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자리에서 ‘북핵 폐기’를 전제조건으로 내거는 등 대북제재 의지가 굳건함을 과시했다고 한다.

그것은 북핵 폐기가 가시화되기 이전에는 교류를 통한 지원은커녕 대화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본다.

그런데,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갑자기 북괴가 연안호 선원들을 송환시키고, ‘이산가족을 상봉’시키니, ‘금강산관리위’가 설치되는 등 아무래도 ‘북핵 폐기’라는 우리의 전제조건은 북괴의 선심공세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이미 허물어져 버린 것 같다.

대북제재를 극복하기가 힘들어졌다고 판단한 북괴는 ‘통미봉남’ 대신 ‘민족화해’라는 명목으로 저들의 체재유지 비용을 조달하려고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 실현수단으로 아직도 갖고 있는 국군포로와 납북어부 등 평소에 비축하여둔 인질과 군사적 위협을 이용하는 등 찔끔찔끔 선심(?) 쓰듯 우리를 조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혹자는 이명박 정부가 김정일과의 기 싸움에서 이긴 것이라고 호평들 하고 있다.

웃기는 소리다. 이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인책에 말려들어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

북괴가 ‘개성공단 유씨 석방’에 이어 ‘연안호 선원 송환’, ‘이산가족 상봉’을 실시할 경우, 남한정부가 여론 때문에 ‘북핵 폐기’라는 친미(?)적 구실로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저들의 계산에 이미 말려든 것이다.

게다가 이에 호응하여 방송과 포털이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부풀린 뉴스로 도배질 해버렸다.

따라서 이제서야 ‘북핵 폐기’라는 원초적 전제조건을 주장하기엔 이미 타이밍을 놓쳐 버린 것이다.

그래서 ‘금강산관리위’가 버젓이 설치되어도 ‘북핵폐기’라는 전제조건이 어느 신문 귀퉁이에도 안 보이는 것이다.

60년 동안 사기 친 저들을 속일 수 있다고 보는가?

대화정책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저들의 내부적 실수 아니면 생각지 못한 우연한 사고 밖에 없다고 본다.

저들의 실수와 사고라는 신의 영역에 호소하는 기도를 드릴 수밖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