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시간

박식이란 견문이 넓어 아는 것이 많음을 뜻하는 것으로서 인간의 지성을 특징짓는 표현이다.

위인들치고 박식하지 않은 사람이 없으며 위인들에 대한 일화는 그들의 견문에 대한 이야기들로 엮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역사는 출중한 식견을 유감없이 과시한 박식가형의 위인, 명인들을 적지 않게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가 다 제한된 한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낸 박식가였을 뿐이다.  인류는 아직까지 다재다능한 기질과 품격으로 정치와 군사, 경제와 문화 등 세상만사에 능통한 그런 위인은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 우리 겨레는 역사에 전무후무한 문무재덕을 최상의 경지에서 겸비하고 시대를 이끄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높이 모신 남다른 행운과 특전을 지니고 있다.

그의 박식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일화가 있다.

예술공연의 리허설이 있은 날 저녁 김 위원장은 시연을 주관한 간부를 불러 그 정형을 요해하였다.  성과적으로 진행되었다는 대답을 들은 김 위원장은 그 창작가들이 며칠사이에 수정작업을 하느라 수고가 많았겠다고 하면서 리허설은 어느 시간에 하였는가고 재차 물었다.

"오전 11시에 시작하여 12시에 끝났습니다."

"시연회를 오전시간에 하였단 말입니까?"

김 위원장은 놀라워하였다.

일군이 까닭을 몰라 어리둥절해하자 그는 우리 간부들이 성악에 대한 초보적인 상식도 없다고 하면서 "오전 11시는 성악배우들의 목소리가 제일 나오지 않는 시간입니다. 오전에는 발성연습을 3시간동안 하여도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악배우들은 오전 11시를 악몽의 시간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악몽의 시간?…)

예술창조사업을 지도하는 간부자신도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물론 그는 오전시간이 오후시간보다 발성에 불리하다는 정도의 상식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불리성이 악몽의 시간으로까지 경계되고 있는 줄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계속하여 세계적으로 보아도 공연은 다 저녁에 하지 오전에 하지 않는다. 음악예술을 지도하는 간부이라면 그 정도의 상식은 알고 있어야 한다. …

이 일이 있은 2007년 2월 24일 이후부터는 북한에서는 악몽의 시간에 시연이나 공연을하는 일이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