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지만원
Subject
평양기생 때문에 김빠진 6.15축제
지금까지의 정책 목표: 표리일치
한-미동맹 파기, 우리끼리 통일하자
9.11 테러 이전과 이후의 세계가 달라졌듯이, 6.10 워싱턴 회담 이전과 이후의 남북한이 달라졌다. 6.10 이전의 김정일은 주한미군 내쫓고 우리끼리 민족통일하자는 것이었고, 그 목표에 따라 남한의 좌익들은 성조기를 찢고 미군부대를 공격했다. 정동영을 비롯한 좌익 국회의원들은 동맹을 버리고 민족을 위해 싸우겠다 했고, 노무현은 미국과 북한이 싸우면 우리는 북한 편을 들 것이라고 해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누무현은 지난 12월에도 남미, LA, 워싱턴, 유럽 등을 다니며 미국을 욕했고, 국방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을 방문하면서 새로운 연합을 모색한다며 한러, 한중 군사훈련을 하겠다고 약속함과 동시에 국방부에 중국과를 신설함으로서 미국을 극도로 자극했다. 노무현은 한-미-일 공동안보 시스템을 파기하고, 미국을 멀리하겠다며 균형자론을 내세웠다. 이로써 한미 동맹은 이름만 남아 있을뿐 사실상 증오와 불신의 관계가 돼 있었다. 이러한 좌향 분위기로 인해 이명박 서울시장, 안상수 인천시장 고건 전총리가 줄줄이 김정일에 러브 콜을 보내기에 이르렀다.
여기까지만 보면 북한의 대남 사업 목표가 90% 정도 달성되었고, 공화국의 간판만 바꿔 달면 한국은 그야말로 인민공화국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노무현이 그 엄청난 굴욕을 무릅쓰고 기어이 부시를 만나 얼굴을 180도 바꾸어 가면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강조할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이 굳건한지에 대해 부시로부터 확답을 받아내려 안간힘을 썼다.
노무현이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날이 다 있다니! 이 무슨 청천의 날벼락이란 말인가? 그야말로 해가 서쪽에서 뜨는 이변에 해당하지 않는가?
이후의 정책 목표: 표리부동
겉으로는 동맹, 속으로는 적화통일
그런데! 이 시점에서 왜 갑자기 얼굴을 바꾸어 가면서 한미동맹을 그토록 강조할까? 김정일의 운명이 다급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남한을 통일하기 훨씬 이전에 김정일이 폭탄 맞아 죽게 생겼기 때문인 것이다.
미국이 김정일에게 폭탄을 날릴 수 없게 하는 방법은 남한이 방패막이가 되어주어야만 하고, 남한이 방패가 되어주려면 한-미 동맹이 반드시 굳건해야만 한다. 이제까지는 오매불망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 눈감고 밀어붙였지만 막상 미국이 병력을 빼내가고, 남한이 입을 피해에 연연하지 않는 입장이 되어 북한을 공격하려 하자 갑자기 김정일에 제 정신이 찾아든 것이다. "남한의 동지들아, 내가 매우 급하게 됐다. 나좀 살려라"
6.10. 노무현이 미국에 가서 강조한 한미동맹은 바로 이런 '김정일 구하기'가 아닌가 싶다. 겉으로 한미동맹을 강조한다 해서 노무현의 내심이 변한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의 노무현을 패러디 한다면 애교 넘치는 기생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사랑하는 남자는 젊은 미남이자만, 그는 돈도 없고 빽도 없이 감옥에 가야 할 입장에 있다. 그래서 나이 많고 어수룩한 부자 노인, 권력이 많은 노인에게 애교를 떨어 애인을 구해 주어야 한다. 노무현에게 부시는 노인이고, 김정일은 젊은 애인인 것이다.
앞으로 노무현의 정책은 이러한 패러다임에서 전개될 모양이다. 제 세상 만났다고 겉으로 나대고 까불던 좌익들이 약간은 몸을 사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평양을 향하는 무리들 역시 이러한 낌새를 차리고 각별히 몸조심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몸조심을 하게 되면 평양축제는 김빠진 맥주 맛이 될 것이다.
김정일은 이미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남한 좌익들이 나대는 모습을 자제시키려고, 방문단 규모를 이미 3분의1로 줄였다. 이에 더해 남측 방문단이 미국의 눈에 밖에 나는 행동을 할 수 없도록 분위기를 잡을 것이다. 그런데도 남측 방문단들은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망둥이 뛰듯 나대며 서로 평양행 기차표를 사느라 수많은 국민들을 눈꼴시게 했다.
부자노인과 가난한 청년 사이에서 연기해야 하는 기생, 전쟁 직전까지 노무현의 역할은 바로 이런 것이 될 모양이다.
2005.6.14
16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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