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2006
밤새 뒤척이며 잠을 잘 못 잤다.
아침에 반야심경 마음 공부를 좀 하였다. 5온 개공이기에 사람은 몸을 편하게 하지 말고, 쉬지 말고 정진을 하여 나의 참모습을 볼수 있도록 노력을 하여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어제 놀랐었다.
옆자리에 정진영 부장이라는 사람이 있다. 외교관 출신이라고 하는데, 도통 말이 없는 사람이며, 다른데서 팀장 승진을 한 후 쉬다가 수원으로 와서 다시 근무를 시작하였다는 얘기인데, 사람이 과묵하고 처신이 신중하여 좀 의외의 인물이 청호에 들어 왔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어제 나는 예의 자투리 시간에 붓 글씨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이사람이 옆으로 슬며시 오더니 말을 걸어 오는 것이다. 반야 심경을 공부하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섹스피어를 읽어도 Everything is nothing, 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국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漢文을 천착하게 되고, 그리고 불경을 공부하게 된다. 등등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 양반이 외대를 나왔고, 외교관을 하였으며, 연수 활동도 돌아 다니며 한 것이 아니라 자가 소모를 하여 연수를 맞췄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생각났다. 어떤 면에서 청호는 대단한 회사인 것이 틀림없다. 엉뚱하게도 이런 사람도 들어오니 말이다.
반야 심경을 읽으면서 느낀 것 한가지 추가 할 것은 空사상이다. ‘있음’과 ‘없음’을 논하는 것은 반야 심경의 본질이 아니다. 반야 심경이 말하는 것은 ‘색’과 ‘공’은 같은 것이고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있는 것에서 표현방법이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보이는 개관체인 물체가 사실 무한 소의 세계로 분석하여 보면 없는 것과 같다. 단, 보이는 것은 우리의 시각이 환각 상태로 있는 것처럼 상상하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아마도 정진영 선생의 해석은 ‘공’을 ‘없음’과 같이 해석하는 것 같았다.섹스피어나 불경이나 없는 것의 세계를 의식하여 허무주의에 빠지는 것은 실상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속세의 세상을 의미하는 것 같다.
남원의 ‘실상사’를 가서 보고는 나는 그 實相寺라는 의미를 잘 몰랐었다. 이제는 그 의미를 좀 알 것 같다. 만물의 허상을 보고는 전부를 본 것 처럼 말하지 말고, 그 실상을 볼 수 있도록 공부를 하는 도량이라는 의미 일 것으로 해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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