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어린이들 중에 낙서광이 꽤 많다.
이들을 잘 보면 아무 벽에나 낙서하는 것 같지만, 고약한 것들은 도색을 깨끗이 한 벽만 골라서 낙서질 한다.
그런데 이를 제거하려면 상당히 힘 든다. 특히 밝은 도색 바탕벽에 진한 색깔의 크레파스로 낙서한 것은 더더욱 힘 든다.
청소부도 짜증내고, 결국 새로 도색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비용이 만만챦다.
혼합색 바탕벽이면 똑같은 색상을 조합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새로 도색해야 하는데 최소한 10만원은 들 거다.
악동들의 단돈 100원짜리 크레파스 한 자루 때문에 거금 10만 원 이상으로 수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대충 1,000배 이상 손해다.
저격병이 몰래 부대장에게 사격하면, 아무리 대부대일지라도 부대 전체가 어수선해진다.
사람 목숨과의 비교는 차치하더라도, 몇 백 원 되지도 않은 총알 한방으로 몇 백만 아니 몇 천만 원이 소요되는 소동이 야기된다면 이는 몇 배 손해일까.
사람 목숨 값은 계산 안하더라도 최소한 1만 배 내지 10만 배 손해라고 봐야 한다.
설훈, 김대업의 테이프 값이 얼마겠는가.
그 당시 공 테이프(혹자는 200년도 중국산이라고도 하였음) 하나가 천원 될까 말까 하였을 텐데, 이를 수습하는데 피눈물을 흘리고도 대선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일을 “저지르는 자”가 일을 “수습하는 자”보다 유리하다는 뜻이다.
“문제를 유발”하는 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자보다 유리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예를 국제정세에서 찾아보면, 쿠바 카스트로, 베트콩, 9.11, 알카에다, 북한의 핵, 마약, 위폐, 인권 등을 들 수 있는데, 숱한 “문제유발행위” 앞에 대처한 “문제해결행위”의 수지타산을 따져보면, 문제해결행위가 분명히 손해였다는 점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좌익이 우익을 이겼던 방식도 알고 보면 이성적 문제해결형 전술이 아닌 게릴라적 문제유발형 전술이었음도 알 수 있다.
문제해결형 대응은 아무래도 피로해지기 쉽고 희생도 많이 되기 때문이다.
굶어죽는 북한 김정일의 경우도 알고 보면 일을 저지르는 문제유발형 전술이므로 미국과 다투는 것이다.
만일 거꾸로 미국이 북한에다 지금까지 간헐적인 정밀폭격 및 함포격 등 문제유발형 전술로 임했다면, 북한은 벌써 끝장이 났을 것이며, 그게 아니면, 북괴의 말대로 미국이 거꾸로 천배 만배 보복이라도 감행했다면 문제유발행위자체가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 정치의 경우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개판깽판이 무엇인가. 문제유발인 것이다.
여기에 문제해결식으로 대응하면 제풀에 지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익 측에서 유일하게 문제유발식으로 나온 예가 이효선 광명시장의 지역성 발언이었는데, 이러한 문제유발형 공격이 이효선 시장 단 한사람으로 끝났기 때문에 시민단체라는 친노무리들의 무자비한 반격에 의하여 진압당하고 만 것이다.
그다지 의도성 없는 즉흥적 발언이었음에도 여기에 반발하며 공격한 시민(?)단체들은 묘하게도 대부분 우리가 좌익으로 아는 단체들이었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좌익의 최대약점이 “지역”테마임을 암시하는 것인데도, 한나라당은 이를 간과한 체 거꾸로 이효선 시장을 질책하는 우를 범했다.
만약 그 많은 한나라당 소속 지자체장들이 이효선 시장처럼 “지역”테마성 발언을 우후죽순 격으로 쏟아냈다면, 저들의 반격은 제풀에 지쳐서 저절로 누그러졌을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러한 이효선 식의 테마가 아주 유효적절한 무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살리지 못함으로써,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모두가 호남밖에 차지 못하는 범여권으로부터 오히려 지역정당이라는 적반하장격 오명을 받고 있다.
저들과 어용언론의 비판보다 무서운 게 유권자의 무관심이다.
유권자는 좌익과 어용언론들의 비판이 허구임을 대부분 안다. 유권자들은 저들의 비판을 즐기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저들의 비난을 받는다는 것은 야당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저들이 비아냥거리며 씹어대는 수.구.꼴.통 당을 찍어준 것이다.
만약 한나라당이 저들의 비판을 안 받는다면, 지금 같은 때 뉴스나 지면에 나올 수도 없다.
이러한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이슈를 창출하여 주도하는 문제유발형 선제공격 전술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함에도 저들이 저지른 중도, 개혁, 평화 등을 비판하기에 지쳐서 이제는 오히려 추종하는 한나라당의 추태를 보니, 지금까지 해왔던 방어적인 문제해결 태도보다 공격적 문제유발 태도가 우리에게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 한번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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