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총리님, 지금이 양비론을 말할 때입니까.
한명숙 총리에게 보내는 공개장
이영민(자유언론수호국민포럼 간사)
존경하는 한명숙 총리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자유언론수호국민포럼 간사 이영민입니다.
늦었지만 최초의 여성총리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지난 12일의 한 총리께서 발표하신 대국민호소문을 읽고 무척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 총리께서는 시종일관 평택 대추리 폭동의 평화적 해결만을 강조하시면서 “시위대와 경찰, 모두 한 발씩 물러나서 양보하자”는 매우 어정쩡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는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의 담화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무책임하고 감상적이며 부적절한 내용들로써 경우에 따라서는 좌파정부가 오히려 폭도들에게 폭력을 부추기는 느낌마저 받았습니다.
한 총리께서는 지난 번 관계 장관 대책 회의에서도 “이번 사태의 본질은 현지 주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므로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식의 말씀만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도 모자라 한 총리께서는 경찰이 불허한 폭도들의 대추리 집회를 허용할 것을 경찰청장에게 요구하였다 합니다.
저는 한 총리가 이번 사태를 보는 시각과 해결의지에 대해 매우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다 아는 내용이지만 이번에 평택으로 미군 부대가 이전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가 원해서 미국 측에 요구하여 그들과 합의를 본 것이고 국회통과까지 끝난 상태에서 현지 주민들에게는 최하 5억원에서 최고 19억원까지 보상합의를 마쳤고 지금 남아있는 주민들중에는 정부에서 27억원의 보상금을 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못나가겠다”고 막무가내로 버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과연 주민들의 생존권 차원의 문제로 볼 수 있겠습니까. 비록 오랜 삶의 터전을 국가에 양보하게 되었다고 하나 그 댓가로 하루 아침에 거의 재벌부럽지 않은 팔자를 누리게 되었는데도 이마저도 싫다고 거부하는 극소수의 별난 사람들을 위해서 국가정책이 존재하여야 한다고 총리께서는 생각하십니까.
저희 부모님들은 오랫동안 살던 동네가 재건축사업에 들어가게 되어 작년에 본의 아니게 정든 집과 동네를 떠나서 80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이사를 하게 되었지만 보상금이라고 받은 돈은 불과 얼마 되지도 않았습니다. 부모님들이 살던 동네는 그리 불편한 곳도 아니었고 과거에는 주거환경이 비교적 양호한 곳에 속했는데 순전히 건축업자와 극소수의 동네 사람들의 개인적인 욕심에 의해서 추진된 재건축사업이었지만 마을 사람들의 80%가 동의를 하고 정식으로 사업허가가 나자 재건축조합은 나머지 20%의 반대자들에 대해 법에 보장된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여 결국 그들은 타의에 의해서 정든 집을 내놓고 떠나야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들은 보상받은 돈으로 새로 살 집을 장만했지만 이미 집값이 다 올라버려 이사나온 집보다 훨씬 못한 집을 매우 비싼 가격으로 사야 했고 남은 돈이라고는 두 부부의 3년간 최저생계비에서 50% 정도가 더 붙은 액수 정도입니다.
순전히 몇 사람의 개인적 이해관계에서 출발한 재건축사업이었지만 법은 다수의 의사를 존중했고 소수의 피해는 돌보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국가정책에 있어서 이런 소수의 납득할 수 없는 이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한없는 양보와 관용을 베풀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거기다가 사태는 김정일의 지령을 받은 외부의 불순세력까지 개입하여 더욱 복잡해지고 폭동이 장기화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내년 대선을 의식하여 지난 번 여중생 사망사건처럼 열린우리당과 좌익들이 총연대하여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하며 그 때까지 이번 사태를 끌고 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 총리께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시종일관 경찰과 폭도들간의 양비론으로 몰고 가는 입장을 보이셨는데 그렇다면 국가 공권력이 폭동에 제대로 대응하기는 커녕 자위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 다녀야 한단 말입니까. 저는 지난 11일자 조선일보에 아들들을 군입대시킨 어머니들이 논산훈련소에 입소하여 병영체험을 하는 내용의 기사를 읽었는데 그 중 한 어머니가 군에 입대한 자신의 아들이 전경으로 차출되어 평택 대추리로 가게 될 까봐 두렵다는 말을 한 것이 뇌리를 스칩니다.
불과 며칠 전 대추리에서 현역대령이 대낮에 폭도들에게 거의 초죽음이 되도록 린치를 당한 일도 있었는데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젊은이들이 죽음의 공포 속에 무차별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데도 총리와 국방장관은 그저 “민간인들과 충돌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만약 행정병으로 빼돌린 총리의 아들이 그 곳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고 해도 과연 총리께서는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군인들에게 자위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정부가 과연 그들로부터 충성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도 모자라 심지어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이란 자가 폭동에 참여하여 폭도들을 옹호하였고 그래도 직성이 풀리지 않아 국방장관의 해임건의안까지 제출하였습니다. 법원은 폭동에 가담한 자들의 구속영장을 대거 기각하였고 이에 대해 비난여론이 일자 검찰과 법원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열린우리당의 정신나간 서울시장 후보는 “애당초 군을 투입할 필요가 없었다. 법원의 구속영장 대거 기각은 정말 잘된 일”이라는 너무나 어처구니없고 한심한 말을 내뱉고야 말았습니다.
지난 12일 밤 모 방송에서는 최근 연쇄살인범들의 범행을 심층분석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는데 범죄심리학적으로 이런 연쇄살인범들을 ‘사이코 패스’라고 규정한다고 합니다. 꼭 범죄자들뿐만이 아니라 일반 사회인들 중에서도 이 ‘사이코 패스’의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많다고 하는데 이들의 특징은 대체적으로 달변(達辯)이고 자기 중심적이고 죄의식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바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와 대부분의 열린당 국회의원들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들은 단순한 연쇄살인범들보다 더 지능적이고 교활하므로 질적으로는 그들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소 야당이나 반대자들에게는 술자리의 동영상을 마구잡이로 돌릴 정도로 더럽고 치사하면서도 한없이 가혹했던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정권이 국기를 뒤흔드는 이번 평택 대추리 폭동의 주모자들에 대해서 한없이 관대하고 너그러운 입장을 취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들과 뜻이 같아서입니까. 아니면 그들과 같은 노선을 걸어가고자 함입니까. 그도 저도 아니면 그동안 좌파 정권이 차마 표출하지 못했던 미국과 주한미군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을 김정일의 똘마니들이 대신 해주는데 대해 고마움과 카타르시스를 느껴서입니까.
얼마 전 저는 60년대 통혁당 사건의 한 수사관계자와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로부터 당시 통혁당 사건에 한 총리 부부가 모두 간첩활동을 한 혐의가 인정되었지만 ‘죄가 있다고 해도 수사관행상 부부나 부자(父子)를 동시에 구속하는 예가 없기 때문에 남편인 박성준씨만 구속하고 부인인 한 총리에게는 특별히 관용을 베풀어 무혐의처리한 것’이란 증언을 들었습니다. 한 총리의 남편인 박성준씨는 당시 수사기관의 조사과정에서 ‘북괴로부터 부인인 한명숙을 포섭하라는 지령을 받고 실행한 사실’을 모두 순순히 시인했다고 하며 이 부분에 대해 지금까지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박성준씨는 최근에 당시 통혁당이 간첩단인 줄 몰랐다고 하며 자신이 지은 죄라고는 신영복으로부터 자본론 책 한권 빌린 것이 전부인데 억울하게 13년이나 징역을 살았다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과연 정말 그러합니까. 이 세상에 책 한 권 빌린 죄로 13년이나 징역을 사는 나라도 있습니까. 그렇게 뻔뻔스런 거짓말을 하면서 박성준씨는 어떻게 대학에서 태연하게 학생들을 가르친단 말입니까. 정말 양심도 없습니까. 박성준씨가 책 한 권만 빌렸다고 주장하는 신영복씨는 원래 통혁당 사건으로 사형까지 선고받았던 중죄인입니다.
작고한 소설가 이병주씨가 어떤 책에서 회고한 바에 따르면 신영복에게 이문규나 김종태, 김질락처럼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던 이유는 그들에 비해 결코 죄질이 가벼워서가 아니라 그의 은사였던 모 교수가 평소 자신과 잘 아는 사이였던 김계원씨(10. 26 당시 박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찾아가 그의 구명을 부탁하였고 김씨는 사상범의 사형집행은 중앙정보부장의 결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이에 신영복씨의 은사는 다시 자신이 잘 알던 소설가 이병주씨(작고)를 찾아갔던 것입니다. 이병주씨는 신영복씨와 같은 경남 출신이었고 그의 팔촌형인 이병두씨가 당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 밑에서 중앙정보부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신영복의 사형집행기일의 의견을 구하는 서류가 중앙정보부 차장에게 전달되었을 때 당시 차장 이병두씨는 그 서류를 김형욱 부장에게 올리지 않고 그냥 자신의 서랍 속에 처박아 두었고 그 후 삼선개헌이 있고나서 김형욱이 물러나고 김계원씨가 새 중앙정보부장에 취임함으로써 신영복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통혁당 사건은 전라도 임자도 간첩단의 두목이었으며 67년 7대 국회의원 선거당시 목포에서 출마한 김대중의 선거사무장을 맡았던 최영길이 그의 동생의 밀고로 체포되어 그가 재정적으로 밀어주고 있던 김종태, 이문규, 김질락 등이 모두 일망타진됨으로써 통혁당의 정체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편중독자였던 최영길의 동생이 친형을 밀고하였던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었는데 형이 이북에 가서 막대한 공작금을 타온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동생인 자기에게 돈을 주지 않아 아편을 구할수 없어 고통받게 되자 복수심에서 고발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종태, 이문규가 처형당하자 북괴는 그들에게 영웅칭호를 하사하고 금성메달과 국기훈장 1급을 추서하였으며 북한 전역에서 대대적인 추모식을 거행하고 장기간에 걸쳐 추모기간을 설정하기까지 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북괴 내각은 해주사범대학을 ‘김종태 사범대학’으로, 평양전기기관차공장을 ‘김종태 전기기관차 공장’으로 개명하였고 평양 시내에 ‘김종태 거리’가 생겨났으며 이 사실들을 모두 노동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보도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명백한 사실이 있으니 한 총리 내외는 통혁당 사건을 감히 조작이라고 몰아 붙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이 남한과 짜고 이 사건을 용공조작했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까지 억지를 부릴 용기는 차마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전술적으로 총론은 인정하더라도 각론은 부인하는 자세를 취한 것아닙니까.
한 총리는 자신이 연루되어 3년간 복역했던 70년대 말 ‘크리스천 아카데미 사건’을 순전히 공안당국의 조작이라고 밀어붙였으나 그렇다면 왜 법원에 당당히 재심을 청구하지 않는 것입니까. 이미 국무총리까지 된 처지에 무엇이 염려되어 재심을 청구하지 않는단 말입니까.
이미 공산폭도들의 영장도 대거 기각시킨 법원이 아닙니까.
저는 이 크리스천 아카데미 사건이 조작일 수가 없다고 보는데 왜냐하면 당시 한 총리와 같이 구속된 크리스찬 아카데미 간사 이우재씨(현 마사회장)때문입니다. 이우재씨 또한 통혁당 사건에 관련되어 형을 살았지만 그 외에도 그는 90년대 간첩 김낙중과 함께 그가 만든 민중당의 공동대표를 맡았었고 당시 김낙중은 민중당을 지원할 목적으로 북괴로부터 미화 약 2백만불을 받아왔고 그 돈으로 실제로 92년 총선에서 민중당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이우재, 이재오, 장기표 등 민중당 후보들에게 상당한 액수의 선거자금을 지원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이우재씨는 그 밖에도 61년 서울대 수의대 재학중에 민주통일연맹 대표를 맡아 구속된 사실이 있고 80년대에도 전민련 감사를 맡는 등 여러 차례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을 위반하고 일관되게 반정부 좌익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한 총리께서는 이런 인물과 같이 활동을 해놓고 어떻게 ‘용공조작’으로 갖다 붙일 수 있습니까.
한 총리께서는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연예인들과의 대담에서 누군가로부터 “대중목욕탕에 자주 가느냐”는 질문을 받자 “1년에 세 번 이상 간 적이 없다”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한 총리가 좌익인지 우익인지는 모르겠으나 책임있는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면 이런 호화판 귀족생활을 빨리 청산하고 소박한 삶의 자세로 돌아가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당신들이 그토록 비난했던 박정희 대통령도 그렇게 비난받을 사치스런 삶을 산적이 없음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20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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