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는 소똥에 박힌 강냉이도 먹는다."
"수용소 내에서 죽는 사람의 80%가 영양실조다."
최근 구금과 고문 등 인권침해 사실이 알려진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 상황이 예상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북한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던 북한민주화위원회 김영순 여성회장과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김태진 대표,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정광일 사무총장 등 3명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용소 내 상황을 설명했다.
김영순 여성회장은 "수용소에서는 소똥에 박힌 강냉이도 먹는다"고 말해 열악한 수용소 내 식량 사정을 대변했다.
그는 또 "수용소에 잡혀온 사람들의 죄목이 우습다"며 "'김일성 목에 혹이 있다'고 말한 사람도 있고 '김일성 초상화를 훼손한 사람', '남한 방송을 본 사람', '김정일 사생활을 잘 아는 사람', '일제시대 일본영화에 출연한 사람' 등이 있다"고 밝혔다. 김태진 대표는 "북한은 특이하게 연좌제가 있다"며 "연좌제로 끌려온 이들이 죄명으로 끌려온 이들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정광일 사무총장은 "제도를 비판하거나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말반동'이다. 주민들 사이에서 정치범수용소는 공포의 대상"이라며 "정치범수용소가 있기 때문에 북한을 비판하기 어렵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이들 3명의 증언.
◇김영순 북한민주화위원회 여성회장
"1970년 8월 보위부 312호 수사과의 조사를 받고 요덕수용서에 갔다. 수용소에 가는 것도 몰랐고 죄명도 몰랐다. 김정일의 큰 아들 어머니인 성혜림을 잘 안다는 이유로 수용소에 갔다.
요덕수용소에서 9년간 수감된 후 나오고 나서도 감시를 받았다. 결국 31년간 감시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수용소에서는 소똥에 박힌 강냉이도 먹는다.
수용소에서 도주하기는 어렵다. 도주하던 2명이 공개 총살됐다.
북한에는 못 나오는 수용소가 5개, 나오는 수용소가 1개 있다.
수용소 잡혀온 사람들의 죄목이 우습다. '김일성 목에 혹이 있다'고 말한 사람도 있고
'김일성 초상화를 훼손한 사람', '남한 방송을 본 사람', '김정일 사생활을 잘 아는 사람',
'일제시대 일본영화에 출연한 사람' 등이 있다."
◇김태진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대표
"1985년 12월 탈북해서 중국으로 갔다가 1987년 잡혀서 북송돼 8개월간 조사받고 1988년
3월에 요덕수용소로 갔다.
1997년 북한 식량위기 때 다시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2001년 선교단체의 정보를 듣고 연변을 출발해
내몽골을 거쳐 2001년 6월 한국에 왔다.
북한에서는 정치범수용소라는 말을 잘 안 쓴다. 비공식적으로 관리소라 부른다.
15호 혁명화구역이 있는데 이곳에는 엘리트 계층이 많다.
이곳에서는 충성을 다할 수 있는 곳으로 교화시켜 나오게 만드는 것 같다.
재판이 없어 따로 형량을 받고 들어가지는 않는다.
나오는 순간 '아, 내가 9년간의 죄를 저질렀구나'고 아는 구조다.
수용소에서 나올 때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다.
북한은 특이하게 연좌제가 있다.
김영순씨 자녀분도 고생했다.
연좌제로 끌려온 이들이 죄명으로 끌려온 이들보다 많다.
1992년 수용소에서 나왔는데 아직도 철제 의자에 앉으면 그 당시 냉기가 느껴져 아프다.
한국의 지하철 바람도 아프다. 영문 모르는
가위도 자주 눌리고 대인기피증도 있는 것 같다."
◇정광일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사무총장
"1999년 7월 보위부에서 간첩혐의로 체포했다.
중국에서 무역하면서 한국 사람과 접촉했다는 이유다.
물론 정상적인 무역행위였다.
주변의 누군가가 내가 한국의 안기부와 접촉한다고 신고해 2000년 4월 요덕수용소로 갔다.
3년간 수감된 후 2003년 4월 석방됐다.
나와 보니 이미 가족들은 다 추방돼 있었다.
이후 중국으로 간 뒤 2004년 4월 한국에 왔다.
북한 주민들은 정치범 되는 것 꺼려한다.
정치적 발언을 할 수도 없다.
제도를 비판하거나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말반동'이다.
주민들 사이에서 정치범수용소는 공포의 대상이다.
정치범수용소가 있기 때문에 북한을 비판하기 어렵다.
수용소에 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배고픔이었다.
1끼 당 200g의 옥수수를 줬지만 노동 강도가 너무 강해 돌아서면 배가 고팠다.
노동 강도는 일반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여름에는 옥수수 농사를 짓고 겨울에는 나무를 벌목하는 데 벌목한 나무를 새 밧줄로 끌어야 한다.
나무 크기만 4m고 둘레가 40㎝다.
수용소에서 죽는 사람도 많았다.
죽는 사람의 80%가 영양실조다.
대한민국에 온 지 5년이 됐지만 아직도 나무 벌목하는 꿈을 꾼다.
그래서 술을 먹고 자기 시작했다.
요즘엔 술을 안 먹으면 못 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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