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정공사(USPS)가 자금난으로 미 의회의 긴급 조치가 없으면 조만간 문을 닫을 처지에 놓여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정공사는 이달 말까지 퇴직자 헬스케어를 위해 55억 달러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금을 내기 어려울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미 의회가 우정공사의 재정을 위한 긴급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우체국 시스템이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고 NYT은 전했다.
특히 우정국의 재정은 내년 초 바닥을 드러내, 직원 월급은 물론이고 배달트럭에 기름 값도 대지 못하게 되어, 주간 30억 통에 달하는 우편물 발송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패트릭 R. 도나휴 우정공사 국장은 NYT에서 "우리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의회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디폴트에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토마스 R. 카퍼 민주당 의원도 "상황이 끔직하다"며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거나 세련되고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우체국 서비스는 말 그대로 금년 말까지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정공사의 적자 규모는 이번 회계연도에 92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인터넷 혁명으로 재래식 우편물 이용이 급감하면서, 수입이 비용을 감내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우정공사에 따르면 이번 회계연도 우편물은 1760만 건으로 5년 전보다 22%나 급감했다. 2020년에는 1180만 건으로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 물가 상승 분 이상으로 우편 운송료를 올릴 수도 없는 처지이다.
여기에다 일시해고 금지 조항 등 노동조합에 문서로 보장한 약속들이 수십 년간 이어져 내려오면서 우체국의 비용을 압박했다. 한마디로 노조의 동의가 없이는 해고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특히 우정공사의 인건비는 전체 비용의 80%에 달한다. 민간 부문 경쟁자인 UPS의 53%나 페덱스의 32%를 크게 웃돈다. 또 우정공사 직원들은 연방정부 직원에 비해 더욱 많은 헬스 케어 혜택도 받고 있다.
우정공사는 적자 감축을 위해 토요일 편지 배달 중단과 3700개 우체국 폐쇄, 우정국 인력의 5분의 1에 달하는 12만 명 근로자의 일시 해고(lay off )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어림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클리프 구피 연방우정공무원노조(APWU) 위원장은 "우리는 이 난국과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며 "우정공사가 (해고와 관련된) 계약을 파기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상원의 국가보안 및 정부위원회(HSGAC)는 우정국의 어려운 처지를 따져볼 청문회를 이번 주 화요일 개최할 예정이다. 연방정부 부채상한선 협상을 놓고 갈등을 벌여온 민주당과 공화당이 우정공사 해결책을 내놓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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