, 수백명의 연행자, 200여명의 부상자.... 이 숫자들은 '참여'니 '자치'니 떠들었던 노무현 정부가 사기정권이고 사이비 정부임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부안군민들의 자기운명에 대한 결정권을 빼앗고, 폭도로 매도해 명예를 짖밟았으며, 군민들의 생활과 생업을 가로막는 정부는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파괴했습니다. 부안군민을 진압과 회유의 대상으로 선언하고, 소외 고립시켜 온 노정부는 이제 자신의 죄과를 분명히 치뤄야 합니다.
부안의 투쟁은 주민들의 처절한 생존투쟁이지만, 이제 무분별한 국가폭력을 응징하고, 수준낮은 시민사회를 질타하고, 반윤리적인 핵산업계을 폭로하는 의미를 함께 담게 됐습니다. 죄송하면서도 진심으로 고맙고, 또 부안의 승리를 염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주민들의 투쟁이 노정권의 생명보다 질길 것임을 확신합니다. 또한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는 성명서 제목에 공감합니다. 여러분의 건강과 건투를 빕니다.
(출처/반핵부안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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