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썩어도 준치' 란 말이 있는데, 이 말이 3번째(12일)
기자회견을 가진 황우석 교수에게 딱 어울린다 하겠다.
비록 지금은 논문조작의 파렴치범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지만,
한 때는 세계적인 메가톤급 위대한 과학자로 각광을 받았던
황우석 교수가 아니였던가?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황교수의 1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한국프레스센터(서울 중구 충정로 1가)에서 가진 기자회견은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을 방불케하기에 충분하였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국무위원을 배석하듯이 그도 대학원생들을
데리고 나와 `들러리'로 세워놓고 사죄의 기색은 보이지 않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임했기 때문이다.
과연 '썩어도 준치' 란 말처럼 가히 과거의 영웅답게 세계적인
위대한 대과학자의 당당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연두기자회
견이였다.
모든 것이 허위요 조작으로 백일하에 들어난 이상,
이제 황우석 교수는 '살았어도 죽은 자나 다름 없는 자' 가 되었다.
'공동묘지에 가면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 고 하는데,
그래서 그리도 할 말이 많은가?
어쩌면 마지막 기자회견이 될지도 모를 마지막 자리가 아니였을까?
세계줄기세포허브의 지휘봉을 쥔 자로 소속연구원들에 대한 관용과
애정을 보내줄 것을 피력함은 이해할 수 있었으나, 사건의 본질에
대하여 변명과 책임전가로 일관했음은 실로 후한무치한 것이리라.
생각컨대 뒤가 깨끗하면 머문 자리도 깨끗한 법이다. 이 사실을
우리는 2002념 월드컵 때 시청 앞 광장에서 보여주지 아니했던가?
이 때 국민들은 한층 높아진 질서문화와 성숙한 시민정신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였다.
이처럼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머문 자리를 깨끗이
하고 떠나는 이들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번 황우석 교수의 경우 '아름다운 뒷모습'은 기대하지는 아니하였다.
그러나 만일 '진솔한 참회의 고백' 을 했더라면, 비록 많은 허물이 있
을지라도 물러날 때의 마지막 참회의 뒷모습이나마 그런대로 국민들의
마음에 오래 기억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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