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나라당 최병렬대표는 대선자금도 특검 추진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의 수사기간을 그 동안 검찰이 수사한 기간만큼 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으며 야당공조를 통해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 무슨 해괴망측한 말인가? 도둑질을 하고 수사를 받는 입장에 있는 자가 왜 다른 사람은 수사하지 않느냐고 하며 다른 검찰에게 수사를 받겠다는 억지 중에 생억지가 아닌가?
지금 검찰은 여야 모두를 수사하고 있다. 여당은 수사에 협조하여 대부분의 진술과 자료를 확보하였고 그에 따른 확인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재정담당자는 도주하였고 최돈웅의원은 수차례의 소환에 불응하다 17일에야 검찰에 출두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
자. 그럼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이 여당보다 먼저 터져나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상식적으로 정리해보자.
여당에 관련된 수사는 제출된 자료와 진술에 의해 확인 작업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 선거캠프에 대한 계좌추적도 여당 쪽을 먼저 했었다. 여당이 먼저 검찰에 밝힌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당 스스로 정리해보니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으로 본다.
검찰은 당연히 문제가 없다고 순순히 밝힌 여당의 문제점을 찾는데 주력할 것이다. 그러려면 기업의 수사가 불가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일관하였기 때문에 잇따라 5대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되었다.
즉, 여당의 불법적인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기업의 비자금 조성 여부와 용처에 대한 고강도의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기업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여당이 아닌 야당에 수백억의 불법자금을 제공했다는 진술이 터져 나온 것이다. 이 지점에서 검찰도 고민이 빠졌을 것이다. 이 사실을 말해야 할 것인지 아닌지...그러나 검찰은 수사의 정도를 피력한 이상 주저 없이 이 부분을 밝히고 관련자를 소환 조사하였고 서변호사의 구속으로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 한나라당이 말하는 것처럼 여당의 불법자금은 정녕 없다는 말인가? 이것은 누구도 단정지을 수 없지만 이것을 찾아내기 위한 검찰의 수사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부분에서 중대한 실수를 연발하고 있고 있다. 처음부터 재정과 관련된 당직자들이 여당처럼 관련자료를 제출하고 진술하였다면 검찰은 당연히 여당과 야당에서 확보된 것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여 종합적인 결과를 발표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기업 모두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키운 측면이 없지 않다.
검찰은 수사에 비협조적인 한나라당과 기업에 대해 협의가 포착될 때마다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왜냐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도주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재정실무자들은 아예 도주중이지 않는가.
수사기관에서는 당연히 지금처럼 혐의가 포착되고 증거가 확보되면 곧바로 소환조사와 구속영장 청구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실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가. 관련자는 절대 도망가지 않을 것이고 수사에 적극 협조할 테니 검찰은 공평하게 수사하고 그 결과를 같이 발표해야 한다고 하면 국민들도 수긍할 것이기 때문에 검찰 역시 수사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정도를 걷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수사방해라고 할 정도의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 점을 국민들은 안타까워하고 아쉬워하는 것이다.
17일 송광수 검찰총장의 말처럼 이제는 그 누구도 수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없다. 국민이 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는 말을 했다. 그렇다 그 누구도 물줄기를 돌리려 한다면 국민의 원성과 지탄을 받을 것이다.
검찰은 여야의 관련자들을 모두 사법처리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말하는 편파수사의 요지는 아마 금액의 차이를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태도를 질타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아는데 한나라당은 모르는 것이 이것이다.
지금은 누가 더 받았더냐 덜 받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불법의 실체 즉, 진실을 알고 싶은 것이다. 이제라도 한나라당은 도주한 관련자들을 자진 출두하게 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여당과 공정한 게임을 하는 것이다.
또한 검찰은 야당의 시시비비에 대한 의혹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앞으로 있을 수사에 대략의 계획을 정리하여 발표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현재까지의 수사상황을 대략적으로라도 정리하여 발표하고 향후 이러이러한 부분이 해결될 때까지 이러한 수사 원칙을 가지고 어떻게 하겠다 정도의 발표는 크게 수사기밀을 누출하지 않으면서도 야당의 의문을 풀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여당은 조속히 대선자금에 대한 자진공개를 하여야 한다. 지금은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현재까지 자체 조사한 바로는 이러이러하다 하지만 오차가 있을 수 있다. 오차라는 것이 어떠한 형태이든 법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다면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솔직히 말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자진공개 시점을 두고 저울질하는 모습은 개혁정당을 표방하는 정당으로써 썩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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