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생일이나 명절이 오면 전체 인민이 다 같지만 특히 간부들이 더 죽어난다. 우선 모든 정치행사에 출석률이 100%가 보장되지 않으면 그 책임으로 하여 사상투쟁이나 대논쟁무대에 서서 비판을 해야 하며 어디로 추방될지 모른다.
때문에 명절이 다가오면 간부들은 초긴장상태로 살아야 한다. 또한 명절 전야의 3일간은 특별경비를 서는데 여기에 간부들이 책임자로 선정되어 노동자들과 같이 밤을 새야 한다. 명절 당일에는 높은 급 간부들은 공장 기업소들에 나가 행사에 참가한다.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입에 술 한 잔 댈 수 없다. 이렇게 보름 전부터 행사준비로 초긴장으로 살다 보면 명절이 지나간 뒤에 꼭 몸살을 앓을 정도이다. 특히 평양시에서는 중앙당, 평양시당, 내각, 인민무력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성, 각 성급 간부들은 명절이면 금수산 기념궁전에 가서 김일성에게 참배를 해야 한다.
그런데 김정일이 꼭 밤 12시에 와서 김일성에게 참배를 하기 때문에 다른 간부들은 김정일이 올 때까지 줄을 서서 앉지도 못하고 기다린다. 그렇게 밤 9시부터 3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김정일이 나타나 참배를 하고 간 다음 줄을 서서 들어간다.
이런 고달픔이 간부들에게는 얼마나 큰 고통인지 모른다. 거기에다 어떤 달에는 무려 4~5번을 갈 때도 있다. 이렇게 참배가 끝나면 새벽 3시경이 된다. 그러면 집에 돌아가서 눈도 제대로 붙여 보지도 못하고 5시에 행사준비로 나가야 한다.
북한민주화위원회 황장엽 위원장의 말처럼 북한인민들이 김정일 독재정권의 노예라면 간부들은 고급노예이다. 간부들도 김정일이 독재자이고 천하에 악한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속담처럼 외부지원이 없이 맨주먹으로 김정일과 맞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다.
사람들은 자주 왜 북한에서 군사정변이나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 가고 질문하군 한다. 폭동을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기회를 보고 있을 뿐이다. 더구나 김정일의 밑에서 간부를 해오는 이상 김정일 정권이 멸망한 후 숙청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독재정권의 멸망은 멀지 않았다. 우리 탈북자들과 남한 내 애국세력들과 힘을 합친다면 얼마든지 김정일 정권을 붕괴 시킬 수가 있다. 통일 후 김정일의 악질하수인을 빼고 나머지 간부들에게는 기회를 준다는 보장만 있다면 이들도 김정일 정권의 멸망에 한 몫을 할 것이다.
탈북자 유용남 (2005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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