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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위부 돕는 조선족 체포되도 한달만에 풀려난다 [2005-08-25 ]

지난해 2월,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부 동영상을 공개한 인민군 군관(장교) 출신 탈북자 강건(36세) 씨가 중국 길림성 용정시에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납치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조선일보는 북한 사정에 정통한 중국의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동영상 공개 후 보위부 납치대상 1호 명단에 올랐던 강건 씨가 중국 길림성 용정시에서 지난 3월초 보위부에 납치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강 씨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자유북한방송국과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등 탈북자 단체들은 논평을 통해 북한 당국에 “강건 씨를 즉각 송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자유북한방송은 24일 “백주에 대한민국 국민을 잡아가는 김정일”이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북한 당국의 납치 행위를 규탄하고 강건 씨를 즉각 송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논평은 “정치범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던 북한 당국자들로서는 국제사회에 최초로 공개된 요덕수용소의 동영상에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며 이 때문에 “관련자 색출에 혈안이 되어 날뛰었을 것”이라고 강건 씨의 납치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논평은 북한 보위부와 중국정부 한국 정부를 거론하며 다음 사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 보위부에 대해서는 “탈북자 불법 납치 및 연행을 중단할 것”을, 중국 정부에 대해서는 북한의 범죄행위를 묵인하지 말고 “민주주의의 원칙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강건씨의 납북사실이 확인된 것만큼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말고 자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팔을 걷고 나설”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도 24일 논평을 통해 북한 당국의 납치 행위를 강력 규탄하면서 강건 씨를 즉각 송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박상학 사무국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박상학 사무국장은 이번 강건 씨 납치 사건으로 “김정일 정권이 비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 납치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설령 북한 핵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이러한 범죄행위 때문에 북한은 국제무대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인터뷰1) “이런 일을 계속 자행해가지고는 절대 인류 보편적인 국가로 국제무대에 나갈 수 없다는 것. 계속 독재국가의 오명하고 인권유린 국가의 오명을 씌고 있을 것이며...”

박 국장은 “얼마 전 진경숙 씨가 납북 되었을 때도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미온적인 태도가 북한 당국이 안하무인격으로 대한민국 국민을 납치해가도록 만들었다”고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박 국장은 강건 씨 납치 사건을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국가로서의 체면마저 상실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2) “대한민국 자기 국민을 납치해 갔는데 정부가 가만히 있고 외교부가 말 한마디 안 하다는 것은 이것은 일반적인 국가로서의 체면마저 상실하는 것이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정부에서 이번에 납치사건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한편 북한보위부 요원으로 활동하다 한국에 입국한 이춘길 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씨는 강건 씨가 “동영상을 찍었다는 것이 밝혀졌으면 보위부에서 틀림없이 추적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터뷰3) “동영상을 찍었다는 것이 밝혀졌으면 그쪽에서 틀림없이 추적을 했다는 거지요. 추적을 해가지고 내부 공모자가 체포되면 아무래도 저쪽(보위부), 조사에서는 불지 않고는 안돼요. 시군 보위부 구류장에서 조사하는 것하고 도보위부에서 조사하는 것하고 또 다르군요, 내부 공보자를 해서 강건 씨를 유인했다면 철저하게 함정 수사지요.”

조선일보에서도 강건 씨가 함께 일했던 북한 지인의 말을 듣고 용정시에 들어간 뒤 납북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춘길 씨에게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북한 국가보위부가 납치 행위를 멈추지 않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이 씨는 “그들의 정권유지를 위해서”라며 한마디로 정리하면서 북한 보위부 사람들은 체제유지를 위한 납치라면 “포상을 받았으면 받았지 추궁을 받는 일”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4) “보위부 사람들 쓰는 말 그대로 말을 하면 ‘수령님께서 찾아주시고 장군님께서 빛내준 사회주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서 혁명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 공화국 제도를 말살하고 하는 단체.조직성원들을 잡는 것에 대해서는 그 어떤 책임이 돌아오지 않거든요. 납치를 했다해서, 해외상에서 납치를 했다고 해서 도로 포상을 하면 했지 납치를 했다고 추궁이 들어오거나 이런 것은 없거든요.”

또한 이춘길 씨는 중국 공안이 북한 보위부의 납치에 대해서는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보위부에 포섭된 중국 공안들 중에는 보위부의 납치를 돕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북한 보위부에서는 조선족을 포섭하기도 하는데 보위부를 돕다 체포된 조선족의 경우 한 달 정도 수사를 받고 풀려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반면 남한 일을 하다 체포될 경우에는 처벌 수위가 높다는 게 이춘길 씨의 설명입니다.

인터뷰5) “실질로 98년도에 화룡시 남평에서 중국조선족이 남한을 위해서 일을 하는데 문건을 날랐어요. 한국에 보내는 문건을. 그런데 검사에, 변방대 검사에 걸린거에요. 승용차에 싣고 들어왔는데 트렁크 여니까 그 안에서 서류가 나왔거든. 그 사람은 7년 받았어요.”

명백한 범죄인 북한의 납치 행위를 묵인하고 있는 중국 정부, 자국민에 대한 납치행위에 대해 확인도 항의도 못하고 있는 한국 정부, 탈북자 단체들은 어이없는 현실에 분개하고 있습니다.

김민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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