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논란을 낳은 현직 부장판사가 다시 글을 올려 “내가 한 것에 잘못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모 지방법원의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는 A씨(45·사법연수원 22기)는 지난 22일 국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강행처리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한 언론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된 뒤 25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해명성 글을 올려 “(해당 기자에게) 페이스북 친구에게 한 것은 사랑방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수준 이상, 이하도 아니다. 이를 기사화하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이야기했다”며 “그 직후 글을 내렸다. 불필요한 논란이 더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생각에서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까지 SNS에서 특정 사회적 현안에 대해 ‘자기들이 볼 때 거북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을 본 보수층이 한 번은 언급해서 위축 효과를 주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저런 기사에 사설까지 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만큼 다급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대법원은 이날 해당 판사가 이 같은 글을 올리게 된 경위와 내용의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면서 이 판사를 오는 29일 열리는 공직자윤리위에 회부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대법원 관계자는 “페이스북은 사적인 공간의 성격을 가지는 동시에 전파가능성이 크다는 특징도 있다”며 “윤리위에서 가이드라인 마련의 필요성과 게시글의 표현과 내용이 법관윤리강령을 위반했는지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부장판사는 법원 내 진보성향을 갖고 있는 법관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의 간부로 그의 페이스북 친구는 330명 가량이다. 문제가 된 그의 글이 자체 삭제가 되기 전까지 이 글에는 우리법연구회의 회원인 B부장판사(42·연수원 23기)와 검사 출신 C변호사 등을 포함한 13명이 ‘좋아요’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데일리안 = 스팟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