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의 아버지 신상묵씨의 친일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제 강점기때 신씨로부터 취조와 고문을 당했다는 증언이 나온 데 이어 신씨가 조선인들의 일본군 지원 입대를 독려하는 글을 당시 월간지에 기고한 것으로 18일 드러났다.
신씨는 1941년 월간지 ‘삼천리’ 1월호에 시게미쓰 구니오(重光國雄·신상묵씨의 창씨개명 이름)라는 이름으로 쓴 ‘지원병 일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물은 얕은 데로 흘으며(흐르며)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과 같이 일본 남자인 우리들이 폐하의 군인이 되는 것은 외레이할(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자신의 군 입대 배경을 밝혔다. 그는 “내선일체가 되는 데 가장 먼저 할 것은 지원병이 되는 것”이라며 “참으로 황국신민이 될 생각이 있거든, 그리고 내선일체를 실행하려고 생각하거든 이 훈련소로 오시요”라며 조선인들의 일본군 지원을 독려했다.
이에 앞서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순천의원 김장룡 원장(78)과 경기 고양시에 사는 차익환씨(79)는 신문에 난 신의장 아버지 사진을 보고 “그때 나를 조사한 문제의 바로 그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김원장은 이날 “사진을 보고 단박에 그가 시게미쓰라는 것을 알았다”며 “당시 시게미쓰는 육군 군조(중사)로 주임 조사관이었고 헌병대에 있는 동안 모든 조사를 도맡았다”고 밝혔다. 그는 “시게미쓰로부터 취조를 받다 ‘나는 한국인이다’ ‘대구사범학교를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부산제2공립상업학교(현 부산상고)를 졸업한 김원장은 1944년 경남 진해의 해군 항공창에 입사한 뒤 만세운동과 일본 군용기 폭파 등을 계획했다가 헌병대로 끌려갔다. 서울 경복고 출신의 항공창 입사동기생 차씨 등 5~6명과 항일운동 사상학습을 하다 누군가에 의해 밀고된 것이다. 차씨는 “1944년 7월 진해 헌병대에서 시게미쓰 구니오 명찰을 단 헌병 군조로부터 취조를 받으며 심한 고문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헌병 군조가 대구사범 출신의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진해형무소에서 수감자들로부터 전해들었다”며 “언론 보도를 보고 그가 신씨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원장과 차씨는 당시 해군 경비사령부 군법회의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2년과 2년6월을 각각 선고받고 광복때까지 수감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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