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검찰수사를 통한 BBK 의혹에 대한 검증이 끝났다.
언론이나 네티즌들이 설왕설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계좌추적을 하고
관련자의 진술을 들은 검찰보다 이 사건을 더 잘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믿고 싶은 것을 믿는' 방식은 계속 될 것 같다.
서프의 노빠들에게 이명박은 원래 주가조작을 한 파렴치범이었는데 검찰이
자신들의 믿음에 손을 들어주지 않자 검찰을 원망하고 있다. 김경준이
검찰 진술로 '이명박과 주가조작과 횡령을 함께 한 적이 없다'고 했다는데도...
신당은 검찰수사를 신뢰할 수 없어서 특검을 추진할 것이고, 명동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연다고 한다. 여당이 거리로 나서는 웃기는 장면이다.
정상명 전 검찰총장은 노씨와 사시 동기 가운데에서도 특별하다는 8인회
소속이었고, 임채진 신임 검찰총장은 야당의 반대 속에서도 노씨가 임명을
강행한 경우인데, 그럼 노씨가 이명박을 구했다는 것인가? (근거없는
소설 같은 기사마저 나도니 선거철은 선거철 맞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친다.
원래 개념 없는 애들이니까.
이회창은 왜 이러나? 차떼기가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이회창 본인이
조사를 자청하며 달려갔던 곳이 어디였나? 검찰청이었다. 이번에 대선 출마
선언하면서 다시 차떼기 얘기가 나오자 뭐라고 했나? 그거 다 검찰에서 나온
얘기..라고 하지 않았나? 자신의 경우는 검찰을 신뢰하고 남의 경우는 검찰을
믿지 못하는 것이 이회창의 법과 원칙인가?
지금 대한민국에서 네거티브 정치공작에 대해 가장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이회창 본인이다. 그런 이회창측이 검찰 수사로 밝혀진 사실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며 “검찰이 이명박 캠프냐”, “완전히 짜맞춘 수사” 라는
것은 정말 경악할 노릇이다. 게다가 '범국민 저항운동', '대통합민주신당과의
공조'까지 논의가 되었다니 정말 그 권력욕 앞에 할 말을 잃는다.
명빠들이야 원래 이명박이 하는 말은 다 믿을 테니 일방적 입장이고,
명까들 역시 이명박의 주장은 결코 믿지 않을 테니 일방적 입장이었지만,
검찰이 수사한 결과를 내놓은 이상 자신의 기존 주장을 무조건 고집하는 것은
억지일 뿐이다.
정동영측과 공조해서 '범국민 저항운동'을 벌이는 이회창의 모습은 02년에
그에게 한 표를 던졌던 입장에서 정말 보고 싶지 않은 한 장면이다.
맞고 큰 사람이 더 심하게 때린다더니 이런 정치공작을 보고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기에 편승하려는 이회창측이 기가 막힌다. 한나라당 강재섭 입장에서야
이제는 '불안한 후보론'이 사라졌으므로 이회창의 사퇴가 순서라 하겠지만,
국중당과 공조해서 이미 총선 이후까지 생각한 이회창이 사퇴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그를 정말 사퇴시키려면 박수 받으며 떠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줘야지 '나가라!'고 해서는 소용 없을 것이다.
정치공학적인 얘기를 해보겠다. 산술적으로는 정동영과 문국현 지지율을
합치면 이회창보다 많아진다. 단일화 이야기만 나왔는데도 오차범위내에서
창과 정이 접전을 벌이는 여론조사도 나오기 시작했다. 정-문 단일화가
반드시 두 지지율을 합치는 효과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검찰수사로
이명박이 탄력을 받는 상황이라면 두 주자에게는 호재가 있는 반면 불리한
것은 창이다. 이 상황에서 '검찰수사 불복'을 주장하며 정과 연대??? 정말..
맥주병이나 던지는 사람이 가 있으니 머리가 그것 밖에 안된다.
창이 정말 살기를 원한다면 정치공작과 네거티브의 책임을 여권에 물어야한다.
이건 이명박을 도우라는 말이 아니다. 저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만이 검찰청에
달려갔고, 그 조사 결과를 지금도 자신의 면책 주장에 써먹고 있는 이회창
본인의 행적과 일관성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정-문 단일화를 견제해 자신의
향후를 도모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회창 캠프를 보면 왜 두 번이나 대선에서 졌는지 이해가 된다.
자신의 출마가 보수를 확장시킨다던 이회창이라면 이 기회에 의혹을 키워
먹고 사는 저들을 완전히 그로키에 몰아넣어야 한다. 도대체 선거판이
왜 늘 사기꾼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이게 정상인가? 연합뉴스를
보니 탈당하고 간 곽성문이 바보짓을 도맡아 하고 있는 것 같다. 감정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알겠는데, 이회창을 돕겠다고 갔으면 도와야지...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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