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에서 나온 사학법 재개정 주장"
열린우리당의 유재건 의원이 그저께 기독교 단체와의 모임에서 개정 사학법을 재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이유로 개정 사학법에는 사학 자율성과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등 적어도 네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우리도 여러 차례 같은 주장을 해 왔다. 이를 외면해온 열린우리당의 중진 의원이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의미가 크다. 개정 사학법으로 혼란에 빠진 국정과 교육계가 진정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한나라당과 거부하는 열린우리당이 부딪치면서 주요 민생법안들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근본 원인은 열린우리당에 있다고 본다. 열린우리당이 지난해 밀어붙인 개정 사학법은 처음부터 위헌 소지가 많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학들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개정 사학법은 논란 끝에 7월부터 시행됐지만 이에 맞춰 정관을 고친 사립대는 4곳에 불과하다. 불복종 운동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미 열린우리당에 사학법 재개정을 검토해 달라고 권유한 바 있다. 유 의원 이외에도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이에 동조하는 기류가 생기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집행부는 개정 사학법을 대표적인 개혁입법이라며 재개정을 거부하고 있다. 사학의 근간을 뒤흔든 '독소 조항'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육시스템을 완전히 권력의 손안에 넣고 자신들의 '코드'에 따라 교육을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이다.
정기국회가 어제 개원했다. 한나라당은 시급한 민생법안을 제외하고는 사학법 재개정과 연계한다고 한다. 열린우리당이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국회가 또다시 사학법 문제로 허송세월을 할 것은 뻔하다. 열린우리당은 서둘러 한나라당과 사학법 재개정 협상에 나서라. 잘못된 것은 빨리 고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헌법재판소도 하루빨리 개정 사학법에 대한 위헌 여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는 길이다.
[중앙일보 교육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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