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하지만 국회 결정하면 따를 것''
[노컷뉴스 2004-06-18 14:22]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국민투표 문제가 17대 국회 초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신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국민투표 실시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국회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행정수도 이전문제는 지난 16대 국회에서 여.야 4당이 합의해 국회에서 처리했기 때문에 이미 종결된 문제"라며 따라서 "국민투표 실시 공약도 집행할 필요가 없게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야 합의로 종결, 국민투표 공약 집행 필요 없는 상황
노무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여지를 남겼다.
노 대통령은 "국회가 처리한 정책에 대해 대통령이 다시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하는 것은 국회의 의사와 권위를 거역하는 것"이라며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정치권에 공을 넘겼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국회가 구속력 있는 의결로서 결정하면 대통령은 그대로 집행할 의무가 있다"며 "국회가 국민투표 실시를 결정할 경우 이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날 노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국민투표 실시 반대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지만 정치권에서 논의해 결정하면 거부하지도 않겠다며 그 여지를 남겨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최근 행정수도 이전 논란과 관련해 야당을 정면 비판했다.
반대하지만 정치권이 결정하면 거부하지도 않을 것
여야 정치권에서는 이날 노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더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먼저 야당은 국민투표를 약속대로 지키라고 대여 압박 공세를 계속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국민투표는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가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지켜져야 한다"며 국민투표 실시를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솔직히 고백해서 총선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충청표를 의식했던 것도 사실이다"며 "그러다 보니 소홀히 다룬 점도 이 자리에서 분명히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 국민투표 문제는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국가 중대사를 국회에 떠넘기는 것으로 성실하지 못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국가 중대사 국회 떠넘기기, 성실하지 못한 태도"
열린우리당은 신행정수도 이전 논란과 관련해 이날 긴급 상임중앙위원회를 열고 "한나라당이 여야 합의로 특별법을 통과시키고도 이제 와서 문제를 삼는 것은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정략적 의도"라며 반격에 나섰다.
열린우리당은 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대선 때는 반대했다가 총선 때는 찬성하고 또 총선 패배 후에는 다시 반대하는 등 국가중요 정책에 대해 입장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며 "박근혜 대표는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맞불 공세를 폈다.
열린우리당은 또 "국회가 결정한 입법사항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 침해이자 자기부정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날 신행정수도 이전이 국가균형 발전에 불가피하다는 점을 홍보하고 정부의 이전추진 상황을 감독하기 위해 한명숙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신행정수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CBS정치부 김근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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