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국은 어디인가 ?
분단의 아픔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남과 북 그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채 버림받은 사람들.
북으로 끌려간 자식, 남편, 아버지의 소식이 삶의 유일한 희망인 사람들.
그들이 바로 납북자와 그의 가족들이다.
강제납북자들의 무사귀환을 책임져야 할 국가는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납북자들을 외면해 왔고 또 남아있는 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기보다는 그들에 대한 감시와 탄압을 일삼으며 인권을 유린해 왔다. 납북자와 그 가족들의 한 맺힌 울음을 계속 외면한다면 분단의 상처는 치유될 수 없을 것이다.
30년 동안 잊혀진 국민 - 납북어부 이재근
1970년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조기잡이 중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치됐던 이재근. 1998년 북한을 탈출해 2년 간 중국에서 숨어 지내며 조국으로 돌아오려 했으나 조국은 그를 외면했다. 그는 조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당신 세금 낸 것 있어? 왜 자꾸 국가에 부담주려고 해”라는 대답뿐이었다. 조국은 30년 동안 그랬듯이 그를 잊고 싶어했다.
2000년 9월, 납북자가족모임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최초로 살아 돌아온 납북어부인 그는 그 동안 남쪽에서 잊고 살아왔던 납북자들의 실상을 생생히 전했고 이 증언이 바탕이 되어 2001년 진정팔, 2003년 김병도가 북한을 탈출해 귀환하게 되었다.
분단이 빚은 남북체제경쟁의 희생자
1960-70년대 남과 북의 이념과 체제경쟁이 극에 달했던 시절, 그들은 체제경쟁의 최일선에 있었다. 이재근은 북한의 대남간첩 양성기관인 중앙당정치학교에서 2년 6개월간 남파간첩 특수훈련을 받았다. 진정팔과 김병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격, 폭파, 침투, 살상기술은 물론 24시간 계속되는 수영까지, 고된 훈련은 계속됐다. 하루빨리 남파되어 자수하겠다는 생각으로 훈련을 견뎌냈지만 이마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사상이 불량하고 남으로 파견되면 자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제외되어 북에서 최하류층 생활을 해야만 했다.
남측에 남겨진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납북어선, 어부카드제’, ‘요시찰인 카드’ 등을 통해 납북자들과 그 가족들을 제도적으로 특별 관리하며 감시와 제재를 가해왔다.
고기를 잡으며 행복하게 살아가던 아버지,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되어 어린 동생들을 위해 배를 타야만 했던 형은 온갖 고문과 강압적인 수사 속에 ‘용공분자’가 되고 ‘간첩단’이 되었으며 그들의 가족들은 연좌제에 시달리는 이중적 고통을 당해야만 했다.
우연히 발생한 ‘납북’은 그들이 평생 짊어져야 하는 무서운 족쇄가 되었던 것이다.
납북자와 그의 가족에게 남은 것은 그래도 희망뿐이다.
납북자들의 93%를 차지하는 납북어부의 경우 1955년 대성호 납북을 시작으로 1995년 ‘제86호 우성호’ 까지 3,756명이 납북되었고, 아직도 486명의 어부들이 북에 억류된 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도 이재근과 같은 귀환자의 증언에 의해 밝혀지고 있는 현실이다. 지금도 북쪽에 생존해 있는 납북자들은 가족들을 두고 온 고향에 돌아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며 남쪽의 가족들은 납북자들의 생사확인만이라도 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 속에 살아가고 있다. 남과 북의 분단의 장벽을 이들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은 어렵게 오고가는 편지이다. 긴 고통의 세월을 딛고 그동안 단절돼 온 남과 북의 가족들 간의 편지 속에 담긴 소식만이 아직까지 살아남은 그들의 유일한 희망인 것이다.
대한민국은 국민에게 무엇인가?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책무이다. 그러나 50년 동안 방치하고 외면해 온 납북자들에게 조국은 어떤 얼굴로 비쳐지고 있을까. 남과 북 모두에게 버림받은 납북자와 그 가족들은 오늘도 한 맺힌 울음을 삼키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묻고 있다.
“내 조국은 어디인가”
군사독재 추종자들아 보아라!!!
똘정희.개두환.물태우의 만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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