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총리의 골프채를 부러뜨리든지 해야지….” 지난 2일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파문이 일자 이 총리의 핵심측근인 이강진 공보수석비서관(1급 상당)이 당혹해하며 했던 말이다. 그랬던 이 공보수석이 이틀뒤인 4일 오전, 비난 여론이 들끓던 와중에 골프를 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 공보수석이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 나가 지인들과 골프를 쳤던 그날은 이번 ‘골프 정국’에서 중대한 시점이었다. 그날 저녁 이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3·1절 골프’에 대해 사과했고, 다음날(5일)에 발표할 ‘대국민 사과 성명’을 준비했다.

이 공보수석은 8일 일부 언론들이 사실확인을 요구하자 “그 골프장에는 가지 않았다. 주말에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골프장측에 조회한 결과 그날 오전 6시50분 예약자 명단에는 이 공보수석 이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공보수석은 9일 문화일보 기자가 전화를 통해 재차 확인을 요구하자, “아는 선배들하고 약속된 골프를 쳤을 뿐”이라고 시인했다.

이정현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이날 “철도파업 첫날에 골프를 치는 총리나, 상관이 골프로 위기에 몰린 와중에 골프를 치는 공보수석이나 기본적인 판단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이라며 “국민은 안중에도 두지 않고 권력의 향연을 즐긴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난했다.

방승배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