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일보의 A1면 기사들을 보고, 이 신문을 또 찬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1. --- 대우(大宇)가 살아났다/그룹해체 5년…계열사들 속속 우량회사로/대우綜機·건설 등 워크아웃 딛고 선두권/당시 '글로벌경영' 등 功過 재평가 움직임---<11월 30일자>
2. --- 김춘수 시인 별세---<11월 30일자>
3. ---한류 돌풍의 주역/배용준 단독 인터뷰/"예상못한 큰 사랑 모두에게 감사해요"---<11월 19일자>
1은 "경제원리보다 정치세력의 더러운 위세 과시용으로 쓰러진 불행한 기업"으로 알려진 "대우" 그 식구들의 고난과 분투의 역정(歷程)을 애써 발굴하여 보도했다는 점에서, 돋보이고,
2는 이 나라 신문들 중에는, 정치인보다 몇 천 몇 만 배로 우리 국민의 정신생활에 기여한 한 시인의 죽음을 아주 중요시하는 신문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그리고,
3번 기사에는 20.5cm × 13.5cm 크기의 컬러사진이 실렸는데, 환하게 웃는 배용준을 영웅 수준으로 다룬 점, 이것도 참 잘 한 편집이라고 본다.
이 사진은
"너저분한 정치인들의 낯짝"을 보는 것에 염증이 생긴 다수 독자들의 시선을 즐겁게 해 주었을 것이다.
만일 조선일보가
앞으로도 계속
김대중, 노무현씨 등의 정치인들의 사진을 배용준씨의 사진보다 크게 싣는 일이 없다면,
"오호라,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릴 줄 아는 신문이로군!"
이라는 찬사를 계속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조선일보는 부디 정치인들의 얼굴 사진을 연예인들 사진보다 크게 내 주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조선일보는 전대협(전국대학생협의회)이 설치던 시절에 임종○씨가 머리띠를 두르고 고함을 지르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크게 게재하여 주는 등 임종○씨 보도를 정말 열심히 자주 해 주었다. 그래서 그의 출세 행진에 액셀레이터를 밟아 준 셈인데, 그 엄청난 공로에 대한 감사장을 받은 일이 있는가? 감사장을 주기는커녕 조선일보를 헐뜯는 나팔을 분 것은 아니었을까, 혹시?
조선일보여,
재삼 당부하노니,
"연예인 사진은 크게, 정치인 사진은 작게"라는 원칙을 고수하기를.
그래야만 조선일보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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