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김정일, 거짓말 재간은 있었다` [뉴시스]
“(김정일은) 자본론 7번을 읽었다고 했는데 7페이지도 못 읽었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북한 김일성 부자에 대한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황 전 비서는 지난 1일 자유북한방송국이 송출한 ‘황장엽 강좌’를 통해 김일성 주석은 다른 공산주의자들에 비해 특별히 나쁜점은 없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철저한 이기주의자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그 양반(김일성)은 다른데서 큰 결함은 없었다”면서 “그 사람이 다른 공산주의자들에 비해서 특별히 나쁜 점은 없었다. 6.25 전쟁을 일으킨 것은 다른 공산주의자들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일성은)딱 자기 아이들, 자기 가족, 자기 친척들에 너무 집착했다. 그것은 내가 오랫동안 서기를 하면서 느꼈다. 물론 여기엔 이기주의가 있었지만 그래도 그 사람은 무슨 일이 있으면 걱정했다”면서 “그러나 김정일은 그런 게 없다. 사람이 굶어죽건 사고로 죽건 아무런 감각이 없다”고 성토했다.
황 전비서는 그 일례로 중국이 북한에 개혁개방을 권유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것을 딱 반대한 것이 김정일이었다. 그게(상점, 장사꾼들) 들어오게 되면 자기 자리가 없어진다는(이유에서)”라며 “그래서 결국 중국이 한 25년 동안 계속 발전한 결과 비교해보니 또 천양지차”라고 개탄했다.
그는 김정일에 대해 “수백만을 굶어 죽이고서도 아무런 반성도 안 하고 이거 이기주의자다. 그런 상태에서도 남한까지 다 먹고서 다 지배하고자 하는 이보다 더 큰 이기주의자가 어딨겠나”라며 “우리 북한에서는 50여 년간을 손해 봤는데 여기서는 그 김정일이 좋다는 놈들이 또 있다. 이(남한) 사상 수준이 너무나도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정일이 천하에 위대하다고 하는데 아니 무엇이 위대한가”라며 “그 녀석이 내가 없을 때는 자본론 7번을 읽었다고 했는데 7페이지도 못 읽었다. 그건 사실”이라고 과거 일화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정일은 내가)복잡한 이론이라 자꾸 얘기해두면 ‘그만두세요’라고 했다”면서 “그거 거짓말 재간은 있다. 상대방의 말꼬리 잡아서 때리는 것은 잘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황 전 비서는 새해를 맞아 탈북자들에게 사상학습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정치가 복잡하게 되니까 더욱 이것(사상학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서 “북한에서는 무조건적으로 사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그것은 물론 옳지 않지만, 여기(남한)는 사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집단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사회적 인식이 사상인데 그것은 이기주의가 아니다”라면서 “사람은 개인적인 존재인 동시에 집단적인 존재이다.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김정일이야말로 철저한 이기주의자”라며 “우리나라가 8.15 해방을 맞이해서 남쪽 사람들은 미국식 민주주의를 따라가고 북에서는 소련식 사회주의를 따라갔는데 이후 냉전이 끝나고 남과 북이 천양지차이로 달라져 있는 것을 봤으면 ‘우리가 잘못 됐구나’ 하고서 고쳐야했다”고 질타했다.
황 전 비서는 과거 자신이 주체사상을 이론화한 것과 관련 “나는 계급주의가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을 1960년대 말에야 완전히 깨닫고 막스주의와 결별하게 됐다”면서 “그런 견지에서 내가 처음으로 주체사상이라는 것을 정식화해 ‘혁명과 건설의 주인과 주동하는 힘은 인민대중이고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라고 정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을 김정일이 ‘인민대중’을 ‘노동계급’이라고 바꾸더니 그 뒤에는 ‘수령’으로 바꿔버렸다”면서 “그래서 수령절대주의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그 ‘변질’ 과정을 설명했다.
【서울=데일리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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